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생각은 해봤소? 어떤 결론이 나왔지?"
차를 아파트 주차장에 부드럽게 주차시키며 물어오는 예후로 인해 잠시 생각을 해야했다.
오는 내내 한 마디도 않던 사람이… 다짜고짜 무슨 말인지…
"…?"
"삼일 후에 답변을 준다 하지 않았나..? 12시가 넘었으니 오늘이 그날이오."
아~! 그렇군..
"저기요.. 정예후씨. 실은.. 아까 당신 만나기 전에 동생을 우연히 만났어요.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동생
이더군요. 김하민씨와 참 잘 어울리겠다 생각했어요. 저 정말.. 그 둘 사이에 낄 생각 없어요. 그렇게
착하고 여린사람 눈에서 눈물나게 할 생각 없다구요. 정말이에요. 저 믿어보세요. 전.. 안되겠어요.
당신 돈 받기도 싫고 또.. 여태까지 쌓아온 내 자리.. 버리지도 못하겠어요. 절 그냥 내버려두면 안되나요?"
"아니.. 그럴수 없소. 당신 확답만 듣고 돌아가려 했다면 애초에 당신 찾아오지도 않았지. 당신이
정 못버리겠다면… 내가해 줄 수도 있소."
"뭐라구요? 당신… 설마.. 설마!"
"맞소… 아마도 지금.. 그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이 맞을꺼요."
"이 나쁜 사람!!! 그럴 수는 없어요!! 당신 동생 행복을 위해 내 생활을 망칠 순 없다구요!!!"
"아니? 난 할 수 있소. 더 이상 질질 끌지 말았으면 좋겠군.. 대한그룹에 내 영향이 크다는 것만
알아두시오."
손이 떨리고 이가 갈린다.
이 사람과 만날때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왜 오늘은 안 나오나 했다.
이대로 있다간… 나 터진다.. 폭발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맞서 봤자… 내가 밀린다는 걸 알기에…
슬며시 문을 열 준비를 마친다음…
"이!! 이!! 독단적이고 거만한 사람같으니라구!!!! 어디 마음대로 해보라지!!!! 이! 해삼!멍게!말미잘!!!"
다다다 뱉어낸 후 재빨리 문을 열었다.
달칵.
아… 눈물 나온다…
제길… 안전벨트를 풀지 않아서… 지금 내 꼴은 머리와 오른쪽 발만 밖으로 나온 상태다.
"큭…크크크… 푸흡… 푸하하하하하!!!!!!!"
그날… 잠들기 전 내내… 그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평소와 다름 없는 시간에 사무실로 들어서는데… 웅성거림과 활기가 느껴진다.
뭐…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하나 없고,, 다들 분주히 움직인다.
그 중 제일 먼저 나를 발견한 유과장이 손을 들어 반갑게 인사한다.
"어이~ 한대리 왔어? 좋은 아침이야~"
"한 대리님~ 오늘 유난히 예뻐 보이시네요? 커피 드실래요?"
"하하!! 한대리 덕분에 우리 품질 관리팀이 이제야 피게 생겼어~ 하하하!!"
"그러게.. 아 ~ 이제야 마누라한테 기 좀 펴고 살겠네~"
전에 없는 인사들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어리둥절 하기만 하다.
"뭐… 무슨 일 있나요?"
"어? 한대리 몰랐어?"
"에이~ 아시면서 시치미 떼시는 거 아녜요?"
"정말 무슨 일 인데요.."
"야. 너 진짜 무슨 일인지 뭘라서 묻는거야? 오늘부로 늙다리 팀장님 고객 지원팀으로 발령나시고
새로 팔팔한 영계 팀장님 오시잖아~!"
윤영이 내 어깨를 툭 치며 말한다.
근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건지…
"……?"
"야!! 너 진짜 몰라서 물어? 팀장으로 오는 사람이 바로!!"
"흠흠… 다들 왜이리 어수선 한가?"
인사 부장의 등장으로 우리는 제각기 자리로 흩어졌다.
"에… 오늘 부로 품질 관리팀 팀장을 맡게되신 김하민 팀장님을 소개하겠네…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고… 김하민 팀장님 들어오시죠."
김하민…?
설마.. 설마 했는데… 열린 문 사이로 들어오는 사람은… 절망적이게도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맞다.
환하게 웃으며 들어온 그는…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김하민 입니다. 흠!! 우선 여러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저를 팀장이 아닌 한 사람의
동료로써 생각해 달라는 것입니다. 여긴 제 첫 직장인 만큼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 했고 포부도 큽니다.
