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친은 오우거와 함께 살고있소.
여친은 베스트프랜드라 생각하고 있지만 내 눈엔 오우거로 밖에 안보인다오.
내가 뚱뚱한 여자를 혐오한다거나 그렇지는 않소.
이 오우거를 싫어할 뿐이오.
내가 이 오우거를 안지도 벌써 2년 하고도 7개월이라오.
워낙 여친이랑 친한사이인데다 같이 살기까지 하니 안볼래야 안 볼 수가 없었소.
여친이 회사 다닐 때도 오우거를 자주 봤지만
요즘 여친 몸이 좀 안좋아 보약 먹으며 집에서 쉬는지라 거의 세달을
퇴근하면 여친네서 저녁먹고 놀다 집에가고 주말엔 여친네서 거의 살다시피 했소.
그렇다보니 오우거와도 거의 같이 지내다시피 했다오.
오우거 당연히 남친 없소.
짝사랑은 해 본 적 있어도 연애는 한 번도 못해본 애라오.
그래서 한창 불타오를 나이인 27살 남녀가 눈 앞에 있어도 슈퍼 한 번 안가오.
집 나두고 동네 모텔가는 심정을 누가 알리요~
그래도 오우거 있다고 보는데선 뽀뽀 한 번 안했소.
그 집에서 잔 적도 없소.
셋이 동갑이다보니 나랑 오우거도 친구요.
친구라 배려한거라오.
매일 여자 둘이 사는 집에 가는게 뭔 배려냐 하겠지만
지가 먼저 전화해서 치킨 사와라 콜라 사와라 한다오.
심지어는 좋은느낌까지 사간 적도 있소. (아는 사람은 알겠지)
좋은느낌은 정말 사가기 싫었지만 오우거가 여친도 이거 쓴다고 하길래 마지못해 사갔소.
뭐 여자는 왜 데이트비용 안내냐는 글들 많던데
난 데이트비용이 아닌 오우거 때문에 매달 카드값 메꾸느라 등골이 휘었소.
좀 먹어야 말이지? 것도 비싼데는 귀신같이 꿰고 있다오.
호텔 바에서 칵테일 10잔도 마시는 애요.
얘 때문에 울 여친은 카드 결제일 되면 몰래 내 통장에 돈 넣어둔다오.
이런 여친 고운 마음씨 덕에 아직 잘 사귀고 있소.
암튼 오우거랑도 거의 매일 만나다 보니 그 한심한 작태에 잔소리가 절로 나왔소.
그러니 부딪히는 일도 많고 싸우기도 했고...
어떤게 한심하냐?
내가 화장품 회사에 근무하는지라 둘의 기초와 색조 제품, 클렌징에 팩까지 다 갖다주오.
근데 오우거 피부가 굵직한 악성 여드름이 많이 나는 피부라 제발 화장 좀 지우고 자라고 사정을 했소.
다 갖다줘도 술 먹고오면 그냥 잔다오.
술 안먹어도 내가 옆에서 부추기지 않으면 대충 비누로 문지르고 헹구고 끝이요.
여드름 가린다고 그렇게 처발라놓고도 안지우고 그냥 자니 보는 내가 답답해 미치오.
내 여자친구도 아닌데 걔 피부만 보면 눈물나게 안타깝소.
여드름이 혹 수준이오. 얼굴이 완전 정말 리얼한 멍게요.
얘가 바르고 닦고 하기 귀찮아서 그런가 해서 클렌징티슈도 큰거 두 박스나 갖다줬으나 그대로요.
내 오죽 답답했으면 여친 알러지때문에 피부과 간다길래
오우거 억지로 끌고 가서 내돈 주고 여드름 치료 1회 시켰소.
의사가 심각하다고 짜고 소독하는걸로는 안된다고 아무리 겁을 줘도 그게 끝이오.
돈까지 내준 사람한테 딱지 생겨서 화장 안먹는다고 투덜거리기까지 했소.
거기다 지 몸 안씻는건 참겠는데 청소를 안해도 너무 안한다오.
여친이 맨날 하니 보통은 집이 괜찮은데
여름에 여친이랑 3박4일 제주도 갔다가 왔더니 집에 초파리떼가 날아다니고 있었소.
근원지는 주방 배수구와 쓰레기통.
여친이랑 에프킬라로 초파리 소탕하고 곰팡이핀 음식쓰레기 치우느라 먹었던 음식 다 게워냈소.
