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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단 잠에 빠졌다.
“앗..
”
‘어제 사고가 날뻔 했을 때 너무 놀라서, 발목이 접질렀는가 보네..
’
‘그러고 보니 어제 그 사람 얼굴이 내 기억에 왜이렇게 선명하지?’
흐음..나는 머리를 절래 절래 흔들며 늦은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서 부엌으로 갔지만, 어제 장을 보지 않아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다.
“휴..일단 씻고 장부터 보러 가야겠네.”
나는 씻고, 아직은 3월이라 날씨가 아침저녁으로 춥다는 말에 옷을 따뜻하게 입고 대형할인마트로 갔다.
필요한 것 이것저것 사다 보니 짐이 양손 가득히 들고 돌아오게 되었다.
“영차..영차..”
“휴~힘들어..배달을 시킬걸 그랬나? 이렇게 많을 거라고는 예상을 못해서..휴..힘들다..”
힘들게 짐을 집으로 들고와서 정리를 하고 보니 벌써 2시가 다 되어 갔다.
“흠..벌써 2시네..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잘도 가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음악을 틀어놓고 봄 청소를 하고 어제 벗어둔 옷을 세탁기에 가져가다가 명함을 발견했다.
‘상엽선배..’
‘연락을 해 볼까? 아니야..또 다시 오빠랑 마주치면 이번보다 더 힘들꺼야..’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서 유심히 명함을 쳐다보는데..이 명함..눈에 익는다..
그러고 보니까 어제 그 남자도 똑같은 명함을 줬다.
‘LJ그룹?’
그 남자와 같은 회사 사람이라니..그 사람 얼굴이 지금도 머리에서 선명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전화기에 상엽선배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한참 벨소리가 가더니 딸칵~
“여보세요”
“저..”
“네 말씀하세요.”
“선배..”
“...다혜?
”
“...”
“다혜구나~전화 안하는 줄 알고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데..정말 해줘서 고마워~
”
“미안해요..해야할지..말아야할지..고민했었어요..”
“아니야..아니야..그래도 이렇게 바로 전화해줘서 정말 고맙다..”
‘선배..나한테 친오빠처럼 따뜻하게 해줬던 오빠..아직도 변함없구나..3년이나 지났는데..’
난 순간 눈물이 왈칵 올라오는 걸 참았다.
‘오빠..미안해..나..상엽선배만은 안되겠어..미안해.."
“다혜야?”
“으..응..”
“우리 만나자. 나 너만나고 싶어..”
“으..응..”
“진짜지? 너 예전처럼 약속 해놓고 펑크내기 없기다?!”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선배, 나 예전에 다혜 아니야..’
“응..그럼..약속장소랑 시간 정해서 나한테 알려줘요..내 폰번호는 ...”
나는 상엽선배에게 내 연락처를 알려주고 다음에 다시 통화하자고 하고 끊었다.
난 항상 선배에게 미안했었다.
그렇게 날 친동생처럼 잘 대해줬지만..아마 선배는 오빠와 나한테 크게 실망 했을 것이다..
오빠와 나 사이의 이별의 진짜이유를..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던 사람에게도 알려주지 못했으니까..
조금 시간이 지나자 상엽선배한테서 문자가 왔다.
‘내일 오후 3시 J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보자’
휴..그래..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야..
앞으로만 생각하자..3년이자 지났잖아..
이제 오빠를 보더라도 편하게 볼 수 있어..
나는 속으로 그렇게 다짐을 하면서 집안을 정리하고 저녁을 지어서 먹었다.
“아~이제좀 쉬겠네..”
“그렇지..내 친구 많이 섭섭해 하겠다..아스카한테 전화 해줘야지..그리고..내 하나밖에 없는 친구 미라..에게도 내가 한국에 왔다는 거 알려야겠지?..”
나는 수화기를 들고 먼저 아스카에게 전화를 걸어 내 근항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한동안 이야기를 했다.
전화를 끊고 친구 미라에게 전화를 거는데 가슴이 많이 떨렸다.
뚜르륵..뚜르륵..
