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내 인생의 로맨스 >> - 45

마녀본색 |2006.03.30 08:24
조회 1,080 |추천 0

#12장. < 갈등> - 2


전망좋은 bar안의 구석 테이블엔 비우지 않은 술잔을 앞에 둔 태봉과, 겨우 반잔정도가 비어있는 술잔을들고 쇼파 깊숙이 몸을 기대 앉은 윤호가 침묵을 지키며 앉아있었다.

태봉은 방금전 윤호에게서 들은 말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 저한테 농담 하시는 겁니까?”


“내가..왜?... 이 아까운 시간을 들여서, 태봉씨에게 농담을 하겠습니까? 안그래요?”


“...............”


“물론, 나도 처음엔 꽤, 놀랐습니다! 이런 우연이 있다니 말이죠... 하지만, 전미우씨에 대한것이 절대 거짓이 아니란건 지금 당장 증명해 보일수 있어요...”


윤호는 옆에 두었던 봉투를 하자 태봉의 앞으로 밀어주었다.

태봉은 떨리는 손으로 그 봉투를 열어 안의 내용물을 꺼내 손안에 펼쳐 보았다.

결혼식장면이 찍힌 사진... 분명. 신부인듯. 화려한 순백색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미우였다.

화장이 진하긴 했지만, 분명히 미우였다. 태봉은 믿을수 없다는듯, 한 장한장, 다음 사진을 넘겼다.

지금 자신의 매형인 민석과 미우과 나란히 선 사진... 그리고....

민석이 자신의 누나인 유미의 손을 잡고 식장밖을 빠져나가는 사진... 그 뒤에... 충격받은 얼굴로, 멍하니 서있는 미우의 모습까지...

태봉은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는듯 했다.

어떻게. 그 많고 많은 사람중에.. 하필이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하필이면....


태봉의 모습을 여유롭게 지켜보던 윤호는 이제 확실한 자신의 말만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고,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놓고, 딱딱한 어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이제! 미우씨와 당신.. 절대로 될 수 없다는거 알겠죠. 아마. 이 사실을 알게되면, 당신뿐아니라, 당신누나, 현민석이사.. ”m"그룹까지.. 타격을 받을수 있을겁니다.“


“무슨....”


“권회장님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계신거군요.. 지난번, 미우씨 결혼식이후. ”m"그룹과 강유미씨가 어떤 타격을 받았는지는 잘 아실겁니다. 물론, 그건 시작에 불과했지만요... 그나마, 미우씨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에서 멈췄다는것만 아십시요... 그 여자가 받은 상처에 대해서 감히 상상도 하지마시구요..“


“..........”


“자존심 강한 여자가. 아무런 낌새도 느끼지 못하다가 결혼식장에서 버림받고, 오히려 자신이 악녀로 전락되고, 망가진것 처럼 가십란에서 자신을 떠들어대도, 공식적인 표명도 하지 못하고. 지금처럼. 이렇게 지방지사로 자신이 누구란걸 숨기고... 숨어야 했으니까...”


“....................”


“..... 그런 여자가... 남자라면, 치를 떨것같은 여자가 어째서 당신과 그렇게 발전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여기서 그만 하시죠!”


“무슨......”


“당신 누나! 지키고 싶으면, 이제 그만, 미우씨 옆에서 비키란 말입니다.”


“..........”


윤호의 단호한 말에 제대로된 변명한마디 할수 없었다. 그간의 일들이 폭풍처럼. 머릿속을 에워싸고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태봉의 모습을 보던 윤호는 그래도 정리할 시간을 줘야할것같아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충격이 꽤, 있는것 같으니까,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 하죠... 아직. 내가 해야할 말이 많으니.. 내일 다시 얘기 하도록 하죠!”


말을 마친 윤호는 아직도 말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있는 태봉을 남겨두고, bar을 나섰다.

이제,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어쩔수없이 둘은 안될테니... 자신은 느긋하게 기다리기만 될테니까!



