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들 읽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에 소주제가 없는 것은 없어도 하나의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중에 한권 분량이 되면 퇴고 작업 하면서는 소주제를 붙일 생각입니다. 아울러 저는 포포와 요정사냥꾼의 출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거나, 제가 글을 잘 쓴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자극적이기만 한 국산 판타지 책들을 조금이라도 중화시킬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싶은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인터넷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이상한 외계 용어라든가, 국산 판타지에서 볼 수 있는 지나치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단어나 내용은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의 아이들도 읽을 수 있도록 어려운 단어들은 일부러 가급적 쉬운 용어로 쓰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수준 낮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처음 부터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을 생각하고 쓴 작품이니,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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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추적자의 손에 잡혀온 모든 마법사들을 무조건 바다 감옥에 가두는 것은 아니었다. 바다 감옥은 몬스티아의 초대 시장인 대마법사 율리안이 정한 생명법에 따라 극형 대신에 받는 처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선지 몬스티아가 생긴 지 수 백 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바다 감옥에 갇힌 마법사들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그 수가 많지 않았다.
또한 바다 감옥은 대마법사 율리안이 동료 마법사들과 함께 몬스티아를 만들고 난 직후에, 혼자서 만든 곳이었기 때문에, 감옥 내부와 감옥지기의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 역시 그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까지 바다 감옥에 갇힌 마법사들 중 풀려나거나 돌아온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창조의 대마법사 율리안, 그리고 잠들기 위한 바다 속에 감추어져 있는 바다 감옥과 추적자. 포포는 루비의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호기심어린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루비가 무시무시한 존재라고 말한 추적자들의 모습마저 궁금했고, 잠들기 위한 바다와 바다 감옥이라는 곳에 대한 호기심 역시 점점 커져만 갔다.
그의 호기심 어린 마음을 눈치 챘는지, 루비가 말을 이었다.
“자! 포포. 이제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우리 율리아 기념관에 가보자.”
“율리아 기념관? 혹시 대마법사 율리안님을 말하는 거야?”
“응! 이야기는 그만하고, 빨리 가보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루비가 멀치감치 날아가더니 포포를 향해 빨리 오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이 도착한 곳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형용할 수 없는 고귀함이 느껴지는 율리안 기념관의 정문이었다.
“창조의 대마법사 율리안 기념관?”
나지막한 음성으로 입구에 적혀 있는 간판을 읽어 내려간 포포.
그리고 루비와 함께 안으로 들어서자, 그의 눈에 거대한 석판의 모습이 들어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평범해 보이지 않는 석판은 계속해서 빛을 발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신기하게 여긴 포포가 손을 대려 하자, 루비가 재빨리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
“포포! 손대면 안돼!”
순간 깜짝 놀라 뒤로 주춤하는 포포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말을 잇는 루비.
“율리안 기념관은 몬스티아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야. 이곳에 있는 것들은 절대 만져서는 안돼.”
“아...그렇구나. 미안해. 난 그냥 너무 예뻐서......”
“그래도 만지지는 않았으니까, 괜찮아. 옛날에 여기 왔었던 한 라우드인은 실수로 살짝 만졌다가, 바로 추방당한 적이 있었거든. 내가 미리 말해줬어야 하는데......"
“아, 그런 거였구나.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루비의 이야기가 있고 나서, 포포는 만지는 대신 석판에 적혀 있는 창조의 대마법사 율리안에 관한 내용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몬스티아의 창조자, 대마법사 율리안님의 희생.’
대마법사 율리안님께서는 800년 전, 라우드에서 배척받던 마법사 일족을 거느리시고, 이 곳 몬스티아에 정착을 하셨다. 당시 몬스티아에 거주하고 있던 원주민들을 교화시킨 그 분은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은 채, 몬스티아를 마법도시로 개척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아 부으셨다. 그렇게 탄생한 몬스티아는 찬란한 마법문명을 자랑하는 초유의 마법도시로 재탄생하기에 이르렀지만, 그 분의 희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몬스티아의 존재가 오랜 시간동안 라우드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영혼의 마법을 만들어 차원의 문이 세월의 흐름에 무너지지 않도록 하셨다.
