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저소득층 담배소비가 크게 줄어들것"이라고 밝힌바있다. 그리고 담뱃값을 인상하면 고소득층이 내는 담배소비세가 늘어나고 이를 저소득층의 사회보장비용으로 사용할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이같은 기대가 얼마나 순진한 발상이였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얼마전 통계청은 전국가구 가계수지동향을 발표하였다.이번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중 고학력 가구일수록 교육비와 교양및 오락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담배에 대한 소비는 고학력보다는 저학력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담뱃값인상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는 바로 고학력-고소득층이 아니라 저학력-저소득층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으며 담뱃값인상이 우리사회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보충교육비로 대학원졸 가구는 26만8300원,대졸가구는 25만 2900원,전문대졸가구는 15만4000원을 소비했다. 그러나 고졸가구는 14만4100원,중졸가구는 5만1500원,초졸가구는 2만8800원을 사용해 학력이 낮을수록 교육비가 급격히 감소하는 학력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여줬다.
교양·오락서비스 지출액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원졸 가구는 14만 200원,대졸가구는 8만3200만원,고졸가구는 4만5000원,중졸가구는 3만4500만원,초졸가구는 3만원을 소비해 학력별 극심한 차이를 보여줬다.
하지만 담뱃값지출액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대학원과 대졸가구는 한달 평균 담배지출액이 각각 1만 2900원,1만6300원을 사용했다. 하지만 전문대졸는 2만600원으로 2만원대를 넘어섰으며 고졸가구는 2만2700원,중졸가구는 2만4900원,초졸가구는 2만2500원,무학가구는 무려 2만2900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담뱃값인상으로 저소득층의 담배소비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하지만 저소득층의 담배소비가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담뱃값은 최근 수년사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결국 담뱃값인상은 저소득층의 세금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우리는 얼마전 또하나의 통계를 통해 이를 확인할수 있었다. 통계청 자료조사에서 조세,공적연금,사회보험등 실질적인 소비와 관련없는 비소비지출비율을 분석한 결과 최소득층은 전체소득의 24.36%를사회보장부담금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최고소득층의 비소비지출 비율인 13.48%와 전체계층 평균 12.11%의 2배 가까운 수치다.
이 자료는 구체적으로 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44만6978원의 소득을 올린 최저소득층의 경우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세금 등으로 전체 소득의 약 25%에 해당하는 10만8911원을 지출했다.반면 월 평균 소득이 7백만원인 최고소득층의 경우 13.48%인 94만3634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출액 총액을 보자면 최고소득층이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부담비율이 그 만큼 높게 나온것은 전체 자신의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는 결과다. 다시말해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최저소득층들이 최고소득층에 비해 사실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와같은 극빈층또는 서민층의 사회비용부담 증가율이 매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통계청의 같은 자료를 보면 최저소득층의 경우 비소비지출 비율이 2003년 20.29%에서 24.36%로 4.07%포인트나 증가한 반면 최고소득층은 2003년 12.04%에서 13.48%로 1.4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최저소득 계층의 비소비지출은 지난 2000년 담뱃값인상이후 더욱 두드러게 나타나고 있어,담뱃값인상이 최저소득계층의 사회보장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명확히 알수 있다. 다시말해 저소득계층의 사회보장비로 쓰여진다는 담배부담금이 오히려 사회 양극화를 해소는 커녕 그 간극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밝힌 몇가지 수치에서 우리는 정부의 담뱃값인상 정책이 당초 보건복지부가 밝힌 의도와는 달리 전혀 저소득계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담배소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는 담뱃값인상은 고스란히 저소득층의 세금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이와 같이 단순히 가격인상으로 통한 저소득층의 흡연율저하를 꾀했던 정부의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물론 이같은 결과는 지난 2000년 담뱃값인상 정책을 발표할때부터 예견되어왔던 바다.
저소득층의 흡연이 단지, 담배유해성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담뱃값이 지나치게 저렴해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고소득층보다 살림살이가 더욱 힘든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담배는 삶의 고단함을 위로받는 하나의 기호식품인 것이다. 고소득층이야 다양한 건강식품이나 다양한 취미생활로 이를 위로받을 수 있으나 저소득층은 담배나 음주외 다양한 삶의 위로를 찾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인상만으로 저소득층의 흡연율을 낮출수 있다고 생각했던 보건복지부의 생각이 얼마나 실제 저소득층의 생활과 동떨어졌다는 것을 알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판단착오와 저소득층의 이해부족이 저소득층의 부담증가로 이어졌지만 이제라도 다시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보건복지부는 아직 담뱃값인상 정책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올해에도 담뱃값을 올리기 위해 정부와 여당과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있다.
이는 정책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갈데까지 가 보자'는 밀어부치식 행정에 불과하다. 그들의 잘못된 정책이 각종 통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담뱃값인상정책을 계속 추진하려는 것은 저소득층의 고통은 아예 안중에 없었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꼴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발표된 각종 통계의 뜻을 제대로 읽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