미우는 저녁내내.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이상하게 윤호의 조짐이 이상했다. 뭔가를 아는듯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둘을 보고 얘기했었다. 그리고, 태봉만 따로 불러내다니...

아무래도, 이상하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하다역시 오늘따라 불안해 보이는 미우를 보고 의아했다. 태봉과 잘된후부터 행복에 겨워 죽을것같은 얼굴만 하고있던 미우가. 불안해 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좌불안석이야?”


“어?..어...”


“왜? 무슨일 있어?”


“아니... 그냥....”


“오늘은 태봉씨랑 데이트 안해? 매일같이 10시 가득채워서 오더니?”


“그게... 하다야, 사실은. 권상무가, 오늘 태봉씨랑 만나고 있거든?”


“뭐? 권상무가?”


“어... 느낌이 안좋아.. 그사람 표정...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어...”


“........그래?,., 하긴. 그사람,, 작은설에 서울 갔다와서부터. 뭔가 조용하다 싶었는데.. 혹시, 니 배경 얘기하고, 태봉씨한테 그만 만나라고 하는거 아냐?”


“지가뭔데?”


“뭐긴 뭐지! 회장님께서, 너한테로 적극 밀어붙이는 사람이잖니... 그 이유만으로도 충분하지!”


“만약에 그렇다고 해도, 흔들릴 태봉씨가 아닐테니까, 상관은 없어... 그런데. 그 자식 표정이....... 뭔가 찜찜해!”


미우는 불안한듯. 시계를 쳐다보았다. 어느덧 시간은 11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태봉에게서 한통의 전화도 걸려오지 않았다. 전화가 오고도 남을 시간일텐데...

한참을 핸드폰만 노려보고있던 미우는 태봉에게 전화를 걸었다.

긴 신호음이 이어졌지만, 태봉의 목소리는 끝내 들을수가 없었고, 집으로가 초인종을 눌러도.. 태봉의 기척을 찾을수가 없었다.


태봉은 불꺼진 거실안에 혼자 앉아 오늘 알게된 사실의 충격에 머릿속을 정리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여자...

엉뚱 엽기공주 전미우...

.......

,,,,,,

‘s'그룹 고명딸....

‘m'그룹 장남과의 결혼식에서...버림..받다...

‘m'그룹 장남은 지금 자신의 매형이고, 하나뿐인 누나의 남편이다....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이건... 운명의 장난이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을 지경이였다.

그런데... 자신도 몰랐지만, 미우도 모를것이다...

자신이 ‘강유미’의 동생인지..

그리고.... 유미의 결혼식 다음날, 우연히 마주쳐 같이 탄 택시안에서... 유미의 결혼을 축하해주었었다.

얼마전엔, 그 유미의 임신 축하 선물을 태봉을 통해 전달해 주었다.

잔인하게도.. 자신에게 상처를 준사람인줄도 모르고. 미우를 그랬던 것이다.

그 상처덕분에, 태봉과 시작할때도, 도망만 치려고 했었다.

그 마음을 힘겹게 외면하려고 했었다.

그런 미우를 감싸안았었다. 그런미우에게 약속했었다. 절대로 변하는일 없을거라고...

그런데..

지금은 뭐가 뭔지 모를지경이였다.

미우에게서 걸려오던 몇통의 전화를 받을 정신도 없었고, 인터모니터에 비친 미우의 모습에. 미동도 없이 벨소리가 울리지 않을때까지. 숨을 죽였다.

저 여자를 지금 어떻게 본단 말인가? 불과 몇시간 전까진.. 사랑뿐이였는데...

저 여자를 보면, 사랑한다는 마음뿐이였는데.. 지금은 아니다.

뭔가 더 복잡하고 알수없는 감정들로, 혼란스러웠다.

태봉은 겨우 전화기를 열었다. 부재중 전화 7통..... 발신자.. 엽기공주... 태봉의 눈빛이 떨렸다.