그래서 회장의 손자... 또는 사장의 아들… 뭐 이런 명함은 사양합니다. 여러분들과 많은것을 공유하고.. 부대끼면서 생활하고.. 같이 울고 웃으며 우리 팀을 최고의 팀으로 이끌어 가고 싶습니다. 아시겠죠? 하하.. 너무 서두가 길었나요? 다들 바쁘신데 제가 붙잡아 두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머~ 아니에요~ 더 붙잡아 두셔도 되요~"
"어우~ 너무 확 트이신 거 아니에요? 너무 멋있으세요~"
여러 여직원들의 애교 섞인 음성이 들리고…
"하하하!! 감사합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깍듯이 인사하는 그의 머리 위로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와 환호 소리가 들렸다.
이어 직원들과 돌아가며 악수를 하고... 마지막에 내 손을 힘주어 잡으며…
"잘 부탁드립니다. 한대리님. 아!! 그리고 우리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로 어떤일에 주력 하는지..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준비 되는대로 내 방으로 오세요."
이 말을 끝으로 구석에 자리 잡은 자신의 방으로 사라졌다.
망할… 정말… 망했다.
"정말? 정말 몰랐단 말이야?"
"내가 어떻게 알았겠니…?"
"어휴~ 난 또… 둘이 잘 되어가는 줄 알았지… 그런데도 아무말 없는 너한테 내심 섭섭해 하던 참이다 얘~ 그건 그렇고.. 김하민이 울 팀으로 온거.. 어쩜 너한테 잘 된일 아냐? 이제 대놓고 너 씹는 애들 꼬랑지 팍~ 내릴거 아니니~ 우하하하~!!! 고소하다 고소해~"
그때 휴게실 안으로 다른 부 여직원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그 중엔 저번.. 화장실에서 마주쳤던… 아마도 내게 물벼락을 씌웠을 거라 예상되는 두 명도 끼어있었다.
내 눈과 마주치자.. 움찔거리던 그 둘은 곧바로 방향을 틀어 밖으로 나갔다.
"거봐 거봐~ 쟤네들 보이지? 호호호~ 고소해라.. 꼭 허접한 것들이 없는깡 내세우다 결국엔 납작 엎드린 다니까~ 안그래요 여러분?"
윤영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은 웃는건지.. 우는건지.. 구분이 안가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동의를 한다.
"란아야!! 가자~ 김하민 팀장님이 너 찾으셨잖니~~~아까 방으로 오라고 하신거 아냐? 어서 가야지~"
내 손을 잡아 끌며 말하는 윤영 때문에…앞으로 닥쳐올 일 때문에... 울지도 웃지도 못하겠는 건 나지만... 어쨌든…속 시원하고 고소하긴 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소비자의 항의가 들어온 물건은 바로 수거, 접수해서…"
"란아씨.. 배 안고파요? 우리 밥 먹고 할래요?"
"전 선약이 있습니다. 식사하러 가신다면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오후에 다시하죠."
"누구랑요? 누구와 선약이 있는데요? 같이 가요. 제가 살께요."
"이보세요. 김팀장님. 누구와 선약이 있건 그건 제 개인 프라이버시고 제가 팀장님께 점심을
얻어먹을 이유도 없어요."
"한란아씨.. 아까 제 말 잊었어요? 같은 동료로써… 기억안나요? 한란아씨 다른 직원들한테도
이렇게 빡빡하게 구나요? 전 팀원들과 가족같은 분위기를 원합니다."
"휴,, 제 말이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이따 오후에 다시 뵙죠."
그대로 문을 열고 나왔다.
"아!! 저기.."
뒤 따라 나오는 그가 느껴져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벗어났다.
"쿡.. 해삼.멍게.말미잘에게 시간 좀 내지."
웃음이 섞인 부드러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시선을 드니… 눈 앞에 정예후가 서 있었다.
"어쩐… 일이세요?"
"우리 아직 할 얘기가 남았을 텐데.."
"그 얘기는.."
"기다려요. 란아씨!!"
내 대답은 문을 벌컥 열고 나오는 김하민에 의해.. 묻혀져 버렸다.
그리고… 아… 분위기 참… 묘하네…
한 참을 서로 노려보던 두 남자.
"니가 여긴 어쩐일이냐…?"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 형… 란아씨 알아?"
"여긴 어쩐 일이냐고 물었다."
"나 오늘부터 여기 팀장이야. 형.. 란아씨 알고 있어?"
"회사 돌아가는 사정도 모르고 관심도 없던 네가 무슨 생각으로 이 자리에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축하한다. 언제 한번 집으로 와라. 예은이랑 결혼 문제 마무리 지어야지."
"형!!"
그의 말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하민은 이내 나를 보고 묻는다.
