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일어났던 제 인생 최악의 사건입니다.
아.. 정말이지 할 수 있으면 지구를 뜨고 싶은 기분입니다.![]()
2003년 3월 14일..
정말 너무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화이트데이"..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듯이,
나에게도 사랑하는 그사람으로 인해 너무나 가슴셀레이는 날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정인선"..
나이는 17세로 내동생의 친구다.
그 이름처럼 너무나 착하고 예쁜 그녀다.
처음 본 날부터 지금 껏 가슴앓이로 지내온 세월이 2년..ㅠㅠ
이쯤 되면 눈치를 챘겠지만, 그 사람은 알지 못하는 혼자만의 짝사랑이다.
그렇지만 비록 짝사랑이기는 하지만 난 너무나 행복했다.
왜냐하면 이 날에(화이트 데이) 그녀에게 고백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한달 동안 나름대로 그녀를 감동시킬 고백의 말과 조촐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었기에, 난 더더욱 각별히 신경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늘이 도우시는 건지 때마침 이 날은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휴일이었다.ㅋ
그리고 그 전날 밤인 3월 13일에는 밤잠을 설칠 정도로 가슴이 뛰고 잠이 오지 않았다.
모든 계획이 완벽하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래도 내 가슴은 진정될 줄 몰랐다.
그리고 고대하던 3월 14일..
비록 밤잠을 설쳤지만, 내 마음은 그런 피곤함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동생을 배웅하면서 착착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수인아~(내동생이다) 오늘 학교 일찍 마치지?
오늘 별 일 없으면 인선이 집에 데려와라~^^"
"왜?"
"아니 그냥 오랜만에 휴일이고 또 화이트 데이니까, 함께 영화도 보고 인라인 타러 공원에도 가고..
그리고 오늘은 너희들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거 오빠가 다 쏠께~^^"
"와~ 진짜? 오빠가 웬일이야~?
흠.. 어쨌든 알았어 오늘 인선이에게 한 번 물어볼께~"
"꼭 데려와라 알았지?^^"
"알았어~"
그리고 난 모든 준비를 다시금 철저히 준비하며,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
9시.. 10시.. 시간은 그렇게 흘러 어느덧 1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동생도 오늘 학교를 오전 수업만 하고 마친다고 했기 때문에,
대략 나의 생각에는 1시 전후로 마칠 것 같았다.
(나의 생각에는 정말이지 그 날은 하늘이 도우시는 완벽한 날이었다.)
그리고 12시 20분..
부모님들도 다 출근하고, 텅 빈 집안에서 혼자 TV보며 있는데도,
내겐 TV가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책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긴장이 되어 혼자서 앉았다가 일어섰다가를 몇 번인가 반복하고 나니,
긴장을 해서 그런지..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 순간이 내 인생 최악의 사건의 시발점일 줄은 이 때만해도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ㅡㅜ)
12시 30분..
동생이 올 때가 다 되었지만, (대략 1시로 추정..)
그래도 일단은 급한 불부터 꺼야 되지 않겠는가?
난 서둘러 아파오는 배를 잡고, 욕실로 향했다.
그리고 볼 일을 보는 동안 난 지금 볼 일을 봄이, 다행이라고까지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날따라 왜 그리도 향기가(?) 지독한지 나로서도 참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인선이가 오고 난 뒤에 볼 일을 치뤘는데, 이런 냄새가 욕실에 퍼져있는 상태에서
인선이가 손이라도 씻으러 욕실에 들어 온다면, 계획이고 뭐고 그것으로 끝날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얼마 동안을 하고 있을 때..
때마침 거실에서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난 순간 집안에 동생과 둘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계속 울리는 벨소리..
"수인아~ 전화 받어~~"
"............."
"야~ 전화 받으라니.."
(그 순간 집에는 나 혼자 밖에 없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하~ 맞다 집에 나 혼자 밖에 없지..ㅋㅋ"
난 그런 생각이 미치자 전화를 받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볼 일을 보고 있는 상태여서 자세가 좀 어정쩡했다.
