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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의 가출.....

이궁~~ |2006.04.07 16:58
조회 1,138 |추천 0

지금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땐 나름 심각했습니다.

 

저는 결혼 10년차입니다.  딸둘에 시부모님과 시동생과 함께 살고있습니다.

처음가출(?)은  작은아이를 가져 배가 남산만할 때입니다.

울신랑.. 처음엔 월급쟁이였다가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개인사업을 하게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업이라는게 덤프라 일이 매일 있는것도 아니요(마침 IMF 때라 일하는 날보다 노는날이 더 많았던), 비오는 날이 노는날이요, 겨울엔 아예 한 3개월은 푸~~~욱 쉬고, 돈은  언제 나올지, 얼마나 나올지....  나와봐야 아는 상황이었죠. 

해서 빚은 조금씩 늘고 생활비는 쪼들리고 어쩔수 없이 시댁( 본채라야 방두개 부엌 하나있는집 마당에 붙어있는 행랑채, 연탄불 피우고 겨울엔 이불덮고 있음 코만 무지 시린)에 얹혀살려 들어갔죠.

그러니 서로간에 돈때문에 예민한 시기였죠.. (울신랑 돈쪽으론 저보다 더 확실한 편임당) 

그래도 제딴에 가계부도 써보고 했는데 월급받을때처럼 계획이 서지지 않더군요..

그날도 이래저래 돈얘기하다 지금은 잘기억나진 않지만 신랑이 내가 쓴 가계부를 던지며 화를 냈습니다.  그래서 울컥해서 잘려고 입던옷위에 얇은 가디건 하나 걸치고(11월 초였음) 나왔읍니다.

뭐 친정이 가까이 있는것두 아니고 그밤에 어디 갈데가 있었겠습니까?  그냥 철길에 앉아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근데 무쟈게 춥더군요.  그래서 도로 들어와 시동생방에(그때 야간일이라 아침에 들어옴)가서 누웠습니다.  그런데 한참 있다가 신랑이 들어오더니 이불을 하나 더 내려 덮어주더군요.

나중에 들으니 동네를 한참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ㅋㅋ

어머님이 아침에 절 보더니 왜 그방에서 자냐고 하더군요.  해서 추워서 그랬다고..... 

아무 말씀 안하시더군요...

 

두번째...  제가 애교가 영~~ 꽝입니다. (이사건 이후론 더더욱 애교 안부립니다)

그날은 저녁먹고 설거지 하고 신랑한테 첨으로 커피마시러 나가자 했습니다.

한데 단번에 거절하더군요.  해서 제가 좀 툴툴거렸더니 후배한테 전화를 하는겁니다.

나가서 소주한잔 하자고...    확~~ 돌더군요......

그래서 누군 나갈줄 모르냐고 첫번째 가출을 생각해서(이때도 11월쯤 됐던것 같습니다) 옷을 제대로

챙겨입고 지갑을 들고 나왔습니다. 

상가들이 있는곳 까지 왔는데 속옷가게가 보이더군요.  그때 작은아이 내복생각이 나는겁니다.

그래서 무심결에 들어가 샀습니다....  대략 난감

나중에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 내복이라니.....

그걸들고  어디 갈데가 없어 옛날 친구들 만나 커피숖에서 몇시간씩 수다떨던 떄가 생각나서 거기라도  들어가 있어야겠다 싶어 버스를 타고 대학가쪽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요즘 커피만 파는데가 있나요 다 술이랑 같이 팔아 도저히 들어갈 맘이 안들더군요.

해서 다시 버스타고 동네로 와 노래방에 갔습니다. 그노래방 주인 울 신랑이랑 좀 알거든요.

암말 안하고 시간 넣어 주던군요. 한 30분 부르다 나왔습니다. 

그시간이 한 11시 30분 정도 되었던거 같습니다. 그냥 들어가긴 뭐하고 갈곳은 없고

집쪽으로 걸어가다 슈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까지는 그냥 물건사러 가서 인사만 주고 받는 사이였습니다.  들어가서 뭘 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좀 놀다가두 되냐구 했더니 그러라 하더군요.

그래서 신랑 열심히 씹었습니다. 

제얘길 다 들어주더군요. 자기 신랑도 그런다고 남자들 다 철이 없어 그런다고...

그렇게 한참을 떠들다가 집에 가려는데 날씨가 춥다고 따뜻한 캔커피를 꺼내 주더군요(공짜로)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때 인연이 돼서 요즘엔 심심하면 가서 수다떤답니다.

집에갔더니 그 후배 집으로 불러다가 족발시켜서 술 먹었더군요..  취해서 자고있었습니다.

그 후에 집나가서 내복사왔다고 두고두고 놀려먹더군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세번째는 담에 쓰기로 하겠습니다.

여자들 집나와봐야 정말 갈곳 없다는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친구를 만들었습니다. 그 슈퍼 언니....ㅋㅋ

이런저런일로 속이 많이 상할땐 그 언니한테 가서 하소연도 하고, 맘에 안드는 사람

열심히 씹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둘이 같이 도(?)를 열심히 닦고 있습니다.

어쨌든 주위에 그런사람  친구로 있는게 제 복인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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