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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곳을 처음 간 것은 2월 중순이었다.
친구가 사촌 형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만남의 장소로 갔었는데,
그곳이 부산의 어느 대학교 앞에 있는 Bar 였다.
거의 첨으로 가본 바. 그리고 바텐더들과의 대화.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여자와 대화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예전엔 쑥스러워서 정말 입을 떼지도 못했는데 말이야..ㅋ
두 달만에 다시 찾은 그 곳.
전에 보았던 사람은 이제 없었지만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된 한 명의 바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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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에 가서 바텐더들과 처음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같다.
나이? 사는곳? 학교이야기? 뭐 그정도인것 같다.
그들은 하루에 수십번씩 그 이야기를 들을 것인데,
매일 하는 지루한 이야기를 또 하자니 미안하기도 하지만
사실 첨으로 입을 떼기에는 그만한 것이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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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바텐더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에
한 바텐더가 우리 근처로 왔다.
얼굴을 보자 스쳐지나가는 얼굴이 있어서,
난 대뜸 누굴 닮았냐는 소리를 들었냐며 물어보았다.
본인은 '유진+신지' 혹은 '영심이 동생 순심이' 라고 했지만,
사실 난 '한가인' 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말을 했다.
너무 좋아하더라고..하지만 친구들은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고..
어쨌거나 그래서 난 '반가인' 이란 닉넴을 불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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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5분간만 봐야한다면
그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오직 외모 뿐이겠지만,
적당한 시간을 두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성격과 생각을 조금을 이해할 수 있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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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인' 과의 대화는 왠지모르게 다른 바텐더들보다 편했다.
그래서 '반가인' 과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꽤나 괜찮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친구들과 다시 그곳을 찾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가 온 걸 알게된 '반가인'은 우릴 반가워했다.
또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많은 이야기 도중에 나는 넌지히 그녀의 옛일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녀는 지난 과거에 대한 답답함을 풀어내듯 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이야기의 끝에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 괜찮다' 는 말을 했지만
이미 그녀는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
머리는 잊었는데 가슴이 잊지 못하는 것이지..
'반가인' 의 눈물을 보고나니 괜시리 말을 꺼낸 내가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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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반가인' 이 한 이야기들은 내게 많이 공감된 이야기였다.
'정말 많이 좋아하다가 헤어졌는데, 다시 사귀는 것도 아닌데 별 어려움없이 다시 연락을 주고 받는다면 내가 예전에 그 사람을 만나면서 좋았던 추억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잖아'
'이제는 배신감조차 들지 않아. 배신감이라는건 그 사람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기 때문에 드는 것이잖아'
'내 마음은 이미 그에게서 멀어져버렸기 때문에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거야'
나도 예전에 정말 많이 좋아한 사람이 있었고
또한 마찬가지로 그 사람은 내 곁을 떠나갔다.
그 사람은 나에게서 이미 맘이 멀어져버렸기 때문에
다시 날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을 것이야..
그리고 편한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하고도 쉽사리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없는 건 지난 우리의 추억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까봐..
하지만 궁금한 것이 있다면,
내가 싫어서 떠나간 사람도 가끔 내 이야기를 할 때 눈물이 날까..
글쎄.. 알수는 없지만..
그렇게 아직도 사람들은 머리와 가슴이 다르게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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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인' 은 일주일에 두 번 나와서 일을 한다고 했지만,
학교 생활이 바빠서인지 많이 힘들어보였다.
때문에 일을 그렇게 오래할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어쩌면 어제가 마지막 만남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표현은 표현자체가 조금 우스워보이네. 하지만 내가 서울로 돌아가게 된다면 후의 만남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다음에 그녀를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하고 싶다.
(내가 한 살 많기는 하지만)
이야기하기 편한 친구는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누군가, 바텐더들은 사람을 많이 상대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기에
그런 것들이 일상화된 것이고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하겠지만
내가 본 '반가인' 의 눈물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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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기장에 써놓은 걸 퍼와서 어투가 반말이네요..
이해해주세요~ 일기장에 존대말을 쓰는건 어색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