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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제 강아지가 차에 치어 죽어야만 했던 이유....

강아지주인 |2006.03.04 02:20
조회 306 |추천 0

저희집 강아지는.. 올해로 7살된 푸들입니다.. 털은 누런색이구요...이름은 "아톰"이라고

불렀답니다... 아톰은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 제가 지어준 이름이구요.. 하도 발발거리고

여기저기 공튀듯이 뛰어다녀서 지어준 이름이랍니다...

 

어릴 때부터 저희 어머니가 무척이나 귀여워하셨었구요.. 그런데 얘가 심장이 안좋아서

어릴 때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았었답니다... 그래서... 몸도 많이 약했어요...

밥을 아무리 먹어도 살도 안찌고.. 그래도 꿋꿋이... 7년을 저희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았답니다... 머리를 온통 뒤덮은 머리털이 눈을 푹 덮었구요.. 꼬리도 어릴 적부터

없었는데, 발은 꼭 곰발바닥처럼 둥글넙적하니 온통 황금빛 털로 뒤덮여서 정말

귀여운 꼬마 테디베어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병원에 가신 이후로.. 통 씻겨주지도 못하고..

아무도 돌봐주질 못해서.. 개가 조금 지저분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시력도 나빠지고.. 나이가 들면서

밥그릇도 제대로 못찾고 성격은 예민해지더군요.. 신경질도 부리고.. 하지만 그래도

아톰은 우리집 가족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다들 너무나 좋아했었구요...

아톰만큼은 안아프게 건강하게 키워서 나중에 집에 돌아오실 어머니에게

꼭 다시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구요... 이번 겨울 내내 꼭꼭 밥이랑 맛난거 사먹이고 그렇게

키웠습니다..

 

그리고, 저번 달에 어머니가 마침내 퇴원하셔서 집으로 오셨습니다.

아톰이 어머니 얼굴을 보고는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더군요.. 어머니도 

오랜만에 아톰을 보고 기뻐하셨구요... 모처럼 오랜만에 기가 살아서

몸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어머니 앞에서

예전처럼 재롱을 떠는 아톰 덕분에 썰렁했던 집안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 동네 골목으로 들어서는데.. 골목이 온통 물바다더군요..

보아하니, 건너편 집에서 뿌린 것처럼 물길이 나있었는데, 저희집 대문을 보니

온통 물범벅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는데, 이상하게 매일 들리던 강아지 소리가

안들리는 겁니다.. 그래서 이상해서 "아톰~"하고 불러봐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저는 집에 들어가니까 아프신 어머니께서 일어나셔서 방에서

나와 계시더군요..그러면서 개가 없어진거 같다고.. 걱정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어디 숨어있을 거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키고 

개를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집안 어디에도, 아톰은 안보이더군요..

 

그때 순간 안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웃집에 가서 물어봤습니다.. 왜 저희집 대문에다가 저렇게 물을

뿌려놨냐고... 그랬더니, 저희집 강아지가 골목에서 하도 짖어대서 그랬답니다.

골목에다가 똥도 싸놓고 해서 그렇게 물을 뿌렸다네요..

 

네.. 똥을 싼 강아지...하지만. 겨우 20센티될까 말까한 쪼그만 강아지인데다가

그것도 태어나서 7년동안 가방에 갇혀서 병원에 다닌 거 말고는

한번도 집밖에라곤 나가본 적 없는 그 쪼그만 아톰에다가 대고

물을 얼마나 뿌려 댔는지... 저희집 대문에는 몇시간이 지난 아직도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더군요...아톰이 무서워서 집앞에서 못들어가고 그러고 있는데

대문쪽으로 몰아세워 놓고 호스로 강아지한테 계속 물을 뿌려댄 겁니다..

집에 벨이라도 눌러서 넣어줄 생각은 안하구요.. 아니 하다못해

집에 사람이 없다 싶으면 좀 돌봐주기라도 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죽어라고 그 쪼그만 강아지한테 계속 호스로다가 물을 뿌린 겁니다....

 

이게 진짜 사람으로서 할 짓입니까....

 

그리고 그 아줌마는 온 골목에다가 물을 뿌려서가면서..아예 동네 바깥까지

남의 집 강아지를 쫓아내버린 겁니다.. 그것도 저희집 강아지라는 걸 알면서도 말입니다.

