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컴퓨터를 켰는데 제 글이 톡이 되었네요.
요샌 하루를 어찌 보내는지도 모르겠고 잠도 못자서 말이 아닙니다.
리플들 다 읽어보았습니다.
여러 충고들 감사합니다.
시동생을 내보내는건 당연한거지만 가장 큰 걱정은
시동생과 이야기를 하느냐 남편에게 얘기를 하느냐 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전 남편을 너무 사랑합니다.
결혼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날 아껴주고 신뢰하고 사랑해준 남편.
동생을 친구처럼 생각하고 걱정하고 위해주는 남편.
뭐가 답인지 모르겠습니다.
시동생은 그러고난후 아예 집에 들어오질 않고 남편한테는 친구집에서 잔다고 했답니다.
더구나 요새 잠도 못자고 뒤척이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 나를 남편이 많이 걱정합니다.
누구와 얘길 해야할지 도대체가 갈피를 잡을수가 없어 불안합니다.
충고해주신분들...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가닥이 잡히면 다시 글 올릴께요.
도저히 갈피를 잡을수가 없어 여기에 글이라도 써봅니다.
저는 남편과 2년 반정도 연애끝에 결혼했고, 결혼한지는 5월이면 1년 됩니다.
저희 둘다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직장등 별반 특이할거 없는 사람들이였고
그래서 결혼생활도 평범했는지 모릅니다.
문제는 시동생입니다.. 하아~
남편과 저 연애하는 기간동안 남들처럼 친구들과 함께 만나기도 했고
동생과 친구처럼 지내는 남편덕에 시동생과도 같이 만나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또 시간이 되면 시동생과 시동생 여자친구 넷이서 야외로 놀러도 갔었습니다.
시동생은 여자친구를 오래 못사귀는 편이였죠.
자주 바뀌는 여자친구... 뭐 그 사람 사생활이고 아직 결혼도 안한 상태라
그냥 자꾸 바껴서 나오는 여자친구 그러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바뀌는 여자친구에게 시동생이 꼭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 우리 형수(결혼전에도 시동생은 저를 형수라 불렀죠)만큼만 해"
" 나는 니가 울 형수처럼만 하면 바로 결혼한다"
그때는 별반 잘해주지도 못하는 나를 좋게만 봐주는것같아 마냥 좋았더랬죠.
혹시나 여자 친구가 없을때면 제가 좋은 사람 있음 소개한다고
어떤 스타일의 여자가 좋냐고 물으면 "형수요~"하고 대답했더랩니다.
그것이 전조였는지도 모르죠;;;
올해 1월 구정이라 시골(시부모님이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십니다)에 내려갔더니
시어머니가 시동생을 데리고 사는게 어떻냐고 하십니다.
시동생 대학 다닐때부터 혼자서 고시원 생활했었고 지금도 취업준비중이라 고시원에 혼자 있거든요.
어렸을때부터 좀 허약체질이였고 혼자 지내다보니 밥도 제대로 안먹고
친구들이랑 술이나 먹고 다니니 볼때마나 어머니가 마음이 안좋으셨나봅니다.
저는 흔쾌히 그러마고 했습니다.
시댁 식구들 저한테 자기 가족처럼 너무너무 잘해주셔서 저 역시 잘하고 싶은 마음과,
아침에 일찍 나가 학원이며 도서관 다니는 시동생 밥도 못 챙겨줄까 싶은 마음,
그리고 아마 내 친동생이였으면 내가 먼저 데리고 살자고 했을텐데하는 죄송한 마음,
뭐 이런저런 마음으로 같이 살기로 결정을 했죠.
2월초에 시동생이 짐 몇개 들고 저희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별 어려움없이 평범한 하루하루를 지냈었죠.
한달전이나 되었을까.
잠결에 문따고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도련님 들어왔나부다.. 하고는 피곤해서 계속 잤습니다.
근데 갑자기 시동생이 안방문을 막 두드리며 남편과 저를 깨우는 겁니다.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20분.
나가보니 시동생이 술에 만땅 꼴아서 흐리멍텅한 눈으로 울고 있더군요.
남편이 깜짝 놀라 무슨일이냐고 묻자 시동생이 가슴이 아프답니다;;;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때문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술주정이려니 하고 저는 그냥 들어가 자고 남편은 시동생과 잠깐 얘기를 하더이다.