그 후로 내가 여친네가면 제일 먼저하는게 청소요.
또 한가지.
담배.
여친은 담배를 안피우지만 나 여성흡연에 관대한 사람이었소.
오우거를 만나기 전까지는...
오우거가 담배 피우는거 본 후론 관대함따윈 버렸소.
한모금 빨고 커어억 가래 뱉고 한모금 빨고 커어억 가래 뱉는 오우거의 모습을 보면
누구나 다 그럴 것이오.
그 모습보고 나도 담배 끊을 정도요.
생생한 금연교실이 따로 없소.
이런데 잔소리 안하게 생겼소?
잔소리 좀 하다보면 오우거가 또 자존심 쎄고 말을 막하는 성격이라 싸울 수 밖에 없었다오.
자잘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가장 큰 사건은 12월 24일이었다오.
이 사건 때문에 지금 오우거가 날 죽인다고 난리를 치고 있소.
오늘도 울고불고 지랄을 한다길래 여친 때문에 갔었다오.
여친이 또 놀래서 쓰러지는게 아닌가 걱정도 되고 혹시 얘가 여친한테 해코지를 할까봐서...
갔더니 아주 지랄발광을 하더이다.
울고불고 죽이네마네 하더니 새벽 2시쯤 지쳐 잠들었소.
나 지금 여친네 집이오.
저 오우거를 어떻게 해야할까 해서 지껄여보는거요.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12월 24일 토요일 오전이었소.
어머니께서 여자애들 둘이 사는데 뭐 제대로 해먹기나 하냐고 하시며
사골국 끓이는 큰 솥에 사골국을 끓여서 그것 채로 주셨소.
거기다 장조림에 고등어김치조림에 김치에다
특별히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여친 좋아하는 간장게장까지 사다 싸주셨소.
열심히 차에 싣고 여친네로 갔다오.
여친이 잘 먹는 모습 떠올리며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갔소.
근데 아니 왜 55사이즈인 내 여친은 다이어트 비디오 보면서 땀 빼고 있고
77도 오버하는 오우거는 쇼파에 편히 누워서
내가 여친 밥 못 먹는게 걱정돼서 사다놓은 칼로리바란스를 과자처럼 먹고있는거요?
아픈애가 무슨 다이어트냐 거기다 넌 뺄 살도 없지 않느냐고 했더니
오우거는 칼로리바란스를 먹으며 이런 말을 뱉었다오.
"요즘 쟤 집에서 먹고 노니까 배 좀 나왔어"
뭐라고 해주려다 참고 싸온 반찬들 좀 냉장고에 넣자고 했더니 오우거가 달려왔소.
장조림 통 뚜껑을 열려던 오우거...바닥에 그걸 다 쏟았소.
이제부터 아주 가관이라오.
장조림을 쏟더니 하필이면 사골국솥 밑에 깔린 행주를 뺀다 지랄을 하다
식탁에 올려둔 사골국 솥을 엎었소.
안쏟아지게 테입으로 봉해놨는데 그게 엎어져 식탁 밑으로 떨어지며 쏟긴거요.
열이 확 받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걸 겨우 참고 있는데
사골국물과 장조림 쏟긴걸 닦던 오우거가 잡자기 간장게장 통을 옮긴다며 들었소.
아차 싶어서 놔두라고 소리지르던 순간!
오우거는 사골국물에 미끄러졌다오.
간장게장통은 내동댕이쳐져 다 쏟아졌소.
이게 무슨 개지랄이요?
나 정말 오우거 때릴려고 했소.
여자를 어떻게 때리냐?
저 개지랄이 눈 앞에서 벌어지는데 언 놈이 웃으며 넘어가겠소?
여친이 날 필사적으로 말려서 다행히 때리진 않았소.
참 허무하더이다.
어머니께서 여친 먹이려 정성스레 준비한 국과 반찬이었소.
아들놈 여자친구 몸 약하다고 밤새 사골국도 끓이고
생전 비싸다고 백화점 식품코너는 안가시는 분이 그 비싼 간장게장도 사셨소.
장조림도 물에 간장넣고 고기 넣고 그냥 끓인다고 되는게 아니지 않소?
근데 오우거가 그걸 맛도 보기전에 다 쏟아버렸소.
그래놓고 뭐라는 줄 아시오?
"니가 소리 질러서 넘어졌자나!!!!!!!! 아씨발!!!!!!!!!"