"선약 있다는 게 예후 형이었어요?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사이에요?"
"저기.. 그게…"
"란아씨 내 여자다. 잘하면 네 형수님이 될 지도 모르는데… 아무리 부하 직원이라해도 너무 함부로
대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뭐???!!!!! 형!!! 방금 뭐라고… 란아씨!! 사실이에요???"
아이고… 머리야… 내 머리… 머리가 지끈 거린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라 해도 우선은 인정하고 봐야 일이 어떻게든 해결 될 것 같아 대답했다.
"네… 사실이에요. 그럼.. 저희 이만 가볼께요. 가요. 예후씨."
일그러진 표정의 하민을 뒤로 하고 걸음을 옮겼다.
"그래.. 다음에 보자 하민아. 음.. 오늘은 뭘 먹을까? 뭐 생각나는거 있소?"
이남자… 당연스레 내 허리에 손을 두르며 잘도 연기한다.
내 머리에 열 오르는거… 김 나는거… 안 보이나…?
"이 손 당장 치워요!"
엘리베이터에 오르자마자 그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사귀는 사이에 이런 것쯤이야…"
두 손을 위로 올리며 능청스럽게 말하는 그 때문에 더 화가 났다.
"농담하지 말아요!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러고 싶어요?"
"왜? 뭐가 농담이라는 거지?"
"하!! 몰라서 물어요? 내가 당신 여자라는 둥.. 형수님이 될지도 모른다는 둥.. 그런 말도 안되는 얘길
하면 어떻해요!!"
"왜 말이 안되지..? 생각해 보니까 참 좋은 생각인거 같은데.. 그래야 하민이도 생각을 고쳐 먹을거 아니오."
"그래서!!! 당신 동생을 위해 내가 연기라도 해야 한다는 건가요? 말도 안돼요!!! 제발 날 좀 내버려
두라구요!! 안돼요. 난 못해요."
"왜 안된다는 거지…? 예은이랑 하민이가 결혼 할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하면 되는데..."
한걸음 다가와 고개를 숙이고 부드럽게 말하는 그 때문에…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그래… 안될게 뭐 있나…? 당신 같이 멋진 사람은 세상에 둘 도 없을 텐데…
하지만… 정말로 좋아지게 되면…? 그럼… 그땐 어쩌지…?
마음속에서 서로 다른 내가 싸워댄다.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급하게 결론 짓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요."
그가 다시 내 허리에 손을 올리며 밖으로 이끌었다.
아.. 정말 복잡하다..
하민을 매일 봐야 하는 이 상황에… 그의 말을 수락 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꾸 마음이 가는 그를 피해
꽁꽁 숨어야 하는지… 대책이 안선다.
쾅!!!!
깜짝이야!!
갑자기 책상위에 놓여진 산더미 같은 서류를 바라보다 눈 앞의 김하민을 쳐다보았다.
"오후의 브리핑은 뒤로 미루고 우선 이서류 날짜별, 등급별, 하자별로 간추려 보고서 작성해
올리세요. 오늘안으로!"
원래 이 일은 사무실의 제일 막내인 신수경이 하는 일이다.
매년 분기별로 일년에 4번씩… 통계자료를 만들어 결재를 올리면 다시 위로 결재가 올라가는 일인데..
뻔히 그녀의 일이 아니고 아직 해야 할 시기도 아니건만 직접 자료를 가지고 왔다는 건…아주... 골탕먹일 심산인거다.
"어머. 한대리님 주세요. 제가 할께요."
어느덧 신수경이 옆에와 서류를 들어 옮긴다.
"아니야 수경씨. 이리 가지고 와요. 나한테 주어진 일인데 그럴 수는 없지. 다시 가져다 놔요."
"아니에요. 대리님. 이거 원래 제 일이잖아요. 업무 보고서 벌써 올라 갔으니까 팀장님도 아실텐데…
어휴… 그리고 이걸 오늘안에 어떻게 다 끝내요. 정 그러시다면 같이 할께요."
"아냐. 월말이라 이거 아니어도 바쁠텐데 신경쓰지 말고 일 봐요. 어차피 오늘안에 결재 못 올리면
팀장님도 못가실테니 어디.. 해보자구.."
이 오기는… 나 자신이 아닌 김하민에게 부리는 거다.
그래.. 어디 해 보자구.. 오늘이 가기전엔 반드시 올릴테니 언제까지 기다리나… 해보자구..
수경은 이리 저리 눈치를 보며 책상위에 서류를 올려놓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란아는 머그컵 가득 커피를 따라온 후… 업무에 열중 했다.
