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정비 안하면 제2 ´개지옥 사건´ 또 발생할 수 있다
"동물 긴급피난권, 학대행위자 격리제도 등 동물 학대 지속 방지 위한 사회 장치 마련돼야" 2006-03-14 12:17:56 [인천데일리안(ic.dailian.co.kr) 칼럼]머리에 못이 박힌 고양이, 그리고 인천의 ‘개지옥 사건’. 우리 사회의 생명 경시 풍토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서울에서 머리에 못이 박힌 고양이가 이슈가 되어 지탄의 대상이 되었지만 인천에서 또 다시 생명을 유린하는 참혹한 현장이 발견됐다.이런 동물 학대와 생명 경시가 계속된다면 또 다른 ‘개지옥 사건’과 ‘못 박힌 고양이 사건’이 반복되어 일어날 것은 자명하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행법 상 인천의 개지옥 사건을 조속한 시일 안에 해결할 마땅한 방법은 없다. 담당 구청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태로 방치된 개들을 안전한 피난처로 옮기고자 해도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개와 사육장이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손을 쓸 수가 없다. 사태 해결을 기다리는 동안 불쌍한 생명들은 또 다시 죽어나가야만 한다.
순진하게 앉아 학대행위자의 양심에만 호소하고 앉아 있어야 하는가.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이런 사태를 방지할 수 없다. 동물학대 시 벌금 20만원의 가벼운 처벌만 내리고 있는 현행법은 구속력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
이런 동물보호법의 개정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벌금을 200만 이하로 상향 조정하고, 공개된 장소에서의 학대행위에 대한 경우에만 형사 처벌 조항을 두어 동물학대 방지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처벌을 위주로 한 동물보호법은 생명 유린을 막을 수 없다. 수십에서 수백 마리의 동물을 사육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처벌 조항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이기 때문이다. 동물학대로 인해 처벌을 받더라도 버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법을 개정하는 데 있어서 ‘동물을 어떤 대상으로 인식할 것인가’이다. 현행 법과 개정 예정인 법은 동물을 ‘재산’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인식을 바꿔 학대 받는 동물을 당연히 보호되야 할 ‘생명’으로 인식해야 한다.
동물을 ‘생명’으로 인식한다면 학대 동물에 대한 ‘긴급 피난권’의 도입도 가능하다. ‘긴급 피난권’은 ´개지옥 사건´처럼 보상문제를 둘러 쌓고 양방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을 때나, 기타 생명의 침해를 당할 우려가 있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동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피난권의 발동을 통해 생명을 우선 보호하고 인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대립을 차후에 해결하자는 것이다. 공개되거나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의 학대행위를 지속 방지하기 위해서 학대행위자와 동물을 격리시키는 제도도 마련되어야 한다. 학대행위를 일삼는 자에 대해서는 동물 사육을 금지하는 제도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주위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동물학대는 엄연히 범죄다. 동물을 보호받아야 할 ‘생명권’을 지닌 존재로 인식하고, 지속적인 가혹행위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개지옥 사건’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생명 존중 사상이 없는 사회는 인간도 보호하지 않는다. /인천데일리안(ic.dailian.co.kr) 김성민 기자 incheon@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