평생 동안 몬스티아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신 그 분은 생명의 선이 다하고 나자, 영혼마저 희생하신 것이다.
모든 것을 창조할 수 있고, 스스로의 생명마저도 연장시킬 수 있는 대마법사였던 그 분의 육신은 잠들었다. 그러나 창조와 생명의 선은 오직 신의 몫이라며, ‘마법사에게 창조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다만 신으로부터 받은 것을 가꾸어야 하는 책임을 받았을 뿐이다.’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셨던 그 분의 영혼은 몬스티아를 비추는 마법의 기둥이 되어, 잠들지 않으리라.
훗날 많은 존재들이 대마법사 율리안님의 과거에 대해서 궁금해 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그 분의 희생이 몬스티아를 탄생시켰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니까......‘
글을 읽고 난 포포는 잠시 동안 멍한 표정을 한 채, 자리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지금 그는 모든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800년 전 위대한 업적을 남긴 대마법사 율리안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중이었다. 동시에 온 몸에 왠지 모를 감동의 전율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어서 루비의 음성이 그의 귓가에 와 닿았다.
“포포. 우리 더 안으로 들어가 보자. 안에는 볼 게 많거든.”
“어? 응.”
루비를 따라 들어간 곳은 '율리안님의 마법도구' 라는 간판이 쓰여져 있는 곳이었다. 그가 생전에 사용했던 유품들을 보관하는 곳이었는데, 안에 들어서자, 여러 개의 마법석판 위로 대마법사 율리안의 유품처럼 보이는 물건들이 희미한 빛에 쌓여,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길이가 대략 40센치미터 정도 되는 나무 지팡이부터 그가 생전에 즐겨 입던 옷과 모자, 그리고 마법가루를 담아 두었던 상자까지 창조의 대마법사가 사용하던 마법도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도구의 방. 그 중에서도 포포의 호기심을 가장 자극한 마법도구는 ‘최초의 마법지팡이, 데이나.’ 라는 설명이 적혀 있는 나무 지팡이였다. 데이나의 아래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적혀 있었다.
‘율리안님께서 만드신 최초의 마법지팡이. 데이나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마법지팡이라는 마법도구는 재하지 않았다. 놀라운 창조물인 마법지팡이는 부족한 마법능력을 보완하거나, 마법이 적용되는 반경범위를 넓힐 때 주로 사용하며, 마법지팡이의 발명은 몬스티아 마법역사의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마법지팡이는 몬스티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보통의 나무를 개종시켜서 만든 마법나무 차푸이가 주재료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나무를 마법나무인 차푸이로 개종시키는 방법 역시 율리안님께서 창안하신 방법이다.'
마법지팡이에 관한 설명을 읽은 포포는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데이나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마법능력을 증폭시켜 주는 마법도구? 그냥 평범한 나무 막대기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그의 생각처럼 최초의 마술지팡이 데이나는 화려한 과거를 간직한 것과는 달리, 보통의 나무 지팡이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포의 가슴은 또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마법지팡이를 휘두르며, 환상적인 마법을 펼치는 창조의 대마법사 율리안의 모습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기적 같은 마법으로 가득한 환상의 세계는 이제 13살의 소년에게는 빠져나오기 힘든 유혹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잠시 후, 대마법사 율리안의 마법도구들을 모두 구경한 포포는 마지막으로 가장 안쪽에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방안에 들어서는 순간, 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차마 말을 뱉지 못했다.
율리안의 기둥! 지금 눈앞에 있는 건 놀랍게도 율리안의 기둥 이었다.
