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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하니] 열 여덟살의 자서전1

서석하 |2002.06.25 01:36
조회 893 |추천 0

비가 내린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꽃비가 내린다.
밖으로 나갈 핑계거릴 찾고있는데 마침 친구 솔지에게서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었다.

 

'쌔끈한 아그덜하고 번팅이다. 빨랑나와라잉!!! *^^*'

답을 해주었다.

'아싸~ 대한민국!!!'

문자수신이 끝나기가 무섭게 벨이 울렸다.
솔지였다.

 

"뭐하는 애들인데...?" - -?
"있는거라곤 돈 하고 시간밖에 없는 애들이야." ^______^;
"그런애들이 왜 우리랑...?" - -;;;
"야 사람이 어케 밥만먹고 사냐? 가끔은 햄버거랑 떡볶이도 먹어야지."
"씨바... - -+ 그럼 살많은 너는 햄버거고 난 떡볶이냐?" ㅠ ㅠ
"암튼 빨랑와. 종로타워 앞에서 기다릴께."

 

<그래, 오늘 하루쯤 공부고 뭐고 다 잊고 인간성회복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잽싸게 분단장(별거아니다. 로션바르고 표안나게 엄마화장품 쪼매 찍어바르는... - -;)
하고 전철역으로 달렸다.
내 초록색 쫄티가 너무 파격적이었나!
전철안에서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꽂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내 알아차렸다.
내 쫄티가 문제 있는게 아니고 핫팬츠 아래로 쭉뻗은 늘씬한 각선미에 늑대들이 한결
같이 군침을 삼키고 있음을... ㅡ ㅡ;

 

<긴 바지 입고 나올걸! - -;>

 

아예 어떤 인간은 내가 빤히 보고있어도 시선을 거둘 생각도 않는다.
아니 오히려 나와 눈 맞추려고 애쓰고 있었다.
한 손을 바지주머니에 찔러넣고 무언가를 열심히 주물러대고 있다.
적어도 30대 중반은 되었음직한 사내였다.

 

<씨바... ㅡ ㅡ+ 돌아버리겠네!>

 

사내는 바지주머니에 찔러넣은 손을 쉬지않고 움직이며, 온갖 상상력을 다 동원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사내의 머릿속에서 이미 발가벗겨져 있을것이다.
아니 사내의 거친 손길이 온몸을 더듬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내의 인상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바지속의 손놀림은 이제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고 더욱 격렬해졌다.
사람들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몸을 꼬아대는 사내와 나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사내의 그런 행동에 대한 책임이 내게 있음을 따지기라도 하는 듯한 표정들이다.

그때 어디선가 핸드폰 벨소리가 들려왔다.
벨소리의 주인공은 문제의 사내였다.

 

"여보세여~" ㅡ ㅡ;
"나 지금 죽을 지경이다." ㅠ ㅠ
"왜는 씨파... 오줌마려워 죽겠다니까..." - -;;;
"아까부터 손으로 붙잡고 있는데 더는 못참겠어." ㅡ ㅜ;

 

사람들이 웃음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다.
씨바... - -+++ 웃음이 나야 하는데 왜 나는 화가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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