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의 첫 영화는 ‘삘구’라니까요!
요즘 영화계의 화제 중 단연 으뜸은 인기스타 배용준의 영화 데뷔(?)다. 브라운관에서 그 환한 미소로 수많은 여성을 사로잡았던 ‘영원한 준상이’ 배용준이 드디어 스크린에서도 그 잘생긴 얼굴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그가 선택한 영화는 ‘정사’의 이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 사극영화라고 한다. 배용준이 미남인 것은 알지만 개인적으로 안경을 써야 10만배 더 잘생겨 보인다고 생각하기에 안경을 못 쓰는 사극이라 약간 걱정된다.
원작은 바로 그 악명 높은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로 천박하면서도 야한 스토리 때문인지 이미 네 차례나 영화화했으니까 이번에 제작된다면 5번째다.
브리지트 바르도, 카트린느 드느브, 제인 폰다의 남편으로 유명한 로제 바딤 감독이 현대판으로 각색한 ‘위험한 관계’(59년)에서 원작에 가장 충실하다는 스티븐 프리어즈의 ‘위험한 관계’(88년), ‘아마데우스’의 밀로스 포먼이 감독한 ‘발몽’(89년), 로저 컴블이 감독한 미국의 상류사회 고교생들이 나오는 하이틴 버전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99년)까지 모두 특유의 매력이 넘치며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위험한 관계’의 기둥줄거리는 퇴폐적인 18세기 프랑스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바람둥이 남녀가 펼치는 ‘핫 유혹 게임’으로 악마적인 후작부인 메르퇴유와 호색한 자작 발몽이 함께 순진한 사람(주로 여자)을 꾀고 버리다가 결국 한명은 추방되고 또 한명은 죽고 만다는 ‘걸레’들의 파멸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줄거리를 조선시대로 그대로 옮겨와 시·서·화에 능한 바람둥이 선비(배용준)가 요부 조씨부인(이미숙)과 짜고 9년간 수절해온 과부 숙부인(전도연)을 유혹한다고 한다.
세련된 도시풍 이재용 감독의 첫 사극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눈에 확 띄지만 야한 여주인공에 이미숙, 꼬임을 당하는 순진한 숙부인 역의 전도연이라는 빅카드에 배용준이라는 울트라 조커까지 더했으니 정말 기대된다. 원래는 이정재를 주인공으로 ‘정사’에 이은 이재용 이미숙 이정재의 ‘스리 이씨 콤비물’이었다고 하더니만.
배용준은 인터뷰에서 “수많은 시나리오를 봤지만 첫 영화로 드라마에서도 안 해본 사극을 선택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배용준의 진짜 데뷔작은 아니다!
배용준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이미 영화에 찬란하게 데뷔했다. TV ‘사랑의 인사’로 뜰 때 출연한 유진선 감독의 영화 ‘삘구’(95년)가 데뷔작이다.
이민우 김금용 배용준 이세창 등 TV 인기 탤런트가 대거 출연한 조해인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하이틴물 ‘삘구’에서 배용준은 시골에서 온 삘구(이민우)가 속한 불량서클 쇼크파의 멤버로 나온다.
나는 즉시 인터넷으로 영화 포스터를 찾아보니 주인공 이민우의 왼쪽 뒤편에 배용준이 폼을 재고 서 있었다. 역시 그의 데뷔작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아니라 ‘삘구’다.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