"어휴.. 한란아! 이제 퇴근시간이야. 아직 멀었니? 대충 정리하고..내일 올린다고 해. 뭐 나온다고
몸바쳐 충성이니?"
윤영이 팀장실을 노려보며 한마디 한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피식 웃어버렸다.
"뭐가 좋아서 웃어? 웃기를!! 빨리 빨리 정리하고 일어나. 내 보기엔 이거 웃기지도 않는 짓이다.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는 시기에 생뚱맞은 일 시키는 사람이나.. 곰 같이 하고 있는 사람이나…
평소 입 바른 소리 잘하는 한란아가 이래도 되는거야? 이 무슨 오기냐고~!"
"글쎄 말이다. 후훗~ 어쨌든 다 되어 가니까 먼저 퇴근해. 다들 제 눈치 보지 마시고 퇴근들 하세요~"
팀장과 나의 이상한 기운을 눈치 챘는지.. 오후 내내 숨죽여 움직이고 숨죽여 일했던 사람들이다.
얼마전까지 나를 외면해 온 사람들이라… 신경쓰지 않으려 했는데…
하지만 그것도 못할 짓이고… 결국엔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되는게 아닌가…?
한마디씩 따스하게 수고한다 말해주고… 커피까지 뽑아다 주며 퇴근 하는 직원들에게.. 괜스레 미안해진다.
그리고 왠지… 마음이 훈훈해 졌다.
똑똑.
대답이 없다.
다시한번 노크를 해 봐도 마찬가지.
할 수 없이 헛기침을 두어번 한 후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하민은 팔장을 낀 채 의자에 등을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참 나… 누구는 열심히 일하는데… 누구는 편히 자고 있었단 말이지~
휴… 그래.. 억울하니까... 나도 담 생에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지 뭐…
"흠흠… 팀장님.. 말씀하신 보고서 가져왔는데요."
……….
아무 미동도 없다.
"저기… 팀장님!!"
"…... 왜지?"
"말씀하신 보고서…"
"왜!!! 왜!!!! 왜!!!??"
이남자… 내 부름에 대한 답을 하는게 아니다.
"왜… 나는 아닌거지..? 왜…? 내가 예후 형보다 못한게 뭐가 있어서? 형의… 형의 어떤 점이 좋은거지..?응?"
아니.. 애초에 이런 보고서 따위 관심조차 없었을지도…
"그 물음에 제가 답할 이유... 없다고 생각합니다. 보고서 여기 두고 나갈테니 살펴보시고 이상한 점이
있다면 내일 말씀해 주세요. 그럼 전 이만 퇴근 하겠습니다."
"한란아씨!!! …… 우선.. 앉지."
화를 억누르며 가까스로 말을 잇는 하민은 평소와 다르게 위험해 보였다.
하지만 싫다고 뛰쳐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할 수없이 쇼파에 엉덩이만 걸친 채 앉았다. 여차하면 바로 튀어 나갈 수 있도록…
그는 내 얼굴만 바라보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조용한 방에 시계 초침 소리만이 크게 울리고… 11시가 훌쩍 넘어있던 바늘은… 또 다른 숫자를 향해
나아간다.
"저..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일어나겠습니다."
더 이상의 시선도.. 침묵도 참을 수 없던 난… 몸을 일으키며 말했고…
쾅!!!!!
"앉으라고!!!"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를 지르는 그로인해 주저앉듯 앉아 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할 수가 없어. 내가 당신에게 다가서기 전엔 만난적 없던 두사람이야.. 그런데…
그 말을 믿으라고..? 하! 사람을 잘도 바보취급 하는군..말해.. 사실을 말하라고!!!"
"저 예후씨 좋아하고.. 그도 절 좋아해요. 그게 사실이에요. 단지 팀장님이 믿고 싶지 않다 해서 거짓을
강요하진 마세요."
"훗.. 서로.. 좋아한다? 그게.. 사실이라고? 큭.. 그래.. 그렇다면 형의 어떤점이 좋은지…? 말해봐…
나도 변할 수 있어. 원한 다면 변해주지.. 그럼.. 날 봐줄건가? 그래?"
좀전에...나갈 수 있을때 ... 나갔어야 했다.
책상을 돌아 문쪽으로 다가가 문을 잠그고… 천천히 나를 향해 걸어오는 그 때문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위험하다고… 빨리 도망치라고… 수도없이 자신을 향해 외쳐보지만… 도무지 다리가..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저..침만 삼키며.. 겁먹은 눈동자로 올려볼 뿐…
거칠게 어깨를 밀어젖히며 내 위로 몸을 겹쳐오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어.. 그 누구도!!! 아니!! 껍데기라도 좋아. 내 곁에 꽁꽁
묶어둘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