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으로의 편지
글/이채
너무 많이 걸어 왔나 봅니다
어둠이 짙다 해도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너무 많이 온 탓인지
대지위에 흐릿한 길이
갈수록 어둡기만 합니다
마음을 비우고
그대를 비우고
그리고 잊으려 애를 쓴 덕분이라
일상에 잠시 그대를 잊을 수 있어
때로는 그것이 고맙기도 했지만
이렇게 홀로 그대 생각하는 밤이면
잠시라도 서글픔에 마음이 아파옵니다
나 이렇게 씩씩할 수 있고
그대 역시 내게 향한 감정들
조금은 정리된 줄 알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그리 쉽지 않음을
어제도 오늘도 깊은 밤은
어둠일 뿐이라고 말해주는 걸요
시간의 흐름은 때로 운명도
처절하리만치 갈라 놓고
멀쩡한 기억들이 아스라히
저물어가고 그리고 잊혀지게 합니다
하기야
망각이 없었더라면
그대도 나도 쉽지 않을 감정들
어쩌면 시간에게 그리움을 맡기고
스스로 포기할 그날까지 애써
태연한 척 했는지도 모를일입니다
고백할까요
깊은 밤은 정말 지독했고
태양은 빛을 발하지 않았어요
정말이지 철저히 외로움이었다구요
그러나 행복했음을 기억해요
내 생애 짧은 사랑이었지만
긴 행복을 느끼게 해준 당신께
깊은 밤으로의 편지를 띄워요
많이 고마웠어요
그리고 아직도 당신 많이 사랑해요
잘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