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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그녀 #4

털난숭어 |2006.04.18 20:39
조회 804 |추천 0
Part 3. '사랑은 어쩔수 없이 하는거야'




쏴아........





겨울비도 아니고 봄비도 아닌 정체 모를 이 비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래? 그래서 뭐 어디 취직할땐 구했냐?"







내 앞의 친구는 마치 날 위로라도 하듯

안타까운 눈빛으로 날 쳐다보왔다.

하긴 그럴만 하지...








"뭐 아직 ..."


"짜식... 한잔 해라."








빗소리...

포장마차안에서 울리는 빗소리는

밖에서 들리는 그런 조용한 빗소리가 아니였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서 이 거대한 포장마차를 쓰러뜨릴 생각인가 보다.







듣기 싫다.








"나가자."

"왜? 벌써 가려구?"

"그냥... 담에 연락 할게"

"야!! 야! 어디가! 지수야!"





거리를 거닐었다.

비오는 거리를...




담배나 피워볼까?








"담에 연락할게...다음에...다음에..."


혼자 중얼거리는 말들...









이렇게 기분이 쳐져있는건...

그녀때문인가?







...





"2500원 입니다."





편의점 모자를 귀엽게 눌러쓴 아가씨가.

담배를 내밀며 말했다.




그리 좋은 물건 파는것도 아닌데..

활짝 웃고 있다.

웃지마. 웃지말라구.









휴... 또 그여자 생각이 나네...

미쳤군... 그냥 하룻밤 지낸걸 가지고...










집이다... 허름한 아파트에

복도등이 켜져 있다.








그녀...?






복도 난간에 기대어 앉아 있는 그녀

헛게 보이는건가?






"이제 와요? 한참 기다렸는데"





"... 스토커냐?"




"...그러게요. 정말 나 스토커 됬나봐."





"일 안가?"





"안가요."





"비온다. 여기서 궁상떨지 말고 집에가서 자."





그녀는 가만히 앉아서 날 바라 보왔고.

난 그걸 애써 외면한채

아파트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철컥...





두근거리는 심장을

이성으로 짓눌러 보지만.

힘들었다.







이 소리가 행여 이 문 넘어 있는 그녀에게 들릴까...









왜지? 왜이렇게 된거야?

주머니에 들어 있는 담배를 꺼내 비닐을 벗겼다.







제길...


라이타...









끼익...

아파트 문이 열리고...






여전히 같은곳에서 날 바라 보고 있는 그녀






"라이타 있냐?"





"라이타는 있는데 빌려주기는 싫어요. 빌려주면 또 그 문 꽉 닫아 버릴꺼잖아요."





"...왜 여기 있는거야?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거야?"






"할말 많았는데... 그냥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나요."






"추운데... 들어올래?"






"신경쓰여요?"






"너 같으면 안쓰이겠냐 신경?"






"커피 주면요."





"녹차 마셔."







나의 아파트 문이 그녈 위해 열렸고.

그녀가 내 마음속에 들어온것 처럼

그녀는 내 방안으로 들어갔다.







"휴...냄세... 저번엔 술취해서 몰랐는데... 완전 아저씨 냄세다."





"... 뭐 남자 혼자 사는 집이 다그렇지."





"치...깔끔한척은 혼자 다 하더니만"





"옷 하나 줄까? 다 젖었는데?"





"푸훗... 왜그래요. 갑자기 친절한 아저씨가 되버렸네?"






"니가 여기저기 물 다 흘리고 다니니까 그러지."





"치... 됫어요 그냥 이렇게 있을래요!"







"그러던지... 녹차... 저번에 유리잔 니가 가져가서. 마땅히 따를대가 없네. 자..."






"하하 아무리 그래도 밥그릇에 녹차를 타줘요? 짠.. 이럴줄 알고 가져왔지요 유리잔!"






그녀의 작은 검은색 가죽 핸드백 가방에서 나오는 유리잔...







"가방에 유리잔도 들구 다니는가...? 희한한 여자네"







"여기 샴푸도 있고 린스도 있고 클랜징폼도 있어요. 헤헤 너무커서 일회용 용지에 담았지만."







"준비성 참 탁월하군"








"그리고 잔이 이쁘잖아요 유리잔..."







한동안의 침묵...


나는 그저 멍하니 그녀만 바라보고 있었다.








"녹차...안줘요?"





"응?...응..그래 녹차..."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뜨거운 물을

유리잔에 곱게 담긴 티백위로 담았다.







"치... 저기 가스렌지도 있구만. 라이타 빌려달라고 나온거 다 핑계죠?"




아...가스렌지...왜 저걸 생각 못했지.


"아... 아...아니야. 그냥.. 그냥 생각이 안났던 거지."






"...지수오빠"






오빠라...

그녀가 날 처음 봤을때도 오빠라 불렀지.



지금이나 그때나 허락없이 불러대는건 똑 같은데..






"으..응?"




"우리 뜨거운 연애나 한번 해볼까요?"




두근...두근...






저 유리잔에 담긴 따뜻한 녹차보다.

내 심장이 더 뜨겁게 달구어졌나보다.






"나...나 그런거 못해 연애 같은거"





"에이..연애 같은거 못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나는 좀 그래..."






"이상하다...나 좋아 하는거 같은데..?"






"대체 나한테 왜그러는거야?"






"몰라서 물어요? 버스 맨 오른쪽 뒷좌석 오라버니?"






"......"









"난요... 바로 알았어요. 그날 노래방에서 처음봣을때... 근데 그땐 별로 놀라진 않았어요.

단지 손님이니까... 너도 똑같겠지. 다른 남자들과 똑같을거야...

그냥 더듬고 만지고. 훑어보다. 2차 가자고 하며 모텔에 들어가는...

그쪽이 사실 훨씬 편해요. 돈도 되고... 그런데...

저번에 말했죠... 저도 가끔은... 정말 가끔은 백마탕 왕자님을 기다린다고..."










"녹차 식겠다... 마셔"


"...네"







백마탄...왕자라...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그녀는 긴머리를 살짝 뒤로 넘기고

녹차를 조심스럽게 마셨다.









그냥...


그쪽이 공주하지...







"자...내 연락쳐..."



하얀 명함을 그녀에게 건냈다.






"..."





"회사로 전화하지마. 나 짤려서 그런 사람 모른다고 할꺼니깐... 그냥 거기 핸드폰 번호로 연락해

괜히 집앞에서 그러고 있지 말고. 감기걸린다."






"동정이죠 지금?"





"아직 잘 모르겠다."





"동정심이라도 감사히 받을게요. 그런거 따질 형편은 안되거든요."






"...자구 갈래?"





"헤헤... 오늘은 사양할게요. 약속이 있어서. 내일 뵈요. 뭐 할 것도 없잖아요? 대신..."








그녀가 내 앞으로 다가와

나의 입술을 덮쳤다.





오랜만이다... 여자와의 키스...







"푸핫...헥헥.. 아 숨차라... 무슨 남자가 평생 이런거 안할것 처럼 하더만... 칫.. 고팠나보네?"





"...습관이야."






"내일 연락할게요. 피하지 마요."



"...그래"






손짓으로 인사를 한후 그녀가 방문을 열고 나갔다.








내가...


저 여자에게...

사랑에 빠진건가...?








Part 3.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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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너 같은 여잘 사랑하게 됐는지...

사랑도 참... 대책 없네"




"...그래서 싫어요?"




"...아니 ...사랑해"




"나도 어쩌다가 당신같이 암울한 남자를 사랑하게 됐는지...

...나도 사랑해요. 어쩔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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