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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게임방에서 4

김선욱 |2002.02.08 14:51
조회 167 |추천 0
허리 운동을 하는 척 하면서 옆 여학생의 얼굴을 살펴보았습니다. 얼굴 색이 벌겋게 변한 것이 한 눈에도 열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학생 : 아니 누가 그래요? 전 채팅해서 누구 만나본 적도 없는데요?
여학생 : 아마 우리가 비방에서 채팅하고 있으니 누가 장난치는 거 아니에요? 그 사람 누구예요?
남학생 : 그래요? 님이 들창코에다가 턱에 커다란 점이 있다던데 사실이에요?
여학생 : 아니에요. 틀려요!
여학생은 우겨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분명히 있는 점을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자 남학생은 저에게 세이를 날려왔습니다.
## (From:남학생 ) '점 없다는데요? 어떻게 된 거죠?'##
그래서 제가 다시 알려줬습니다.
## 전송 메시지 : "나이키 농구화 신었구요. 이스트 팩 검정가방 맸어요."
## 전송 메시지 : "확인해 보세요."
저는 이번엔 가방을 뒤지는 척 하면서 옆의 모니터를 살폈습니다. 아마도 여학생은 놀란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친구와 둘이서 속닥속닥 대더니, 대기실의 대기자 아이디를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아는 아이디 있어?" "안 보이는데..." "도대체 어떤 새끼야?" "혹시 사당동 걔 아냐?" 그러면서도 대구의 남학생에게는 끝까지 우기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여학생 : 제가 이스트 팩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은 맞지만 폭탄은 아니에요. 호호호~ 폭탄에 당하고만 살아 오셨나봐. 호호홋~
닭살의 연속이었습니다. 여차하면 대구 남학생이 올라오지 않을 기색을 보이자 이번에는 애교 & 아양 작전으로 나가려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점심에 먹었던 뼈다귀 해장국의 뼈다귀가 목구멍에서 넘어오려는 것을 꾹 참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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