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년 7 월 충남청에서 전역한 전투경찰 대원입니다.
부대 에서 보던 전투경찰의 이미지와 사회.언론에서 겪는 실상의 차이가 있어
몇글자 적어봅니다.
가끔 뉴스에서 농민시위.apec 반대 등등.. 많은 집회소식이 들려옵니다.
물론 그 중에는 불법 시위와 경찰병력간의 충돌소식도 간간히 보게됩니다.
그런 뉴스는 꼭 빼놓지 않고 보게되는데,
간혹 전투경찰 구조의 실상을 전혀 모르는 기자들이나 네티즌들의 질타를
보게되면 화가 날때가 있었습니다.
일단 전투경찰의 선발 방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 말씀드리는것이니 간혹 지방마다 차이가 있을수 있습니다.)
우선 병무청의 신체검사를 거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본인이 전투경찰이 될거라곤 누구도 상상할수없죠.
전투경찰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일 겁니다.
현역 복무를 받게되면 훈련소로 가게되죠.
훈련소 마다 병력차출 수 의 차이는 있을수 있지만
육군 훈련소에서는 매번 전투경찰을 무작위로 차출하게됩니다.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의경과 틀린점이죠)
6주 동안 군사훈련을 마치고 전혀 쌩뚱맞게 차출과정에서 전경으로 발탁됩니다.
그리고 2주를 더 경찰학교에서 전투경찰 훈련을 받게됩니다.
2주 후 자대배치가 되는것입니다.
저는 충남 ****전투경찰대로 배속되었습니다.
현역 자대생활은 사회선배 나 가족들 혹은 친구들에게 자주접하게되니
배치를 받고도 별다른 거부사항 없이 적응하리라 믿습니다.
전투경찰 체제 자체가 전국 규모로 그 수가 많질 않습니다.
자대에 배치받는 순간이 다른 세상을 접하게되는거죠.
적응도 힘들뿐더러 소대 내 군기가 상당히 엄격하기때문에
(아마도 모든 상황이 실제상황이기때문에 그런듯 싶습니다.)
미친척 하지 않고서야 버티기 힘든곳입니다.
자대 내 신병 적응기간 1~3주 정도를 지나고 나서
바로 상황에 투입됩니다.
여기서 전투경찰의 사실상의 정확한 임무는 대 간첩작전 수행 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부대내의 활동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시위진압
2.방범활동 (음주단속.경범등)
3.재난구조활동 (홍수.눈사태 등)
4.경비활동 (월드컵경기장.APEC.청와대.국회 등등)
5.산악구조.해상구조 활동
그리고 저 조차도 한번도 해본적 없는 전투경찰부대창설의 계기가 된 대간첩작전수행입니다.
어떻게 보면 특수부대보다 임무와 활동이 많아보입니다.
그렇지만 알려진게 별로 없죠. 다른 현역 분들도 많이 힘드시리라 믿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문제가 제기되는 시위진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모든 시위.집회(불법은제외) 는 몇 주전 해당 관할 청에 신고가 됩니다.
집회인원 과 장소에 적절한 부대 가 배치됩니다.
(※놀라운 것은 시위대인원과 그에 대응하는 전투경찰&의무경찰 병력은 10:1 입니다.)
정확한것은 모르겠으나 경찰대학출신 간부에게 직접들었으니 어느정도신뢰성은 있습니다.
집회관리 체제부터 삐걱거리죠.
쉽게말해서 시위대10명과 경찰병력 1명의 맞짱입니다.
집회 시작 시간보다 훨씬 더 빠른 새벽시간에 기상해 집회장소에 먼저 도착하게 됩니다.
이동은 부대 버스로 하게됩니다.(닭장차라고도하죠)
불법시위의 변질을 감안해 모든 장비는 기본적인 휴대를 하게됩니다.
(기밀사항일수도있으니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확실히 말씀드릴수 있는것은 제 2년 2개월 시위진압 경험상 먼저 시위대를
공격 하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왜그렇게 단정지을수 있을까?하시는 분들을 위해
시위진압의 모든 명령은 집회크기에 따라 본청,지방청,관할 경찰서 등의 오더를
받게됩니다.시위대가 죽창,쇠파이프,개스통을 들고 시위에 나설 경우
바로 진압에 나서지는 않습니다.