그리고, 태봉은 윤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그리 오래가지 않고, 윤호의 목소리가 전화기안에서 흘러나왔다.


[네... 차태봉씨!]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그런 당신이 알고있을텐데!]


“아니... 모르겠어... 난.. 전미우란 여자밖에 안보여, 꽤 충격적인 사실이긴 한데... 그래서, 나보고 뭘! 어쩌라고!”


태봉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감정이 북받쳐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인 윤호의 목소리는 냉정하고, 흐트러짐이 하나 없었다.


[조용히 여기 정리하고, 퇴사하세요, 소문나지 않게. 이 회사 그만둬도 당신 갈곳이야 얼마든지 있을테니까..]


“또?”


[미우씨에게도 조그의 내색도 하지 마세요! 사실을 알아봐야. 그 여자 상처만 더 후벼파는 일일테니]


“........”


[이쯤에서 당신이 조용히 정리하고 물러나 주면,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가는거야! 얼마 있지 않아. 미우씨도, 나도, 다시. 본사로 올라갈거야! 그 다음은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내가... 싫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지킬수가 없게되지. 당신 누나의 행복도, 당신 매형의 행복도.. 또! 미우씨도. 아까도 말했었지만. 사실을 알게 됬을 때 권회장님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아무도 상상을 못할테니 말이야!]


“................................”


[일주일...그 이상은 나도 못 기다려! 그 안에 정리하고 조용히 떠나주시죠! 차태봉씨!?]


태봉은 대답없이 전화를 끊었다. 정말 간단한 문제가 아니였다. 사실을 말하고, 반대를 무릎쓰고라도 떳떳히 미우곁에 있으려 한다고 해도.. 그 일은 아무도 예상할수 없을것이다..

모든 사실을 알고나면,, 미우역시... 어쩌면, 미우역시. 자신을 보려하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윤호의 말대로, 누나도, 매형도 매형 집안도... 자신의 사랑도 아무것도 보장받지 못할것이다.

그러면.. 정말. 이대로 조용히 정리하고. 미우곁을 떠나줘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하더라도, 미우가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은 같을것이다...

어쩌면, 정말 사랑이란 마음을 부정하고, 외면하고 믿지 않을것이다. 그렇게 상처가 많을 것이다.

태봉은...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정말 자신이 지금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벌써. 이틀째다....

태봉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지...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아무리 초이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려도 태봉은 없었다. 연락이 되지 않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미우의 마음도 초조해져만 갔다.

미우는 손톰이 거의 닳도록 물어뜯다가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는 앞뒤사정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윤호의 방으로 쳐들어갔다.

바쁘게 업를 보고있던 윤호는 미우의 요란한 구두굽 소리에 고개를 들어, 잔뜩 긴장한 미우의 얼굴을 보았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얼굴도 까칠하고, 눈밑엔 다크써클까지 생긴것 같았다.


윤호는 보고있던 서류위에 펜을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가 할수있는 최대한의 위로하는 표정을하고는 말했다.


“무슨 일이시죠?”


“이틀전에... 차태봉씨하고 저녁에 만나셨잖아요!”


“네,”


“도대체, 무슨일이였는데요?”


“그냥 사적인 이야기 였습니다.”


“사적이 이야기 였는데, 왜? 태봉씨가 이틀째 출근을 안하냐구요.. 자취도 없이! 당신. 그 사람한테 무슨 얘길 지껄인거야?”


미우의 말투가 거칠어졌다.


“우선 진정좀 하세요!”


“빨리 말해! 대체 무슨말을 한거야! 알렸어? 내 집안?”


미우는 거칠어진 것을 넘어서, 태봉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점점 이성을 잃는듯 했다.

그리고, 윤호를 그 원인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윤호는 그런 미우의 반응에 조금 놀랐지만, 감정을 다잡고 미우을 향해 시침을 땠다.


“난. 그 어떤말도 한적 없어요! 그리고, 당신 집안을 알았다고 해서, 차태봉씨가 이틀이나 자취를 감출리는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럼 대체, 그 사람이 왜 안오는 건데? 무슨 얘길 한거야?”


