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얼마나 흘러 갔을까? 그때 봤던 구름을 다시보게 된다면 좋으련만...
이렇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바보같은 22살 남자입니다. 제가 고1 때였어요. 사랑이라는 말이 참 어색할 나이이고 대입이라는 자석에 이끌려 이리저리 끌려 다닐 때였죠. 여자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그럴 시간도 없었어요. 가끔 야간자율학습을 하기 전에 친구들과 농구를 하는 정도로 스트레스를 풀곤 했죠. 하지만 친구생일 때는 꼭 노래방을 가야하는 저희만의 전통이 있었어요. 제가 노래를 조금 부르는 편이라 갓 입학한 저에게 친구들의 관심이 쏠리게 되었고 흔히 인터넷에서 칭하는 BF가 생기게 되었어요. 학교에서 짝꿍으로 지내며 항상 같이 다니고 밥도 같이 먹고 독서실도 다니고 과자가 하나 생기면 둘이 나눠먹고, 하루하루가 제 인생의 봄이었어요. 활짝 열린 나팔꽃 부럽지 않은 고1 생활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친구 생일이었고 노래방을 가게 되었어요. 다른 때와 다르게 여자애들이 있었어요. 저는 워낙 숙맥이어서 여자애들을 보면 벌벌 떨었죠. 그래서 노래를 몇 곡 부르고 나서 집에 들어갔어요. 그때 한창이던 세이클럽에 저 또한 빠졌었고 그렇기에 습관이 된듯 접속을 하고 친구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어죠. 그때 저에게 말을 걸던 여자애가 있었어요. 속된 말로 들이댔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인지 놀랍기도 했지만 날라리로 생각을 하게 되었죠. 연락이 오고 또 와서 어쩔수 없이 하게 되었던게 계기가 되어 사귀게 되었어요. 알고 보니 전교 1등에 각종 경시대회 우수한 입상자, 선생님들께도 사랑을 독차지 하는 착하고 여린 학생이었죠. 그땐 그래서 끌렸는지도 몰라요.
봄날이 와도 '이런 봄날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며 학교에서나 밖에서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어요. 너무 웃어서 나이 17살에 주름이 생길 것만 같았죠. 밥도 먹고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기도 하고 손을 잡고 첫키스 하기 전의 그 떨림 때문에 실패하기도 하고...
그러던 어느날 친구들에게 소문이 났어요. 저랑 그 여자애랑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모두 토끼눈을 하고 말똥말똥 쳐다보기만 했어요. 그리고는 밥을 먹을 때나 공부시간이나 독서실에서나 항상 얘기를 했어요. 저보고 그 애랑 정말 안 어울린다고 저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
이제 막 둥지를 털었는데 여기는 아니라고 말하는 친구 때문에 갈등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같죠. 사랑과 우정은 비교하면 안된다는 것을 왜 몰랐던 것일까요. 그래서 여자친구에게 말을 했죠. 헤어지자고...정말 미안하다고...
친구가 그러더군요. 헤어지려면 빨리 헤어지라고... 아니면 그 애가 더 아플거라고...
매일 그녀의 전화 때문에 잠을 자지 못했고 미안하다는 말만 수백번, 아니 수천번은 했던 것 같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팠지만 그때의 생각없는 저로서는 어쩔수 없었어요. 그 다음달에 친구가 저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그녀와 사귀고 있더군요. 정말 그때는 제 심장이 깨어져 버린 유리조각이 되어 가슴에 흩어져 내리는 줄 알았습니다. 가슴이 얼마나 아픈지 눈물이 다 나려고 했죠. 하지만 저는 친구를 버릴수 없기에 먼저 그 친구에게 다가가 친하게 지내고 그녀와의 인연을 축복해 주었습니다. 항상 보면 가슴이 아픈데 말이죠...
이렇게 5년이 지났습니다. 그녀와는 만날 수 없고 얼굴을 보지 않은지 4년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눈가에는 훤희 보입니다. 이제야 깨닫네요. 사랑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그 기회를 놓쳐버린 제가 바보였다는 것을...
그녀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혼자만의 글을 적어 올립니다.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고... 그녀에게 정말 아픈 기억을 안겨 주어서 항상 죄수처럼 지내고 있다고...그리고 벌을 받고 있다고...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정말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으로 앞에 나타나겠다고...
그때 나를 보고 웃으며 다시 반겨줬으면 하는 바람에 눈물에 얼굴을 묻으며 글을 적었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못했던 한마디...감히 사랑한다고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