“저희집에 전화주신거 감사해요~그런데 제가 지금 외출중이거나 휴식중이네요..용건이 계신분들은 연락처와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바로 연락 드릴께요~그럼 삐~소리 나시면 말씀해주세요~이상 윤미라 집 전화였습니다~”
자동응답기로 넘어갔네..집에 없나..
띠~~~~~~~~~
“...저기..미라야..나 다혜야..나..한국에 들어왔어..메세지 들으면...아니야..내가 다시 할게..”
휴..미라가 들으면 놀라겠지?
미라도 일본에 오지 않았고, 또한 나도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으니..어떻게 변했을지..보고싶다..미라야..
갑자기 집에 혼자 있다보니..마음이 울쩍해졌는지..예전에 버릇이 또 나오는거 같았다..
울고 싶은 마음..하지만..나는 울지 않았다..
내가 3년이라는 시간동안 힘든 외국생활을 혼자 힘으로 이겨내면서 내 눈물이 마를 수 있게 노력을 했는데..
더 이상 내 눈물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나는 기분 전환 할 겸 뜨거운 물에 입욕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누웠으나, 내일 상엽선배를 만나는 생각에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한참 유준이랑 회의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번호를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
처음에는 무시할려고 했는데, 유준이가 잠시 티타임좀 가지자고 그래서 받았는데..다혜였다.
내가 놀라는 모습을 봤는지 유준이가 옆에서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왔다.
그리고 잠깐의 통화를 하고 연락처를 적었을 때 나는 다혜가 걱정스러웠다.
혹시 나를 통해서 영호소식을 접하려고 하는건 아닌지..난 영호한테 다혜를 만났다는 말을 아직 안했다.
왜냐하면 영호가 힘들게 마음을 접었고, 또 결혼을 한 영호에게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말을 해야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제 신혼의 재미와 행복을 느끼는 재수씨를 위해서라도 안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유준이가 의아한지 나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누구 전화길래 그렇게 놀라는 거야?”
“어?..아니야..예전에 알던 후배..”
“후배? 너 엄청 놀라는 모습이였어. 너 그렇게 놀라는거 처음봐. 여자야?”
“어? 응.”
“진짜?! 이야 너에게도 제대로 된 로맨스였던 여자가 있기는 한가 보구나. 그렇게 반가우면서 놀라는거 보니.”
“아니야. 그 애는 나와 연애한 아이가 아니야..너가 동생을 아끼듯이 나한테도 친동생 못지않게 아끼던 후배였어..”
“그래? 그럼..혹시??”
“뭐?”
“아니야.”
“너 또 이상한 쪽으로 상상한거 아냐?”
“일이나 하자. 너 때문에 티타임을 오래했어. 지금 우리는 여유부릴 때가 아닌 거 알지?”
“알았다. 너한테는 일이 부인이고, 애인이지~”
“알면 됐다. 계속 얘기해봐.”
“그래~요즘 새롭게 떠오는 회사 하나 알지?”
“응~”
“그 회사를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면 좋을 거 같아. 기존의 업체만으로도 우리 회사는 큰 문제는 없지만, 앞으로를 보면 좀 더 새로운 업체와 맺어두는 것도 좋지.”
“흐음..그런데 그 회사 아직 그런 계획이 없다고 한 걸로 아는데?”
“그래. 그게 중점이야. 분명히 그 회사를 탐내는 우리 같은 회사들이 좀 있다고 정보를 접수했어. 그런데 다행히 그 회사에서 어디에 속하는 걸 별로 내켜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은 벌 수 있어.”
“흐음..그러면 우리가 먼저 접촉을 시도하자는 거군.”
“그렇지~다른 회사가 손을 쓰기 전에 우리가 먼저 체결을 하자는 거지.”
“음..그런데 그 회사를 파고 들어갈 방법이 있어?”
“그건 지금 정보수집중이니까 기다려봐. 최근에 알아낸 것은 일본에 알아주던 직원을 한명 스카웃 시켰다고 들었어.”
“그래? 이름이 어떻게 되는데?”
“엔도 아키라”
“그렇군.”
“응. 그런데 문제는 그 인물의 배일이지.”
“무슨 소리야?”