“흠... 그냥 이것저것... 친구도 없었고, 차태봉씨와 그냥 이야기좀 하고 싶었어요, 그 사람이 올린 기획안에 대해서도 의논하고 싶었고.. 그게 그렇게 잘못한 겁니까?”


윤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우가 더 이상 반박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그날 낮까지 한결같던 태봉이. 그날저녁부터 갑자기 자취를 감췄는데.. 미우는 뭐가뭔지 알수 없었다. 대체, 무슨일이 있었기에...


윤호는 미우의 반응을보고, 미우를 살짝 끌어당겨, 쇼파에 앉혔다.

이전같으며, 그런 윤호의 손길을 강하게 뿌리쳤었겠지만, 지금은 태봉의 걱정에. 윤호가 자신에게 무슨 행동을 하는지. 미쳐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윤호는 손수 따뜻한 녹차를 미우앞에 내려놓고, 미우가 입을 열때까지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만에야 미우는 이성을 차리는듯, 머리를 가로저으며, 앞에 놓인 녹차를 쭈욱 들이켰다.


“죄송합니다. 권상무님.... 걱정이 돼서그만..”


“이해합니다... 제가 알아볼까요?”


미우는 그제서야, 자신이 지금 무슨짓을 한지 깨닭고 있었다. 태봉과의 관계를 숨겨도 모자랄판에, 다 드러나도록 오버를 했으니... 그런 미우의 얼굴에 떠오른 당혹스러움을 윤호는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었다.


“모를줄 알았어요? 당신이 좋은 사람 있다고 했었고, 사실, 그날. 당신이 태봉씨와 함께 있었는지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조용히 물러나 줬잖아요... ”


물론 거짓말이지만, 미우는 그런 윤호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비꼬지 않았다. 비꼬아줄 여력이 부족했다.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그러니까. 미우씨는 걱정말고, 미우씨 일만 열심히 하세요, 설마 무슨일이야 있겠어요?”


“........”


미우는 처음으로 윤호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그럼, 그만, 자리로 돌아가셔서, 일 열심히 하세요... 몸이 많이 안좋아 보이는데.. 조퇴라도 하던지요..”


“아닙니다.. 실례 하겠습니다”


미우는 말을 마치고, 들어올때와는 달리 힘없이 방을 나갔다.

미우가 방에서 퇴장하자, 윤호는 얼굴 만면에 띄었던 연기용 표정을 거두었다.

미우의 반응이 좀 당황되긴 했지만. 우선은 이걸로 된 것이다.


“조용히 정리하라고 했더니. 완전 자취를 감추셨군, 차태봉... 그래.. 어쩌면, 그게 더 나을거다,”


윤호는 승리자의 얼굴이 되어서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보던 서류에 다시 집중할수 있었다.

이젠.. 느긋하게 시간을 즐기는 일 밖에 남아있질 않을테니까....




미우가 태봉 걱정에 쌓여있을 즈음. 태봉은 서울집 거실에서, 침묵과 함께 앉아있었다.

이틀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선택은... 윤호의 요구대로, 이대로. 미우옆에서 사라지는 것이였다.그녀에게도 상처를 안기고, 자신의 가족도 상처를 입고, 그리고, 아무도 행복해질수 없다면,  지금 잠깐 자신이 불행하고 말고,, 미우.. 미우가 상처는 받겠지만.. 그편이 훨씬 나을거라고 생각했다.

태봉은 표정없는 얼굴로 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현민석입니다!]


“매형... 접니다.”


[어? 처남.. 왠일이야?]


“저녁에 시간 되십니까?”


[음... 괜찮아!]


“그럼.. 좀 만나뵜으면 하는데요.”


[오늘? 오늘 출근하지 않았나?]


“네...”


[그래, 그럼 저녁에 보지...]


