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시판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친구에게도, 부모 에게도 말할 수 없는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26살의 여자입니다.
결혼 전 잠시 알던 친구가 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기 감정을 잘 표현 안 하던 그 친구는 저와는 그냥 좋은 친구 사이 정도로 지냈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친구를 알던 '당시 남자친구' 가 있었기에 그다지 큰 관심을 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편하고 좋은 친구란 생각만 들었지요.
그냥 가벼운 좋은 감정만으로 그 친구를 알고..
그 '당시 남자친구' 와도 별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던 것 같습니다.
'당시 알던 남자친구'와는 헤어지고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그 사람과 사귀게 되면서
그 사람의 저에 대한 진실된 사랑을 느끼면서,
양쪽 집에 인사를 다니면서,
사이가 급속도로 가까워 진 것 같습니다.
결혼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그 사이 상견례도 끝마쳤습니다.
문득,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만
참 좋은 사람이기에 저에겐 과분한 사람이기에,
편한 마음으로
좋은 마음으로
그리고 저도 '그 사람(신랑)을 사랑한다는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으로
상황이 진행 되는걸 지켜봤습니다.
그러는 동안 처음에 말했던 그 "편한 친구" 는 존재도 잊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혼의 문턱에 다다랐습니다.
이 결혼은 정말 안되겠다는 고비도 넘기고,
결혼준비를 했습니다.
결혼을 몇 달 앞두고 너무 외롭다는 느낌이 들어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저에겐 정말 좋은 사람 이기에,
저도 '사랑한다고' 느끼는 사람이기에,
이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기에(진심으로),
요즘 흔히들 말하는 '머리끝까지 오는 Feel ' 이라는 것이 굳이 꽂히지 않아도
좋기에,
중간중간 망설임에 결혼할 사람에게 설득을 거듭해 봤어도,
그 사람의 굳은 결심 덕에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고 행복한 신혼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무탈하게 모든 절차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너무 간절하지 않았던 결혼이
저에겐 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문제였습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여러 사람 에게 상처를 입히면 어쩌나 걱정이 됩니다.
제가 왜
결혼준비 중에 결혼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이 결혼은 안 된다 생각하고,
내가 너무 조급 했던 거 아닐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 하던 그 이유가 전부 그 '편한 친구' 때문 인줄
이제야 알았던 겁니다.
이런 상황이 점점 힘이 들고 있습니다.
결혼1년이 다 되가는 요즘..
남들처럼 잘 해 주지 못하는 저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결혼은 서로의 행복을 책임지기 위해 하는 것 일지도 모르는데,
일을 크게 만든 저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유약한 저라는 사람 하나 때문에,
오로지 저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이 후회 됩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편한 친구' 와 '신랑' 도 모릅니다.
저 혼자 '나 죽었다' 생각하고 제 생각의 문만 잠그고 있습니다.
친구에게도, 부모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다.
'신랑'을 무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제 주제에 과분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편한 친구'를 볼 수 없는 그를 만날 수 없는,
저 때문에 힘이 들고 있습니다.
'신랑'에게 남들처럼 잘해주지 못해서 힘이 들고 있습니다.
인생 최대의 행복한 결정 이라는 '결혼'을 결정하고
진정 사랑하는 인생의 동반자를 맞이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꾸려나가려는 계획을 세우는 '신랑'
때문에 너무 힘이 들고 있습니다.
'편한 친구'를 너무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편한 친구' 그는 저에게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신랑'의 장점만 보고 싶습니다.
'신랑'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제 마음속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편한 친구'를 끄집어 내고 싶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약한 저를 탓해도 좋습니다.
저는 그래서
지금 제가 쓴 글과
댓글을,
문서로 만들어서 '편한 친구'에게 전부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말할 것입니다.
저에게 '따끔한 충고'를 해달라고
너에게서 '따끔한 충고' 외에 아무것도 듣지 않겠다고
"지금 여러 사람이 보는 이 글에 거짓말 따윈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편한 친구'에게 저에 대한 질타를 듣기 원하는 것입니다.
그 친구에게 지금 이 글과 달린 댓 글을 보여주면서
질타를 듣겠습니다.
질타 외엔 듣지 않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편한 친구’에게 말문을 열면서도,
내심 넌 그때 어떠했냐고 묻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생각 따윈 하지도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저는 정말 나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제 결정에 대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신랑'만 사랑하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사랑할지도 모릅니다.
(저의 마음을 '신랑' 쪽으로 기울이고 싶어서 제목을 바꿉니다.
거의 모든 의견 겸허히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