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우리 사랑이란거 한번 해볼까?(6)

중독 |2006.03.08 10:03
조회 1,423 |추천 0

강혁은 응급실로 여자를 옮기고 침착하게 입원절차를 밟았다.

물론 전화 한통이면 모두 해결되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간단하게 응급조치를 하고 일인실로 여자를 옮기고 나서야 강혁은 한숨을 돌릴수가 있을것만 같았다.

일인실 한켠에 마련된 응접실용 소파에서 가는 숨을 내쉬고 잠들어 있는 여자를 천천히 바라봤다.

강혁은 문득 침대옆으로 다가가 여자를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땀에 젖어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옆으로 거둬주고 긴 머리에 가려 보이지 않던 얼굴 구석구석을 천천히 바라봤다.

' 소녀같은 모습..이야...'

한참을 말없이 여자를 바라볼때쯤 병실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더니 백발이 하얗게 샌 흰가운을 입은 중년의 의사가 들어왔다.

 

" 강혁군...날 이렇게 놀라게 할건가? "

" 안녕하세요...오랫만이에요...?"

" 그러게...오랫만일쎄..."

" 아버지한테는 말씀 안드리실거죠?"

" 그거야...자네 눈빛이 무서워서 어디 말이라도 하겠는가...누군가 저 아가씨는?"

" 아는 친구에요...사정이 길어서 말씀드리기는..."

" 더이상 묻지 않겠네..그나저나 우리 유린이는 어쩔거야? 요 녀석이 날 얼마나 보채는지..."

" 아저씨...다음에 자리를 마련하는게 어떨가 싶은데요...지금은 너무 피곤해서...죄송해요."

" 알았네...그러고보니 많이 피곤해보이군 그래...조만간 회장님도 한번 찾아뵙고 자네 아버지도 함께 보세..."

" 녜...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전국병원협회장인 외할아버지와 s호텔 회장인 할아버지 자녀 혼사에 대해 언젠가 tv와 신문에서 요란하게 대필한적이 있었을것이다...그리고 그 후 몇년 파경을 맞고 비밀리에 새 혼사를 치른 모 병원장에 외도와...결혼...그 충격x파일...이런 기사들을 본적이 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아도 뭐 알사람은 다 알겠지만...한때 자신의 사춘기를 흔들어놨던 기억들...순간 강혁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에 잔재들을 털어버리려 애를 썼다.

하지만 그 어딜가나 강혁의 존재는 두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권력과 부에 힘을 업어 결코 가볍지 않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막강한 힘을 부여받게 되었다.

비록 부모가 이혼을 했다 해도...아니 언젠가는 서로가 그렇게 되리라는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너무나 독립적이고 부족함이 없던 두 분께서 어쩌면 다른 이성에 유혹을 뿌리치고 서로만 바라보는 순애보 따위는 없다는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니까...그러기에 이혼을 하고서도 쿨하다는 명목아래 행사나 파티석상에서도 아무 꺼리김없이 함께 와인을 마시고 아무렇지 않은듯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강혁에 눈에는 모두 가식과 역겨움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그런 엄마를 질투에 가득찬 눈빛을 진한 화장과 가식적인 웃음으로 가리면서 아버지에 뒤를 조심스럽게 밟고 있는 젊음 새엄마...저들에 가슴속에는 과연 진실이란게 있을까?

 

잠을 청하는 도중에도 여자는 괴로운듯 고통에 찬 신음을 간혹 내뱉고 있다.

강혁은 그럴때마다 여자에 가는 손을 살며시 잡았다 놓아주면서 흐트러지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넘겨 주었다.

 

' 왠지...그날 그 골목으로 내가 몸을 피한건 본능이라긴 보다...어쩜 당신을 만나기 위한 하나에 구실이 아니었을까? 왠지...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이 자꾸 들어...'

 

미선은 꿈속에서도 자신의 입술을 뭉개면서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를 밀어내려 하면 할수록 더욱더 거세게 다가오는 남자와 싸우고 있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그럴수록 더욱더 거세져 오는 남자에 힘을 더이상 버틸수가 없어 미선은 이제 그만 포기하려고 하고 있었다.

마치 모든걸 포기하고 정신을 놔버린 사람처럼....

그때였을까...누군가 그런 자신에게 손을 잡아주고 있다....부드럽다 따뜻한 느낌...역겨운 남자에 냄새를 모두 흐트러놓을만큼 향기로운 냄새...갑자기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을수가 있었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편안한 느낌...향기로운 냄새...따뜻한 촉감...미선은 자신도 모르게 그 손을 꽉 잡고 말았다.

 

무엇인가에 쫒기는듯한 괴로운 표정을 하는 여자에 손을 살며시 잡은 강혁은 순간 여자에 손에 힘이 들어가자 순간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이내 괴로움에 잠긴 여자에 표정이 서서히 풀리면서 살며시 미소를 짓고 있다.

너무나 편안한듯 아기처럼 고른 숨을 쉬면서...잠을 청하고 있다.

무슨 꿈을 꾼것일까? 다행이다 싶었다. 아마도 그리 괴로운 꿈은 지난듯 싶은게...

강혁또한 그제서야 나른한듯 어제 한숨도 못잔 피곤함을 덜어내려는듯 자신에 손을 놓지 않고 힘주어 잡고 있는 여자에 손을 한손으로 살며시 감싸쥔채 잠이 들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