토머스 시퍼 주일 미국대사가 16일 도쿄(東京)에서 일부 외신 기자에게
“군위안부는 일본군에게 성폭행당했다”고 못 박아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이들 외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퍼 대사는 태평양전쟁 중 군위안부에
대해 “강제적으로 매춘을 강요당했다고 생각한다. 즉, 옛 일본군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뜻”이라고
일본 정부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시퍼 대사는 또 2월 미 하원 외교위원회 공청회에서 증언한 3명의 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그들을 믿는다”고 말하고 “군위안부가 강제적으로 매춘을 강요당한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옛 일본군의 관여를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관방장관 담화’를 일본 정부가 수정하지 않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퍼 대사는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월 하순에 미국을 방문할 예정임을 들어
“(이 문제로 총리의 방미가) 엉망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우려했다.
시퍼 대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1980년대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을 공동 경영했던 오랜
친구로 그의 공식 발언은 일본 정부의 군위안부 사실 부인에 대한 백악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뉴욕타임스는 일본 정부가 16일 각의에서 고노 담화를 사실상 부인하는 의견을 낸 것에
대해 미국 정부와 언론에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6일자 사설에서도 “일본 정치인들이 진실을 인정하는 것이 창피한 과거를 극복할 수 있는
첫 단계라는 것을 인식할 때가 됐다”고 충고한 바 있다.
한편 얀 페테르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도 16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군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일본 내각의 발표에 대해 “불쾌하고 놀랍다”고 비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발케넨데 총리가 이날 주례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외교장관이 일본대사를 불러
일본 정부의 견해를 설명하도록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