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일인지 요즘 길에서 차비를 꾸려는 사람이 많네요. 이런 사람들 조심하세요.
며칠전 퇴근하는 길이었습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중이었죠. 참고로 회사는 방배역입니다. 어떤 60대 정도 할아버지가 다가와서 뭔가 묻길래 냉큼 이어폰을 빼고 대답했죠.
"저기 여기서 동서울터미널까지 얼마나 걸립니까?" "지하철로 한 40분 걸립니다.”
“아 그래요? 그런데 내가 술을 지금 먹고 길을 잘 못찾는데… “ 대충 이걸로 시작해서 울산에서 잔치 때문에 올라왔는데, 술을 먹어서 친척집도 못찾고, 돈도 떨어지고 .. 뭐 기타등등 차비 한 5만원만 빌려주면 나중에 잘되면 갚겠다 .. 뭐 이런말을 하더군요.
순간적으로 그 할아버지를 쳐다봤습니다. 너무 말쑥한 옷차림. 술냄새는 좀 나더군요. 머리속에서 몇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결론은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첫째, 그 날은 화요일이었습니다. 누가 화요일에 잔치를 하겠습니까? 다음날이 잔치라면 어떻게 친척집 가겠죠.
둘째, 동서울에서 버스탈사람이 방배동까지 와서 술마신다. 이거 안맞죠.
셋째, 결정적으로 울산 산다는 사람이 사투리 안쓰더군요. 제가 고향이 대구고, 외갓집이 울산이라서 웬만한 사투리 다 압니다.
넷째, 시간은 저녁 8시 바로앞에 은행CD기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핸드폰이랑 신용카드라도 한장씩은 있는게 요즘 어른들 아닙니까.
뭐 기타등등해서 결론은 아니다 싶었는데, 확인 사살 한마디를 날렸습니다.(그것도 경상도 사투리로) 아 그래요? 울산 어디사는데예? 그 말듣고 할아버지 움찔하더니 말 더듬거리시더군요. “그 그게 아니고…” 그래서 그냥 와버렸습니다.
비슷한경우로 여기 게시판에서 다른 글도 봤습니다. 젊은 남녀 2명 (대학생정도로 보임)이 남부터미널 근처에서 서울에 놀러왔다가 차비떨어졌다고 차비달라고 하던데. 거절했습니다.
도무지 안믿기는 뻔한 거짓말 지금이 핸드폰도 없던 80년대도 아니고.
선한 사람들 등쳐먹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정말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까지 불신하게 될까봐 겁납니다. 여러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