다음날 아침 같이 출근하며 차 안에서 남편에게 도련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말도 못하고 그 여자때문에 공부도 손에 안잡히네 어쩌네 했답니다.
저는 그냥 그 바람둥이 이제 정말 진정한 사랑을 찾았나... 그러고 말았습니다.
그런 후 가끔 시동생한테 아직도 그 여자한테 고백 못했어요? 하면서 놀림반 걱정반으로 묻고 했죠.
그럴때마다 시동생 그냥 고개만 끄덕거리고 말길래 참 어렵네... 했구요.
그런데 그저께 사건이 터졌습니다.
신랑이 회식이 있다고해서 저 혼자 밥 먹으려고 밥상을 차리고 있는데 난데없이 시동생이 들어옵니다.
보통 밤 10시가 넘어 들어오는데 그날은 공부가 안돼 일찍 잘려고 들어왔답니다.
저는 혼자 밥 안먹어도 되겠다 반가워서 시동생 좋아하는 미역국도 끓이고
반찬도 몇개 더 해서 밥상을 차려 시동생과 같이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었습니다.
한참 밥 먹던 시동생이 소주한잔 마시고 싶다며 냉장고에서 소주 한명을 꺼내옵니다.
남편이랑 저랑 둘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여서 냉장고엔 항상 소주와 맥주가 있었죠.
그렇게 시동생과 같이 앉아 소주 한잔 했습니다.
술을 좋아는 하지만 잘 마시지 못하는 저는 한잔을 나눠마시는 사이
시동생은 남은 한병을 다 비우고 다시 한병을 가져오더군요.
너무 과한거 아니냐는 제 말에 시동생 오늘은 취하고 싶다고 합니다.
공부하느라 받는 스트레스도 장난 아닐꺼같아 그냥 마시고 푹 쉬라고 냅뒀습니다.
그 사이 저는 밥을 다 먹고 녹차를 한잔 타서 다시 시동생 앞에 앉았습니다.
시동생이 저를 빤히 바라보더니 말합니다.
좋아하는 여자가...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를 너무 힘들게 한답니다.
그래서 위로랍시고 몇 마디 하고 있는데 시동생이 드디어 저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그 사랑하는 여자가 저랍니다.
처음엔 시동생이 농담하는줄 알았습니다.
워낙 술이 쎈 사람이라 취한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너무 심각하게 얘기하니
분위기 바꿀려고 농담하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농담 아니랍니다. 얼마 마시지도 않고 도련님 취했네~ 했더니 아니랍니다.
순간 머릿속이 너무 하얘져서 뭐라고 말도 못했습니다.
자꾸 나를 볼때마다 좋더랍니다. 처음엔 그냥 맘에 드는 형의 애인이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자꾸 생각이 나더랍니다.
보고싶고 만나고싶고 어떨땐 형이랑 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답니다.
우리가 헤어지지 않고 결혼하던 날. 그 전날 술 엄청 먹었답니다.
어쩐지 결혼식장에 나타난 그 모습이 술이 완전 덜깬 모습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정말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에휴~ 우리 도련님 술 많이 취했네. 농담이죠?'라고만 했을뿐 더이상 생각이 안나더군요.
어떻게 식탁을 치우고 설겆이를 하고 방에 들어와 누웠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그냥 그대로 식탁에 앉아 있는 시동생을 놔두고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남편이 들어올때까지 정말 그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회식이 끝나고 집에 들어온 남편을 붙잡고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뭐라고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남편은 시동생이 요즘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여자때문에 맘 다쳐있다고 걱정을 하고 있는데
그런 남편앞에 그 여자가 나래... 하고 말을 할수도 없고.
친구처럼 지내던 형제사이 이상해질까 걱정도 되고.
아무튼 혼자서 머릿속이 복잡해 잠을 정말 한숨도 못잤습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시동생은 벌써 나가버리고 없더군요.
이럴땐 정말 어떻게 해야하나요.
눈에서 멀어지면 좀 나을테니 먼저 집에서 내보내는게 순리겠죠?
하지만 남편과 시부모님껜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잘해볼려고 같이 살기 시작한 시동생때문에 이렇게 머리가 아플줄 몰랐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별의별일 다 있네 했는데 이런일까지 제게 일어날줄 몰랐습니다.
주의 사람한테 물어볼수도 없고 너무 답답합니다.
저 어떻게해야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