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아주 친한 친구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나중에는 엉엉 울었어요."
본사를 방문한 황인영(23)이 엉뚱한 얘기를 털어놓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만나온 단짝 친구가 남자친구로부터 "시간을 갖고 우리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말을 들었단다. 단짝 친구가 그 속마음을 황인영에게 얘기하고, 황인영은 친구를 달래주다 나중에는 둘이 함께 울어버렸다는 것.
"제가 친구와 그 남자친구 두 사람을 모두 잘 알거든요. 그 남자친구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친구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더라고요."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눈치였다.
#드라마 <삼총사>가 보약
"이번에 <삼총사> 하기를 너무 잘했어요. 나이도 어린데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일상생활이 느슨해지고 만사가 귀찮았거든요. 그런데 일을 하니까, 에너지가 충만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황인영은 평소 강골로 소문나 있다. 몸이 아팠던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런데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부병·감기 등이 겹쳐 호되게 앓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눈병을 앓아 캐스팅됐던 드라마에서 도중하차하는 일도 있었다.
"<삼총사>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만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몸이 아팠거든요. 그런데 막상 출연을 결정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누군가가 제 인내심을 테스트한다는 생각도 했어요. 이번 시련을 견뎌내면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게 됐죠."
#소주 한잔의 정을 아는 연기자
도도하고 섹시한 이미지의 미녀 탤런트 황인영. 어쭙잖게 말 한번 잘못 건넸다가는 뺨 한대가 되돌아올 것 같은 인상. 좋게 표현하면 '냉철하고 침착하다'이지만 한편으로는 '쌀쌀맞고 불친절하다'는 이미지다. 그러나 황인영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아무하고나 쉽게 친해지지는 못하지만 일단 친해지면 간이라도 빼줄 타입이다. 특히 술자리에서의 황인영은 코미디언이다. 어디에서 주워 들었는지 배꼽잡게 하는 유머도 많이 알고 있고, 또 열심히 얘기해 준다. 즐겁고 유쾌한 타입. 지난 6개월 동안 거의 술자리를 갖지 않았다지만 소주 한잔의 정을 아는 연기자가 바로 황인영이다.
#시작하면 끝장을 보고 마는 정열
요즘 연예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골프를 한다. 황인영도 주변에서 함께 골프를 하자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데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타입이에요. 그래서 시간을 늦추고 있어요." 황인영은 보기와 달리 악바리 근성이 있다. 영화 <댄스 댄스>에 출연할 때 3개월을 미친 듯이 춤에 매달렸다. 주변에서는 "그 역할 잘할 수 있겠느냐"고 걱정했지만 황인영은 여봐란 듯이 잘해냈다. "영화는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황인영만 떴어"라는 말을 들을 만했다.
황인영은 또 취미로 바이올린을 배우겠다고 나섰다가 "콩쿠르 나갈 거냐"는 말을 들었다. 입시를 앞둔 학생처럼 밤낮을 바이올린에 매달려 연습했기 때문이다.
황인영은 출연 중인 드라마 <삼총사>를 끝내고는 국악을 배워볼 참이다. 불현듯 사극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후 대사처리를 위해 국악 발성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한 것. '자다가 웬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마음먹은 순간 실천에 옮겨야 직성이 풀리거든요"라며 그냥 웃었다.
#이별은 싫어
MBC가 지난 6일 첫선을 보인 수목드라마 <삼총사>는 정치계·경제계·주먹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범수(손지창) 박준기(류진) 도재문(이정진) 등 세 남자의 우정과 사랑, 야망이 중심축이다.
이 작품에서 황인영은 범수를 사랑하다 범수가 서영(김소연)을 택해도 그의 출세를 돕는 미리를 연기한다. 자신의 출세나 안위보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일정 부분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희생적인 역할이다. 그러나 그 방법이 현대적이고 당당해 오랜만에 황인영에게 딱 맞는 배역이라고 주변에서는 입을 모은다.
본인도 "<삼총사>는 우울한 일상을 날려버린 에너지원이고 이 작품을 통해 연기 잘하는 배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범수가 미리를 버렸는데도 미리는 범수를 파트너십으로 도와요.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됐는데 '쿨'한 느낌을 받았어요." 현실에서 그런 일이 벌어져도 '쿨'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희생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저는 해피엔딩이 좋아요."
굿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