 

왜 그렇게 잔인하게 내쫓아내야만 했는지... 후우....................................................

 

암튼 걔가 어떻게 집에서 나가게 된건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만,

우연하게도 오늘 저녁에 저희 집 대문이 열려 있었던 거고,

마침 아버지가 잠깐 나가셔서, 집에는 아파 누운 어머니 혼자만 주무시고 계셨고..

그리하여 아톰은 오늘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집 밖을

나갔었는데, 난데없는 물벼락을 그렇게 혹독하게 맞아서는

평생 살던 동네에서 쫓겨났었던 겁니다..

 

 

저는 바로 그때 막 집에 들어오시는 아버지와 함께 강아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찾아다닌 끝에....

 

동네에서 한참 벗어난 1차선 차도 위에

 

참혹하게 찢겨진 채 차바퀴에 이리저리 치이고 있는 갈색 형체를 발견했습니다..

   

다가가서 보니.. 빨간색 개목걸이.. 찌그러진 방울...

 

머리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오늘 먹었던 개밥이 도로 위에 피범벅이 되어

널부러져 있었고.. 완전히 납작해진 채로 차바퀴에 무참하게 짓밟히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나가던 차를 비켜가게 하면서 가까이 가봤습니다..

 

물을 얼마나 맞았던지 아직도 털에는 물기가 가득했습니다..

 

 

마침 전경 버스 두대가 막 아톰 위를 지나가려던 참이었는데,

 

제가 손을 흔드니 바로 앞에서 끼익 서주더군요... 그나마 아톰을

 

밟지않고 지나가준 건 그 전경 버스 뿐이었습니다.. 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아톰을 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 마당 한켠을 파서.. 아톰이 평소에 쓰던 담요로 싸서

 

묻어주었습니다.. 정말... 슬프더군요... 삽을 놓고 방에 들어서서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너무 불쌍해서... 죽기전까지 얼마나 고생했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태어나서 처음 나선 넓은 세상... 그 곳에는 인정사정없는 엄청난 물벼락과   

 

굉음을 내며 달려드는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무관심 속에서

 

그렇게 무자비하게 죽어갔습니다...

 

그 때... 전 사람들의 냉혹함에 손이 마구 떨렸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그 조그만 강아지가... 그렇게 죽을 때까지

 

어째서... 아무도 그 녀석을 구해주지 않은 건지요..

 

그렇게 약한 녀석한테 물을 그렇게 죽어라 퍼부어야 했습니까...

 

남의 집 강아지를 그렇게 동네 바깥으로까지 내몰아야만 했습니까....

 

 

도로 위에서 이미 죽어서 숨이 끊어진 그 녀석을.... 그렇게 갈갈이 찢어놔야 했습니까...

 

 

심장도 겨우 뛰는 그 아이를... 평생 집 밖이라곤 나가본 적도 없는 그 녀석을...

 

 

하아................

 

정말 허탈합니다...

 

이 세상이... 말못하는 작은 강아지에게는 너무나 냉혹하고 잔인하다는 사실에...

 

아톰에게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그렇게 잔인하게 죽어야만 했다니..................................

 

평생 지은 죄라곤 밥먹고 열심히 살아준 거 밖에 없는 녀석인데..........

 

 

정말.......................... 정말.....................

 

 

 

아톰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오늘 제가 조금만 일찍 들어왔어도... 구해줄 수도 있었을텐데....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겁이 났을까...

 

 

집 앞에만 나가도 한발짝도 제대로 못걸어다니는 녀석이...

 

비라도 내리면 겁이 나서 벌벌벌 떠는 녀석이...

 

그 엄청난 물대포를 맞아가며..... 평생 살던 동네에서

 

내쫓겨가지고... 생판 처음보는 사람들 사이를 도망다니다가...

 

그 먼 도로 한복판까지 내몰려서는....

 

 

그렇게............

 

그렇게  잔인하게 죽어야만 했다니....

 

 

아........ 아직도 그 선홍빛의 피범벅의 터진  내장과 엉겨붙은

털가죽 덩어리가 된 아톰이 눈 앞에서 지워지질 않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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