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이면 그애는 부산의 한 병원에서 수술대에 올라있을 거예요......
아니다. 지금 네시간 정도 지났으니 수술실에서 나왔으려나.....
어렸을 때부터 몸이 많이 약했고 자주 아팠다던 아이...
저 때문에 애가 타고 많은 눈물을 흘려야했던 제 예전 남자친구가
결국은 수술대에 올랐어요......
걱정 안시키려고 몸이 아파도 아프다는 한마디 안했던....
키는 남들보다 좀 작았지만 그래도 듬직했던 내 남자친구.......
그애가 창백해진 얼굴로 옆에서 계속 저를 쳐다보는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어요....
그래요.............
제가 그애를 아프게 한거예요....
추운 날 뭣좀 사오라며 심부름을 시키는건 예사였고..
구박하고.... 잔소리나 하고.....
신경질 내는 건 아예 일상생활이었죠.....
군소리없이 다 받아주더군요......
제가 심부름을 시켜놓고 깜빡 잠드는 바람에 두시간 가량을 밖에서 기다리다 간적도 있어요..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그애는 꽤 넉넉하지 못한 집안에 누를 끼치는 게 싫어서
친구들과 함께 알바를 해서 데이트 비용을 마련했다더군요...
전 그것도 모르고 넌 왜 그렇게 낭비가 심하냐며.... 핀잔도 주고 했는데.......
저 때문에 제 주변 사람들이 아픈게 너무 싫네요......
저희 엄마도 작년 가을 쯤.. 무거운 병을 얻으셔서 수술을 하셨거든요...
평생 주의하며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무서운 병.....
저 때문에 왜 주변 사람들이 아파야 하는지......
제가 다 그렇게 만든 것 같아요.......
열 손가락 발가락이 잘려나가는 고통보다도 더 고통스러운건
내 주변의,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일입니다.........
이 세상에 제가 지은 죄가 너무나도 많나 봅니다......
하느님이 이렇게 주변 사람들을 아프게 만드신 건...........
할 수만 있다면 제 남은 목숨을 다 그들에게 나눠주고 싶은데....
이 다음에 내가 죽어서 하늘나라로 가서........
지옥의 불구덩이에 떨어져 평생 고생하고.... 뜨거운 화염에 아파하며 살아간대도.....
이 죄들은 씻을 수가 없겠죠........
엄마, 그리고 착한 내 남자친구 승민아...
나 때문에 그런 고생시켜서 미안해요...
내가 이세상에서 둘을 만난 건 참 잘못된 인연인가봐......
혹시 알아? 전생에 너무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이렇게 된건지도....
이제는 아프지 말아요..........
꼭 건강해져서 나쁜 짓만 했던 저, 혼내줘야죠........
아프게 만들어서 너무 미안해요............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게 너무너무 미안해요.........
그렇게 많은 죄를 지어 놓고.........
이렇게 잘 살고 있어서 너무 미안해요........
지금은 헤어졌지만 계속 제가 그립다고 하는 그애.............
핀잔주고...... 문자씹고...... 화내서 너무 미안해...........
나 때문에 그렇게 병 얻게 만들어서 정말정말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