오우거는 발목 삐었네 어쨌네 욕 하고 있고 여친 혼자 온 사방에 널린 것들 치우고 있길래
일단 여친이랑 같이 쏟긴 것들을 해결했소.
닦다보니 그냥은 안되겠길래 세제 풀어서 한 번 닦고 물걸레로 3번을 더 닦았소.
다 하고나니 1시간이 지났다오.
남은 반찬은 고등어조림과 김치 뿐...그 통 두개를 냉장고에 넣고 나니 온몸에 힘이 다 빠졌소.
이런 일을 벌였으면 고의던 아니던 미안하단 얘긴 해야하는거 아니오?
오우거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쇼파에 앉아 이렇게 얘기했소.
"야~ 파스나 사와~ 확 진단서 끊어버릴까부다."
잠시 가만히 서 있다 식탁위에 있던 걸레를 오우거한테 집어던졌소.
많이 참은거요. 식탁위엔 물컵도 있었고, 토스터기계도 있었소.
많이 참아 걸레 던진거요.
걸레를 맞은 오우거는 나한테 무선전화기를 집어 던졌소.
피하긴 했지만 뒤에 있던 장식장 유리가 깨졌소.
화장실에 있던 여친이 놀라서 튀어나왔다오.
유리 깨졌으니까 오지 말라고 하고 유리를 치우려고 뒤로 돌았는데
이번에는 오우거가 리모콘을 던졌소.
등에 정통으로 맞았다오.
그래도 난 깨진 유리를 먼저 치우려 했소.
유리 치우고 있는데 오우거가 경찰에 신고를 한다고 난리를 치는거요.
신고하라 그랬더니 하지도 못할거 혼자 욕하며 발광을 떨더니 방으로 들어가버리더이다.
여친이 울길래 유리 치우다 말고 여친을 데리고 집에서 나왔소.
놀란 것 같아서 약국에서 마시는 우황청심환 사다 먹이고 괜찮다길래
동네 설렁탕집에서 설렁탕을 한그릇 먹여 그녀의 집이 아닌
그녀의 언니 집 앞에 내려줬소.
겨우 우리 집 앞까지 와서 차 속에서 몇 시간을 앉아 화를 삭히고 있었소.
해가 지려고 어둑어둑하는데 선배누나한테 문자가 왔소.
크리스마스 이브니 여자친구랑 행복하게 보내~이런 문자.
그제서야 크리스마스 이브란게 생각났다오.
오우거의 개지랄 때문에 이브인 것도 잊고 있었소.
집에 들어가 씻고 어쩌고 하고 나오니 6시반...
그녀의 언니네 집 앞에 가서 전화를 했더니 언니가 받더이다.
화난 목소리로 들어와보래서 들어갔더니
도대체 무슨일이냐며 제대로 설명을 못하면 오늘 이후로 못 만날 줄 알라고 하길래
일단 대충 설명을 했다오. 쏟고 어쩌고 던지고 깨지고 울고 달래고...
여친네 언니가 그녀의 발에서 뽑았다며 유리조각을 보여주는데 눈 앞이 캄캄하더이다.
여친은 손톱만한 유리조각이 발바닥에 박혔는데도 나한테 아무말 않고 참고 있었던거요.
여친 깨워서 응급실가서 치료받고 링겔도 하나 다 맞고 나니 한밤중이었소.
크리스마스 이브는 그렇게 간거요.
여친을 여친 언니네로 다시 데리고 가는데 여친 핸드폰이 울렸소.
오우거였소.
여친 다른말 않고 오늘 언니네서 자고 갈거야 그러고 끊었다오.
그리곤 날더러 둘이 빨리 화해 했으면 좋겠다고 하곤 언니네로...
그날 나는 예매했던 영화도 못보고, 준비했던 선물도 못줬소.
그냥 여친을 놀래키고, 울리고, 아프게하고...그랬소.
꿈에 여자친구의 피투성이 운동화 안창이 나온다오.
그리고 여친은 발바닥 상처때문에 잘 걷지도 못한다오. ㅜㅜ
이게 도대체 무슨 개 같은 경우란말이오!!!!!!!!!!!1
오우거 한마리 때문에!!!!!!!!!!!!!
오우거가 하도 왜 집에 안오냐고 그래서
여친은 언니네서 하룻밤만 자고 크리스마스날 점심때 집에 들어간다고 가더니
오우거가 유리조각도 그대로 방치한 채 나가고 없다며 내게 전화를 했다오.
