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연히 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이렇게 답글을 남깁니다.
이미 수많은 리플들을 보시고 힘도 얻으시고, 상처도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마디 응원의 메일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자판을 두드립니다.
우선 님께서 쓰신 글(객관성이 떨어질지도 모르겠지만)만을 보고 든 생각은 시댁이 너무하다는 겁니다.
시댁이 형편이 좀 안되면, '솔직하게 우리 형편이 이 정도이니 서로 약소하게 하자.' 이렇게 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시댁의 태도는 '우리는 이만큼만 할건데, 너넨 부자잖아. 그러니까 너넨 왕창 해와.'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듯 합니다.
그리고 시댁에선 님을 아껴주고 챙겨줄 생각은 안하고, 어떻게 하면 친정 좀 뜯어먹을까 하는 생각만 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판단이 잘못인진 모르겠지만, 이런 집안엔 시집을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결혼 후에도 시댁에선 혼수와 예단문제로 100% 님께 스트레스를 줄 것입니다.
'우리도 없는 형편에 시집 보낼 땐 얼만큼 해서 보냈는데(거짓이겠지만), 너네 집은 이게 뭐냐?' 부터 시작해서, '친척 누구네집은 며느리가 혼수랑 예단 얼만큼 해왔대더라. 다른 친척 누구는 여자가 집을 장만해서 왔대더라.' 등등... 끝없이 스트레스를 줄 것입니다.
시부모님과 올케들이 합심해서 말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님의 신랑 되실 분도 님을 아껴주고 위하는 마음이 많이 없어진 모양이군요.
님 부모님께서 차 사주시는 거에 자존심 상한다고 화까지 내는 거 보면.
아마도 그동안 님의 부모님께서 결혼을 반대하시면서 신랑 되실 분 자존심 상하는 얘기를 많이 하셔서, 그게 쌓여서 그런 걸 수도 있단 생각은 들지만, 그럴 거면 뭣하러 결혼하나 싶기도 하네요.
어쨌든 힘내시고요, 저 같으면 아직 늦진 않았으니 결혼을 좀 더 미루라고 하고 싶습니다.
신랑 되실 분을 아직 사랑하시는 것 같으니, 신랑 되실 분께 1~2년만 더 기다려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1~2년 동안 좀 더 지켜보면서, 진짜 그분이랑 살아도 굳세게 사실 자신이 있을 때 그때 하세요.
지금 결혼하시면 아마 눈물로 하루 하루를 지샐지도 모른다 생각됩니다.
신랑 되실 분께서 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님의 행복을 위하는 분이면, 결혼을 미루자는 생각에 동의하실 겁니다.
남자가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시댁 부모님께서 중병에 걸리셔서 '막내 결혼 하는 모습 보는게 마지막 소원이다.' 이러시는게 아니라면, 분명히 님의 생각에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만약에 동의 못한다면 다음의 이유들이 있겠지요.
1. 청접장까지 돌린 마당에 쪽 팔린다.
-> 자긴 쪽 팔리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지켜주는 게 진정한 남자입니다.
쪽 팔려서 안된다고 하는 남자랑은 결혼 하지 마세요.
2. 1~2년 사이에 님을 다른 사람에게 뺏길까봐.
-> 님의 행복은 아랑곳 않고 님을 소유하기만을 원하는 남자라면, 역시 결혼 상대로는 부적합한 남자입니다.
아마도 결혼 미루자고하면 시댁에서 별별 욕을 다하면서 딴지를 거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럼 그땐 결혼을 미루지 마시고, 파혼을 선언하세요.
시댁 어른들과 올케들 모시고 살 자신 절대 없다고 하시면서.
그 상태에서 결혼해도 평생 구박 받으면서 살게 되실지도 모르고요.
요즘 결혼한 세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이혼하지 않은 나머지 두 쌍이 모두 행복할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번 결혼, 신중하게 생각하시길 바라며, 님의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