“그 직원의 정보를 얻고 있는데, 그 이력에 대해서는 나오나 인물의 사진은 아예 나오지 않아.”
“그래?”
“응. 인물의 얼굴을 알면 더 접근하기 쉽겠지만, 지금은 그정도 얻어낸거에 만족하자고. 천천히 시작해도 되니까. 흐음..일단 알았어.”
“너가 왜 이 회사에서 인기 1순위인지 알겠다.”
“뭐가?”
“너 일 할때 모습도 부드러우면서 깔끔하게 하는 스타일이지. 거기다 여직원들한테 젠틀맨으로 소문나 있으니.”
“부러우면 너도 그렇게해~인물이야 나보다 훨씬 핸섬하게 생겼으니까.”
“됐다. 난 여자가 내 주위에 붙는거 자체가 싫어. 이제 좀 숨을 좀 돌릴 수 있겠다.”
유준이랑 나는 서류정리를 하다 보니까 저녁이 넘어서 퇴근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으로 식당으로 이동을 했다.
“아~배고파~나 늦게까지 일 시켰으니까 저녁을 너가 쏴라~”
“언제는 내가 안샀어?”
“그거야 그렇지. 이렇게 말이라도 해놓아야지 편하게 밥을 먹지.”
“하여튼 능구렁이라니까. 그러니 우리 어머니도 너 오면 그렇게 좋아하시지. 어머니가 너 좀 집에 좀 들리란다.”
“그래? 하긴..너희 어머니가 너한테 아들의 사랑을 못 느끼시지. 동생만큼 어머니한테 살갑게 굴어봐라. 그러면 너희 어머니 지금보다 2배아니 그 이상 얼굴이 더 좋아 지실거야.”
“난 그런 재주 없어. 그리고 너한테 일일이 우리 집 일을 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알았다. 더 이상 말 안하마.”
이 녀석 은근히 집안 얘기에 예민하네. 자식..그게 뭐 숨길일이라고..넌 너의 친어머니의 대한 사랑이 많아서 그래..하지만 너를 그렇게 잘 키워 주신 분은 지금의 어머니야..너도 어머니 사랑하면서 친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에 그러는거 알어..
우리는 한정식을 시켜서 저녁을 먹고 후식까지 먹은 후에 자리에서 떴다.
각자 차에 오를려고 하는데 유준이가 말을 꺼냈다.
“아! 내 동생이 그러더라. 내가 너를 못나줘서 너가 연애를 못한다고. 이제부터는 안 잡을 테니까 연애사업 많이 해라.”
“뭐? 역시 나를 알아 주는건 너 동생밖에 없다.”
“단, 회사에 오는 여자는 없게 해라. 나 그것만은 못 봐준다.”
“걱정마라. 내가 또 뒤끝은 깨끗하게 정리하는 사람이잖아~”
“그럼 연애사업 열심히 하고 나는 간다. 내일 보자.”
“그래~너도 가서 동생이랑 재미있게 놀아라~”
유준과 상엽은 그렇게 인사를 하고 각자의 차에 올라 각자 행선지로 향했다.
상엽은 차에서 내일 다혜를 만나면 어떻게 얘기를 할까 고민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영호 귀국날짜가 다음 주 월요일이라고 했지?
흐음..영호야 부디 신혼여행에서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고 또한 다혜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버리고 돌아와라.. 이제는 넌 아내가 있는 남편이니까..
상엽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말하면서 잠에 빠졌다.
유준은 집에 가는 길 어제 사고가 났던 곳을 지날 때는 속도를 줄여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어제 그 여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하지만 그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유준은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귀가를 했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어머니에게 간단히 인사한 후 2층으로 올라가 먼저 차가운 물에 샤워를 했다.
아직 3월이라 추운날씨지만 유준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 여인 때문에 몸이 뜨거워져서 몸을 식히기 위해 찬물에 몸을 맡겼다.
유준은 단 한번밖에 만나지 않은 그 여자 때문에 자기 몸이 반응을 하는지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 답은 몸이 해주고 있는데도..유준은 애써 우연이라고 생각하면서 찬물앞에서 한동안 서 있었다.
복사해 와서 그런지 글씨가 커지지가 않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