집에있는 큰 청소기랑 스팀청소기 싣고가서 유리조각 남김없이 치우고 스팀청소기로 싹 밀었소.
그리고 여친 업고 나와 드라이브하며 크리스마스를 보냈다오.
문제는 그녀를 다시 집에 데려다주려고 갔다가 발생했소.
여친을 업고 집에 들어갔더니 오우거가 왠 남자 셋을 집에 들였더이다.
꼭 지 같은 것들 셋을...
오우거가 날 보고 빨리 애 내려놓고 꺼지랍디다.
근데 어느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윗통 벗은 낯선 놈들 있는데 두고 가겠소?
여친한테 오늘 언니네 가서 자라 그러면서 다시 나가려고 했소.
여친이 옷 갈아입고 가겠다고 하길래 방에 들여보내고 났더니 내 눈에 쇼파 앞 테이블이 보였다오.
소주병과 오뎅 국물과 먹다남은 고등어조림.
나 확 돌았소.
윗통 벗은 새끼들한테 나가라 그랬소.
왜 그러냐길래 내 여친이 발을 다쳐서 쉬어야 하고 오우거한테 할 말도 있으니 나가라고 했소.
오우거라고 했더니 지네끼리 낄낄거리더니 나가더이다.
오우거 잡아 끌고 걔 방에 들어가 문 잠그고 한 판 했소.
절대 안때리고 소리만 질렀소.
그년 혼자 집어던지고 난리를 쳤지 난 소리만 질렀소.
사골국이랑 쏟은거 고의로 그런거 아니냐부터 시작해 쌓인 것 좀 풀었다오.
그렇게라도 안하면 미칠 것 같아서.
그리고 내 할 말 끝나서 나왔더니 여친이 가방 싸놓고 쇼파에 앉아 있길래
데리고 나오며 한 소리 더 했소.
니네 부모님이 쌩판 모르는 남자 셋 집에 들이는거 아시냐고...전화 드려야겠다고...
그리고 니가 낸 보증금 내가 줄테니 나가라 그랬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러운년'이라 그러고 나왔다오.
여친 언니네 데려다 주고 집에 가는데 핸드폰이 울렸다오. 오우거였소.
이때부터요. 울고불고 죽이네 살리네.
어디 내가 틀린말 한거 있소?
이 오우거...
25일 밤 이후 낮엔 나한테 메신저와 문자로 온갖 욕을 다 해대고
지 퇴근해 집에 들어가자마자 여친 붙들고 아직도 안헤어졌냐
그딴 새끼 얼른 차버려라 자기가 좋은 남자 소개시켜준다 하다가 안먹히면
자기보고 더러운년이라 그랬다느니
발목 다쳐서 아직도 아픈데 미안하다는 소리도 안하고
오히려 실수로 그런걸 고의로 했다고 뒤집어 씌웠다느니하며 울고불고 죽이네 살리네 한다오.
크리스마스날 밤 부터니 25, 26, 27, 28, 29, 30, 31, 1, 2, 3, 4 일 이렇게 11일째요.
여친은 30일까진 둘이 화해시켜보려 하다가 1월 1일날 부터는 좀 화가났소.
집 빼서 보증금 주고 다른데로 이사가야겠다고 하오.
왜냐? 가만히 있어도 짜증날 판에
31일날 또 왠 남자 셋과 업소여성 같은 여자 둘을 집에 데리고 와선 올나잇을 한거요.
31일날 여친이랑 해돋는거 본다고 동해 추암 갔다가 1일날 아침에 우리집으로 가서 떡국먹고
오전 11시쯤 집에 들어갔는데 집은 난장판이고 술냄새 음식냄새에 숨도 못 쉴 지경인데다
사내새끼들은 팬티만 입고 거실에 널부러져 있고
자기방에 모르는 여자들이 자기 옷 입고 자고 있는데 화 안나겠소?
오우거는 딱 자기방에서 잘 자고 있었다고 하오.
일단 나는 이제 출근해야겠소.
이걸 오우거가 보든말든 난 상관없고
오늘 현금결제와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저년 보증금 낸거 주고 해결할거요.
쓰고보니 졸라 긴데 이것도 줄인다고 줄인거라오.
혹시 여의도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지나가다 오우거 한마리 보시거든 큼지막한 돌 좀 던져주시오.
마지막으로 월세 놓는 여의도, 마포, 신촌, 아현 근방 집주인들은
절대 오우거한테 방 내주지 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