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를 조금 내려야 겠다.
내가 밝힐 수 있는 만큼의 빛이 있는데
심지만 뽑아올려 등잔불 더 밝히려 하다
그으름만 내는 건 어리석은 일인가.
잠깐 더 태우며 빛을 낸들 무엇하랴
욕심으로 타는 연기에 눈 제대로 뜰 수 없는데
들기름 콩기름 더 많이 넣지 않아서
안만 하나 겨우 비추고 있는 게 아니다.
내 등잔이 이 정도 담으면
넉넉하기 때문이다.
넘치면 나를 태우고
소나무 등잔대 쓰러뜨리고
창호지와 문설주 불사르기 때문이다.
욕심 부리지 않으면 은은히 밝는
내 마음의 등잔이여
분에 넘치지 않으면 법구경 한 권
거뜬히 읽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벗이여.
글 / 도종환
01 일생동안
02 약속
03 하루
04 나 가거든
05 보고싶다
06 사랑해요
07 이별 뒤에서
08 사랑이 떠나가네
09 눈물과 바꾼 사랑
10 사랑이 저만치 가네
11 나없이 행복할 널 위해
12 니가 날 떠나
-김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