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에서 후배의 집으로 가는 동안 동욱은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뭐 이렇게 많이 싸왔어?힘들게...”
“그래도 여기까지 오는데 빈손으로 올 수 있어야지..
아부지가 너 주라고.. ...”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후배는 마치 늘 같이 살았던것처럼.. 동욱을 맞았다.
“여기서 둘이 살 수 있어? 아유~좁아서 이거 앉을데도 없다.”
아니나 다를까 방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셨다.
“근데 너 선배형이랑 산다고 하지 않았니?”
“어? 아... 그형이 나가고 얘가 들어왔어...응...”
냉장고에 갖고 온 반찬을 챙겨 넣으시는 엄마.
후배는 자신의 냉장고에 가득차는 음식들을 보며 싱글벙글이다.
“너희 누나가 다음달에 출산이잖아. 한 번 보러 겸사겸사 올라왔지.”
“누나가? 벌써 그렇게 됐나?”
“다행히 날이 그나마 시원해져서 낫지뭐냐...더운데 그 진통 해봐라.
김서방 밥이나 먹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좁은 방안에 셋이 겨우 끼어앉았지만, 어머닌 자리가 불편하신지 금방
일어나신다.
좁은 방이 고마워지는 동욱이다.
“벌써 가실려고요?”
“응. 오늘은 누나네 집에서 자고 내일 갈란다.”
엄마를 누나네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난 동욱은 후배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까 넣어놨던 음식을 죄다 싸들고 희주집으로 갔다.
후배의 원망섞인 목소리가 맘에 걸렸지만 모처럼 맛있는 음식을
희주와 먹을 생각에 신이난 동욱이었다.
하지만 집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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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가 말했다.
“아저씨 많이 미안하실꺼야.. 왜 안그러시겠어...”
“... ...”
갑자기 나오라는 기수의 연락을 받고 나온 자리다.
“그 분은 몇 년전에 사별하셨대. 지금은 아드님 두분과 같이 사시나봐.
너한테 말은 안했지만..간간히 우리집으로 전화하셨었어.
우리 부모님과 몇 번 만나기도 하셨구...”
“... ...”
“이젠 그냥 편해질 때도 됐잖아. 그렇게 쌓아놓고 살면 너도 힘들어.
그러니까 그만해...어?? 저기 아저씨 오신다.”
아버지가 기수옆자리에 앉았다.
기수는 인사를 하고 가버렸다.
“저번엔 내가 경황없이 찾아가서 놀랐지? 미안하다..”
“... ...”
“기수한테 내가 부탁했다. 너한테 꼭 할 말이 있어서..”
“뭔데요?”
“... 미안하다. 너한테도 너희 엄마한테도..”
“지금 와서 말하면 뭐해요?!!”
다시 희수의 목소리가 날카로와 졌다.
“정말 미안하다고 밖엔 못하겠구나.. 특히 너에겐...”
“그 분이 그렇게 좋으셨어요? 엄마도 저도 버리고 갈만큼?”
“... 아니라고 말하진 않겠다. 하지만 방법이 좋지 않았던건..나도 미안하다.”
“전 6살밖에 안됐었어요...너무 냉정하셔서 붙잡을 수도 없었어요..”
“... ...”
“저까지 이용해서 아버질 붙잡으려 했었어요..엄만...
하지만 조금도 알아주지 않으셨죠.” 목소리가 울먹거렸다.
“... ...”
한참으로 아무말 없이 있던 희주가 말했다.
“조금만 갈등하는 척이라도 하셨더라면...그렇다구요.
이제 찾아오지 마세요. 저 아버지 안 미워해요.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 저기...”
“엄마도 잘 계세요... 건강하세요. 갈게요..”
눈물이 날 것같아 서둘러 커피숍을 빠져나왔다.
차 안에서 한참을 울고 아직 커피숍에 남아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너무 늙어서 희주는 새삼 놀랐다.
힘도 없으신 분에게 뭘 더 어떡해 하라는 건지..자신이 한심했다.
차라리 그때처럼 혈기왕성한 아버지였다면 여전히 밉고 원망스러웠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이제 힘도 세지고 거침없이 할 말을 할 나이가 됐는데...
상대는 늙고 힘도 없어서 독한 말조차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후련하고 통쾌할 줄 알았는데...오히려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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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니 동욱이 식탁가득 음식을 차려놓았다.
희주는 깜짝놀라 식탁앞으로 달려왔다.
“엄마가 주고 가셨어요. 맛있겠죠?”
“응. 응”
실컷 배부른 저녁을 먹었다.
쇼파에 동욱의 무릎을 베고 늘어져 있던 희주가 말했다.
“궁금했어..집에 아빠가 있다는게 어떤건지..
엄마랑은 다르게 나를 어떻게 대해줬을까, 무슨 말을 해줬을까..
그러다 그냥 지쳐갔어...궁금해지지도 않고 그리워지지도 않고..
내가 생각했던 말은 거의 하지도 못했어..무슨 말이 하고 싶었는지
생각도 안나더라...”
“이제 잘 해드리면 돼잖아요.”
“아니...너무 늦었어.난 아빠가 필요한 나이는 지났거든.”
“... ...” 희주가 벌떡 일어나 말한다.
“참, 너 계속 내침대서 잘거면 니 침대 뺀다?
버티칼 치우고 책상사서 노트북 놓을까봐...”
“... 그것도.. 나쁘진 않죠...”
“너 왜 얼굴빨개지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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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짧네요 ㅜㅜ
요즘 뭐 하는게 있어서 -_-;;;;
바람이 부네요...날씨가 왜이런다냐...
건강챙기세요 ^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