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다는 영화에서 맹활약 중인 김석훈이 SBS 새 드라마스페셜 <정>(극본 장영철 외·연출 정세호·수∼목 오후 9시55분)의 '날건달' 철수 역으로 안방팬을 찾는다.
지난해 SBS 단막극 <남과 여―가위>에 잠깐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2년 전 SBS 드라마스페셜 <경찰특공대> 이후 햇수로 3년 만이다. 오랜만에 TV에 복귀한 김석훈을 기다리는 역할은 야망과 불만으로 가득 찬 '거친 남자'. <홍길동> <토마토> <경찰특공대> 등에서 이제껏 보여줬던 '범생이'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 기세다.
# "멋은 내 몫이죠"
일찌감치 정세호 PD와 출연을 약속하고 김석훈이 드라마 <정>의 기획 단계부터 참가했던 것은 이미 알려진 이야기. 김석훈은 지난해 <정>의 시놉시스를 보고 형인 병수 역과 동생 철수 역을 놓고 잠시 고민했다. 병수와 미연 부부가 엮어가는 생활의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중심일 뿐 아니라 병수라는 인물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석훈은 철수를 택했다. 건달기가 흐르는 철수가 지금까지 맡았던 인물에 비해 자신과 가장 비슷했기 때문. 김석훈은 "철수가 내 취향에 맞는다"고 말했다.
"철수는 멋있는 놈이죠. 뭘 해도 되는 일 하나 없는 처지면서도 꿈을 잃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 불쌍하기도 하고요." 이모의 운전기사를 하면서 '땡처리 중계업' 등 돈되는 일은 닥치는 대로 건드리는 철수는 출세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인물이면서 동시에 딴살림을 차린 아버지에 대한 불만과 일찍 죽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처음으로 '날건달'이 된 김석훈은 행동이나 말투로 '양아치' 흉내나 내는 연기는 사양한다. 철수의 컨셉은 '고급 양아치'다. 정세호 PD의 특별 주문으로 애초 염두에 뒀던, 영화 <멕시칸>에 나오는 브래드 피트의 낡아 빠진 캐주얼풍의 의상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너는 고급 양아치야"라며 너무 '싸게' 보이지 않도록 정PD가 요구했기 때문이다.
"철수는 크게 될 놈이래요. 그러니 옷도 정장으로 잘 차려입으라고 하시던데요." 결국 김석훈은 청바지와 티셔츠로 평범하게 입기로 했다.
# 홍길동의 저주(?)
98년 정세호 PD의 <홍길동>으로 데뷔한 김석훈은 벌써 5년 경력의 연기자지만 아직도 방송국에만 오면 긴장된다고 한다. <정> 촬영 때문에 SBS 스튜디오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줄담배에 연방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홍길동> 때문이에요. 작은 역부터 차근차근 올라간 게 아니라 단번에 대형 미니시리즈 주연 자리를 꿰차서 부담이 정말 컸거든요. 그 이후로 방송국에만 오면 떨려요." 그래서 방송국에서 만난 김석훈은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화난 듯한 표정을 자주 지어 주변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고.
요즘 김석훈은 온몸이 성한 데가 없다. 긁히거나 멍든 것은 기본이고,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액션영화 <튜브>를 찍으면서는 허리를 다쳐 아직까지 몸이 불편하다. 며칠 전에는 드라마 <정>에서 해미(한채영)를 놓고 재만(류수영)과 격투를 벌이기도 했다.
"<홍길동>은 '액션 블록버스터'잖아요. 액션이 많은 드라마를 통해 데뷔한 때문이지 영화도 때리고 맞는 역이 많아요. 몸이 성할 날이 없죠." 김석훈은 <홍길동> 이후 드라마 <경찰특공대>, 영화 <단적비연수> <튜브> 등에 출연했다.
# 행복
98년 중앙대 연극과를 졸업한 김석훈은 국립극단에서 활동하던 중 정세호 PD에게 발탁돼 TV 탤런트로 데뷔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데뷔작인 <홍길동>이 끝나고도 '천직은 연극인'이라고 여겼다. 비록 배고픈 직업이지만 '행복은 돈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00만원이 안되는 월급이었지만 그때도 행복했다고 한다.
김석훈에 '고백'에 따르면 그는 요즘 불행하다. 연극을 못해서나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다. 행복의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김석훈에게 행복의 기준은 '좋은 여자'. '좋은 여자'와 교제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김석훈은 지금 '좋은 여자'를 구하고 있다.
굿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