민석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 가까워지자 태봉은 몇일간 누적된 피로를 씻어내듯, 뜨거운물에 샤워를 하고, 깔금하게 면도를 하고,, 깨끗한 정장을 골라입고는 약속장소를 향했다.

그들이 몇 번 함께 만났던, 레스토랑... 태봉이 도착했을땐, 민석이 나와있었다. 그리고, 유미도...

태봉은 그들을 발견하고 몇초정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저 자리에.. 유미가 없었다면, 미우가 있었을까? 태봉은 씁쓸하게 웃으며, 테이블로 다가갔다.


“누나, 오랜만이야! 내 조카는 잘 크고 있어?”


“당연하지. 그런데, 평일인데 갑자기 왠일이야? 무슨일 있어?얼굴도 헬쓱하고...”


“어... 나, 그 회사 그만두려구.”


갑작스런 태봉의 말에 유미는 갑자기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태봉의 다음 말을 재촉했다.


“그냥.. 향수병인가봐...누나도 너무 보고싶었고,,, 아는사람도 없고 하니까.. 거기가 외롭더라구.”


태봉의 그 말에 유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불과 한달여전만 하더라도, 쑥스럽게 웃으며 사귀는 여자가 있다는 태봉이였다.


“너.. 사귄다는 그애는......?”


태봉은 유미의 말에 씁쓸한 웃음만 떠올랐다. 이 사실을 알면...유미도, 민석도, 꽤나 놀라겠지...

하지만, 말해서 좋을것 없으니까...이미. 자신이 다 감당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잘.. 안됬어...”


유미는 태봉의 얼굴이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는지... 그 이유가 단지. 실연이라고 생각할수 밖에 없었다.


“그럼 처남...”


“네, 저. 매형 회사에서 일해도 될까요?”


“그래, 그런거면, 진작 말하지 그랬어, 바로 자리 만들테니까. 시간 얼마나 필요해?”


“.... 한.. 일주일쯤... 그정도면, 될것 같아요..”


“그래.. 잘생각했어.”


그리고,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들은 고릅 코스 요리를 앞에 두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느긋하게 식사를 시작했지만. 태봉은 시늉만 할뿐, 제대로 먹을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못먹어.. 얼굴 너무 안좋다.. 많이 좀 먹어!”


“어. 먹고 있어.. ”


태봉의 모습에 유미는 걱정스러운듯. 핀잔을 주며, 말했지만, 태봉은 그릇은 여전히 비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식사를 하던중, 갑자기. 미석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태봉은 민석의 갑자기 굳어지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다.


“매형.. 왜? 그러세요?”


“어? 아니야....”


민석은 재빨리. 시선을 내리깔았지만, 태봉의 말에, 유미도 무슨일인지. 민석의 시선이 머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유미의 표정도 민석만큼 굳어졌다. 태봉은 둘의 반응이 이상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태봉의 뒤쪽에는 금방 들어온듯한,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웨이터의 안내를 받고, 테이블을 찾아 앉고있었다. 태봉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유미와 민석을 보았지만,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들 그래? 아는 사람들이에요?”


“........”


“처남.. 이거 미안해서 어떡하지.. 그만 나가면 안될까?”


“네?”


아직 디저트도 나오지 않았다. 좀전까지. 임신한 여자답게 열심히 먹어대던 유미도 입맛이 똑! 떨어진듯. 손에서 포크를 놓고, 민석의 말에 동의하느 눈치였다.

태봉은 직감적으로, 방금전 자신이 돌아봤던 사람들이. 민석과 유미에겐.. 그다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인것 같았다.


“뭐야? 누나! 누군데. 그래?”


“........ ‘s'그룹 회장님과. 사장 내외분이야..”


유미의 말을 들은 태봉의 표정은 민석과 유미만큼 굳어졌다. 아니. 화가난 얼굴로 일그러 졌다.

태봉은 몇초간 말없이. 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화가난듯, 먼저 벌떡 일어서, 레스토랑을 빠져나왔다.

