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것 정말 커다란 불효이잖아요.
그런데 전 그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아주 뼈절이게...
우리 엄마는 제가 5학년 때
다른 남자분이랑 바람이 났어요
저희 아빠가 좀 손버릇이 있는데 (도둑질 말고 때리는거, 자기 열받으면 미친듯이 때림)
엄만, 항상 배우자의 불같은 성격과 손찌검 때문에 너무 싫었는데
다정하고 젊은 남자가 나타나니 당연히 새출발을 시작하고 싶었겠죠.
그 땐 어렸지만 엄마의 마음을 이해했습니다.
나도 이런 아빠랑 사는게 죽기보다 싫은데 엄마는 오죽할까.
엄마도 엄마 인생이라는게 있는데, 이렇게 우울하게 살 수는 없지않는가.
오히려 5학년인 그때에는 엄마의 새 사랑을 찾아 새로 시작하는 것에대한 용기. 에
전 기분이 좋았고, 저는 엄마를 참 잘 따르고 좋아했어요.
이혼을 하셨지만 자주자주 밖에서 만나고 그랬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아저씨랑 헤어진 것 같더라구요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자세하게 물어보진 않았어요.
엄마가 엄마의 집으로 절 초대했는데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살고있더라구요
퀴퀴한 냄새도 나고 ..
엄마는 예전에 ( 이혼 전에) 좀 풍족하게 살았던지라
그런 모습이 참 힘들어보였습니다.
그래서 전 설날에 받은 세뱃돈 (50만원정도 친척이 무지많음) 을
엄마께 용돈이라고 갖다드리고 그랬었죠.
엄마는 단란주점에 다닌다고 했어요.
처음에 제가 놀라는 모습을 보이자 룸을 뛰는게 아니고 마담같은거라고....
근데 저희 엄마가 정말 동안이세요
제가 24살이고 엄마는 44인데
가게같은 곳 가면 친구인줄 알아요-_-
진짜 피부가 탱탱하고 정말 대학생이라고 해도 믿을걸요.
제 생각엔 마담이 아니고 룸을 뛰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여튼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10년이 지난 지금도.
저희 엄마는 반지하 단칸방에 살고있습니다.
단란주점은 엄마가 인수받았던 건데 그것도 사기더라구요
터가 워낙 안좋아서 손님도 없고 적자가 나서 그만두신지 오래이구요.
지금 엄마는 백수입니다.
엄마의 남자친구는 28살인데 그분도 백수입니다.
둘이 동거를 하다가 성격차이로 헤어졌대요.
처음에 28살의 남자랑 동거를 한다는 얘길 들었을 때도
전 놀라기 보다는 아.... 이럴 수 밖에 없었어요.
(제 친구 남친이 29인데 -_-)
여튼 부연설명이 길어졌는데요
저희 엄마는 몇년 내내 백수입니다.
호프집 알바같은거 몇번 하는걸 보았지만
무슨 사장이 추근덕거린다, 시급이 너무 적다, 이런 이유로 길어봤자 세달입니다.
판매직 이런 것도 몇번 했지만 이것도 마찬가지로 길어야 세달-_-;;
그래서 휴대폰비도 밀리고 카드값도 밀리고
(근데 휴대폰은 신형으로 맨날 바뀌더라구요 알고보니 그 전꺼들 다 돈안내서 끊기고,
그래서 남의 이름으로 신청한것임)
그래서 지금은 신용불량자구요
제가 어느날 '엄마 식당에서라도 일을해요' 이러면
'식당에서 나 너무 어려보인다고 안써줘 그런 일 잘 맞지도 않고 '
이럽니다 -_-;; 정말 한심합니다.
옛날에 단란해서 벌은 돈은 다 어디에 썼는지 의문입니다.
엄마가 사치가 심한것도 아닙니다.
화장도 잘 안하고 수수하고 청순한 스타일이에요
청바지도 한두개 겨울잠바도 딱 하나.
여름엔 시장에서 오천원짜리 티 사입고 (근데도 빈티나보이지않음-_-)
화장품은 아낀다고 샘플모아모아 쓰고,
정말 아낍니다 그런것들 보면.
그 돈들은 다 어디로 간건지
아직까지 방바닥에서 장판디자인을 하고있는 우리엄마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리고 얼마전엔
너무 사는게 외롭고 힘들어서 수면제를 먹고 위세척을 했대요
(그런 말을 제게 막 합니다 ㅠㅠ)
도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되나요?
진지하게 말하는것도 한두번입니다
'엄마 너 나이들어서 힘들기 전에 지금 많이 벌어놔야죠'
이렇게 얘기하면 '응 그렇지' 이러면서 그때만 진지하지
또 알바자리 몇개구하다가 뛰쳐나오고 그럽니다.
제가 엄마를 정말 많이 닮았거든요.
생긴 것도 그리고 성격도....
맘만 먹으면 저 남자 꼬실수있다. 라는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지력 없는것도 쏙 닮았고
변덕도 쏙 닮았고
돈 못모으는것도 닮았고
이젠 엄마도 싫지만 제가 너무 싫어요 ㅠㅠ
나중에 결혼해서 바람피는것까지 닮으면 어떡해요? ㅠㅠ
아무리 한심한 엄마라도 사랑하니까요 걱정되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 얼마전엔 '취직하려면 컴터할줄알아야돼' 이러면서
최신형 컴퓨터를 띡 사놨더라구요
전 '아 엄마 철들었구나' 했는데
맨날 음악듣고 소설보고 (감수성 정말 예민하심 눈물많고 소녀같음-_-;)
채팅하고 그러느라 정신없어요.
아무리 좋게좋게 얘기도 하고 짜증내며 얘길하고 그래도
엄마는 그때뿐입니다.
또 심하게 말 못하는게
엄마가 대게 여리거든요?
저번에도 수면제 먹고 이웃주민한테 걸려서 위세척했댔어요.
저 때매 자살하면 어떡해요. ㅠㅠ
맨날 살기싫다고 하는 엄만데 ㅠㅠ
이런얘기 부끄러워서 친구들한테도 말 못해요
그래서 여기에 주절주절 씁니다.
조언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