그 순간, 닦고(?) 갈 것인지..
그냥 갈 것인지 잠시 망설이다 그냥 귀찮아서 기어서 가기로 했다.
(우리집은 거실이 욕실에서 나와서 오른쪽에 있다.)
그래서 밑도 닦지 않은 채, 바지는 무릎 아래까지 내리고 엉금엉금 기어서 거실로 향했다.
가면서도 난 살짝 투덜거렸다.
"아씨.. 이래서 무선 전화기를 사자니까..ㅡㅡ;;"
그리고 다 가서 울리는 전화기를 집으려 하는 순간, 벨소리가 멈췄다.ㅡㅡ;;;
(헐~ 정말 허무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일어날 일에 비하면 이건 허무도 아니었다.)
그래서 난 뒤돌아 다시 엉금엉금 기어가며 중얼거렸다.
"오늘은 아버지 오시면 꼭 무선 전화기로 바꾸자고 진짜 말한다 어휴~"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금 욕실로 향하고 있는데,
그 순간, 현관문이 덜컹 열리며 동생의 말소리와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인선이의 비명소리도..
그 때 나의 자세는 그보다 더 완벽할 수가 없었다.
완벽하게 엎드린 그 자세에서 바지까지 무릎 밑으로 내리고 있었기에.
누가 봐도 너무나 요염하고 적나라한 자세였다.
더군다나 거기는 안 닦고 있었기에, 이물질과 함께 약간의 내용물도 포함되어 있었다.
(잘게 부수어진 김치 조각등..)
(난 지금도 그 순간을 회상하자면, 자동적으로 7층 아파트 밑을 내려다보곤 한다.)
그 순간 난 1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마치 100년의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길게만 느껴졌다.
(우리집 아파트 현관은 문을 열면 욕실과 정면이며, 거실은 좌측에 있다.)
난 곧 동생의 웃음 소리가 끊어진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얼마 동안의 정적이 흐르고 난 뒤..
"오.. 오빠... 뭐해?"
"어.. 왔어? 배.. 배고프지? 밥 먹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중, 위에 저 상황에서 동생에게 저 말을 하고 있어야 되는
가슴 무너지는 저의 심정을 아신다면 저의 홈페이지로 위로의 글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난 여유롭게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그냥 그렇게 다시 욕실로 갔다.
(사실 여유로워서 여유로운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내겐 최선이었기에.. ㅠㅠ)
그렇게 나의 19번째 화이트데이는 끝이 났다.
이 가슴 아픈 사연을 듣는 사람 중에는 그럼 그 날 어떻게 놀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놀기는 젠장..ㅡㅡ;;
그 때 나의 심정은 뜬금없이 마음에도 없는 아프리카 선교까지 생각 났다.
한 5년 동안 아무도 날 알지 못하는 아프리카로 가서 굶주린 애들이나 돌봐 주다 올까..
아님..
인도나 칠레 쪽으로 유학이나 갔다 올까..
(사실 유학 갈 형편도 못 되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면, 나의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불과 몇 분 전까지 "Happy Ending"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몇 분 후에는 "Never Ending Story" 가 되어 있을 줄은..ㅡㅜ
정말이지, 이 사건은 내게 있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화이트 데이..
정말 말 그대로 내게는 그 날이 완벽한 화이트 데이였다.
얼굴이 창백해지다 못해, 하얗게 질려 버린 화이트 데이..
준비한 이벤트와 그 날 영화 비용은 고스란히 술값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결론은 난 그 사건 이후로 두 번 다시 인선이를 볼 수 없었다.
학교 가는 길에 마주쳐도 우리는 서로 어색한 인사만 했다.
인선이는 아마 나만 생각하면 이물질이 묻은 엉덩이부터 떠올릴 것이다.
사실 인선이도 얼마나 괴롭겠는가..
아.. 3년이 지났건만, 잊혀지지 않는 이 사건은 언제나 내 기억에서 끝이 날런지..
제발 도와주세요.
어떻게 하면 빨리 기억 속에서 이 사건을 잊을 수 있을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_ _)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