(옆 동료가 던진돌에 쓰러져도 그자리를 지켜야합니다.)
명령을 내리는 쪽은 상당히 고심하게 될겁니다.
진압 명령을 자칫 잘못 내려 시위대나 일반 시민이 다칠경우
흔히 보는 직위해제나 더하면 공무원 옷을 벗게되는 경우도 흔히 봤습니다.
단순히 우발성으로나 홧김에 명령을 내릴순 없는겁니다.
그럼 왜 그렇게 시위대와 대치하게되면 폭력 진압이 될수 밖에 없는가?
간단히 예로 말씀드리자면 부안 핵발전소 반대시위 때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거주민들이 상당한 불법시위에 참여한걸로 알고있습니다.
당시에 저도 부안에서 부대 수하나(중대장 및 간부 직할 지휘관)로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1.시위대가 청사나 공공기관으로 진입을 시도합니다.
2.대치하던 경찰병력과 맞닥들이게됩니다.
3.시위대는 상당히 격분해있습니다.(경찰병력이 자기들의 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에서 시위대는 어떻게든 뚫고 지나가야 하고 경찰대대는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자기 키 반만한 방패 하나로...
시위대는 죽창.쇠파이프.심지어 차량.트랙터 등으로 돌진 합니다.
실제로 제 소대원 하나가 깔린적도 있습니다.
왜 그렇게 미친듯이 막을수 밖에 없을까..
시위대에 경찰병력 바리케이트가 뚫려 버리면 청장 이하 중대장 소대장 들에게
당연히 갈굼을 당하게 됩니다.
그것보다 더 무서운게 소대 상급자 입니다.
시위진압에 나서기 전 상급자 들은 구타와 갈굼을 서슴없이 행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실제상황에서의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만약 시위대에 의해 그 부대 의 방어선이 무너지게 되면
시위가 종결 되고 부대 복귀 순간부터 훈련과 구타가 시작됩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죠..그순간은..
진압후 부대에 와서 쉬어야 될 상황에..
완전 군장에.. 진안훈련에.. 구타에..욕설에...
몇달 동안 진행되기도 합니다.
10:1 의 싸움이 이 때문에 치열하게 되는것입니다.
전투경찰대 대원들 고생 많습니다.
홍수.눈사태 나면 농가 지원 해야 하고 여름되면 피서객들 구조하려 대천,경포대,해운대 등등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훈련은 또 왜그렇게 많은지..
본청 검열(진압훈련) 에 지방청 훈련 부대 자체 내 훈련 수상.산악구조훈련 등등..
훈련에 지쳐 쓰러질 때 즈음 저녁에는 자대 관할 방범순찰..음주단속..등등..
시간이 없어도 그 없는 시간 쪼개서 할건 다합니다.
두발단속..을 예로 들면.. 머리자를 시간이없는데 머리가 길다고
군기가 빠졌다는 둥 간부가 갈굽니다. 그럼 소대내 상급자 (병장상병) 등등이
또 밑에 대원을 갈구겠죠..
임무는 많고.. 병력 수는 한정되어 있고.. 죽어라 나라에 봉사해도
날아오는건 안티 기자들의 폭력성 언론뿐입니다..
제대해도 육군 현역 병장제대로 찍히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방부에서 행정자치부에 병력을 빌려주고 때가되면 회수하는 방식으로
전투경찰이 운영되기때문입니다.
제대해도 동원훈련 다 받습니다. 똑같습니다.
그래도 어디가서 전투경찰 나왔다고 하면 육군보다 하위개념으로 보게되죠 보통..
안타깝습니다..
시위하시는 분들 도 저마다 사정이 있고 정부에 항의하고싶은 맘은 잘 알고있습니다.
어떨때는 대원 들 사이에서도 '이건 잘못됐어..당연히 시위해야해..' 라는 상황에서도
대치해야만 합니다. 자기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조카 들의 사이에서..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없이 80년대 운영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온 전&의경 들 사이에서
구타와 자살 사건은 어쩌면 당연하고.. 안타까운 현실 일겁니다...
그냥 답답하고 심심해서 몇자 적어봅니다.
연말 잘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