차원의 문을 통과한 직후에 보았던 ‘율리안의 기둥’ 에 비해서 크기는 매우 작았지만, 모양과 순백의 빛만큼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어떻게 산에 있던 율리안의 기둥이 이곳에 있을 수 있는 거지?
포포가 놀란 표정을 한 채, 율리안의 기둥에 가까이 다가서자, 기둥으로부터 순백의 빛이 흘러나와 그의 몸을 감싸 안았다.
따뜻한 느낌. 율리안의 기둥으로부터 흘러나온 빛은 마음마저도 편하게 만들 정도로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그 느낌만으로도 진짜 율리안의 기둥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한 포포.
그러나 루비의 말은 정말 뜻밖이었다.
“따뜻하지? 가짜라 그래.”
순간 포포는 번뜩 정신이 들었다.
가짜라니? 생긴 건 둘째 치고, 느낌마저 이렇게 따뜻한데 가짜라니?
그의 마음을 읽었는지 루비가 말을 이었다.
“여기 있는 율리안의 기둥은 몬스티아의 2대 시장님이신 포르지아님께서 율리안님의 업적을 추앙하기 위해서 만든 모형이야. 아까 어둠의 숲, 정상으로부터 하늘로 향하고 있는 거대한 율리안의 기둥을 봤지? 그게 진짜고, 이건 가짜야. 그리고 나도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진짜 율리안의 기둥에서 흘러나오는 빛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어둡고 차갑대.”
루비의 말이 끝나자, 포포는 약간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다시 한 번 율리안의 기둥을 쳐다보았다. 자세히 보니, 루비의 말처럼 진짜 율리안의 기둥과 빛의 색깔은 비슷하지만, 느낌이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비록 자그마한 모형이라고 하더라도 그에게는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어서 포포의 시선이 역시나 율리안의 기둥에 관한 설명이 적혀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 마법석판으로 향했다.
‘율리안의 기둥은 마법도시 몬스티아의 차원을 지탱하고 있는 마법의 산물이다. 그래서 마법의 한계를 뛰어넘은 위대한 업적으로 불리우며, 대마법사 율리안님이 최후에 만드신 ’영혼의 마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참고로 영혼의 마법에 관해서는, 순수한 마법사의 영혼이 필요하다는 사실 외에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영혼의 마법이 공간마법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볼 수는 있다. 물론 공간마법 이론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상이 소수의 사람이나 물건일 때 해당되는 말이다. 만약 누군가 내게 공간마법으로 도시 전체를 옮길 수 있는지 묻는다면 난 주저 없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공간마법으로 몬스티아의 차원을 이동시킨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율리안님은 불가능한 일을 뛰어넘어 위대한 업적을 이룩하셨다. 그 후로 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영혼 마법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 남은 여생을 보냈다. 솔직히 처음에는 내게 ‘영혼 마법’ 을 전수해 주시지 않은 것이 서운했었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율리안님께서 몬스티아를 위해서 영혼마저 희생하셨다는 사실 뿐이다.
그 분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유일한 제자였던 나, 몬스티아의 2대 시장 라헬 포르지아는 아직도 그 분이 내게 마지막으로 남기셨던 말씀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포르지아, 가장 위대한 마법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희생이라네.”
몬스티아 2대 시장, 라헬 포르지아의 회고록 中
가장 위대한 마법이 희생?
포포는 마지막 구절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고, 가슴은 터질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의 머리는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가슴은 이미 그 내용을 받아들인 것 만 같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루비가 멍한 표정으로 서 있는 포포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포포. 다 봤으면 그만 출발하자.”
“응? 응...알았어.”
잠시 후, 밖으로 나온 포포는 고개를 돌려 또 다시 율리안 기념관을 쳐다보았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을 준 곳.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이 말로만 듣던 마법의 힘일까?
포포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리고 기념관을 벗어나 그가 도착한 다음 장소는 마법궁전 룬피스 만큼은 아니지만, 여러 개의 크고 작은 건물이 오밀조밀 붙어 있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