화가났다. 그런일이 벌어지지 않도록만 했어도, 이런일을 없었을것 아닌가?

자신이 미우와 헤어져야 할 일도 없을거고, 유미가 당행던 부당한 대우가 없었어도 됬을거였고...

또, 지금처럼 식사중에 도망치고 싶어지지도 않았을것 아닌가..

몇일간 억누르던 감정이 꾸역꾸역 밀고 올라오는것 같았다.

태봉은 아직 차가운 공기에 열을 식히듯. 민석과 유미가 나오길 기다렸다.

유미와 민석이 갑작스런 태봉의 행동에 당황하다가 태봉을 뒤따라 레스토랑 밖으로 나오자, 태봉은은 문 앞에 서있었다.

유미는 장대처럼. 서있는 태봉에게로가 핀잔주듯 말했다


“얘, 그렇다고, 말도없이 그렇게 나가니..얘,,,,”


하지만, 돌려세운 태봉의 표정을 보고 유미와 민석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무척 화가 난 얼굴이였다.

뭔지... 화도났고... 뭔가,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 얼굴이였다.


“너, 왜그래?”


태봉은 답답하고, 화가 났지만, 차마, 애써 누르고있는 말을 다 쏟아부을수는 없었다.

하지만, 화가 나는걸 억지로 재울수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유미에게 화를 냈다.


“.... 무슨 죄라고, 밥을 먹다가, 못 먹고 나가자고 해? 둘만 떳떳하면 되잖아..”


태봉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유미도 민석도 당황했다.

태봉역시 갑자기 격해진 감정에, 누나에게 소리지른 것이 미안해서, 땅을 향해 한숨을 내뱉었다.

그 모습을 본 민석은 태봉의 어깨를 토닥였다. 아마 동생의 입장에서, 화가 날만도 할테지 시었다.


“처남. 미안하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하지만, 처남이 말한것 처럼. 그리 간단하지가 않았어... 그래도, 내가 후회는 하지 않으니까... 내가 앞으로도 누나에게 잘할테니까, 그만 화풀어..”


화가난, 태봉의 귀에, 그런 민석의 말은 짜증스럽기만. 했다.

자신의 누나도 누나지만... 지금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 될 뻔한 여자... 그 여자의 마음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 여자의 상처를 후벼파놓은 남자가. 자신의 매형이라는 사실에 태봉은 잠시, 그런 민석을 원망스럽게 보고는 돌아섰다.


“저, 이만 내려가겠습니다. 다음에 뵙죠..”


그리고는, 유미와 민석이 채 잡기도 전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민석은 그런 태봉의 행동이 이해가 되면서도 왠지, 마지막에 본 태봉의 원망섞인 눈빛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속상해하는 유미의 어깨를 감쌌다..

 

==============================================================================

에고고~ 또, 몇일만에 올리네요, ^^

몇일동안 슬럼프는 아니였는데, 다른짓좀 하느라 또, 늦었네요.. ^^

 

이제, 본격적인 갈등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이래저래 생각이 많네요..

처음 생각했던 진로에서 조금 벗어나기도 했구요.

처음 구상했을때는 윤호란 인물이 아니라, 우연히 태봉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였는데...

이렇게 바뀌어 버렸네요.. ^^ 윤호란 인물을 조금이나마 더 못되게 표현하고 싶어서요.

윤호의 이미지를 "얼음조각"="냉혈인간"으로 생각했었는데..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것 같기도 했었고,

또, 미우란 인물이 상처로 인해 독살스러워 지는 설정이였는데, 자시나마, 태봉과의 러브러브 덕분에 말랑말랑한 로맨티스트였지만. 다시. 독살스런 아가씨로 바꿀려면 이런 설정이 좀 나을것같아서요..

이상한가요? ^^

 

아~ 거리에는 개나리며, 벚꽃이 피더라구요~ 날씨는 갑자기 추워졌지만~

봄날입니다~ 황사와 꽃샘추위만 없다면, 딱인데 ^^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마녀 올립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