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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사랑 (26장/ 잔인한 시대) < 실극화>

지금처럼만 |2006.06.02 09:54
조회 175 |추천 0

 

"출혈이 무척 심했습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아마도... 체온이 너무 떨어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 환자의 건강이 무쇠같더군요. 놀랄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체력을 너무 소진한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거의 무기력한 상항에서

한번 더 힘을 소진했다면 아마.. 놀랄일입니다. 의사 생활 십수년간 저런 환자는

처음입니다. 단순 사고가 아닌 폭력 사고로 저렇게 심하게 다친 환자라니...

조금 안정을 취하고 나면 좋아질겁니다."


의사가 그렇게 설명하고 밖으로 나가자 하얀 위생 가운을 입은 박도형과 이대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오전 열한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추림의 상황이 체크된것이 두시간 전이었다.

출근하자마자 연락을 받고 구로동 성심병원으로 달려왔다.


이미 간밤에 상처를 봉합하는등 수술이 끝난 상태인 추림은 응급실 입원 대기실에서

깊은 숙면에 들어 있었다.


"미치겠군! 정신나가는 줄 알았다."


부스스한 모습의 박도형이 추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소리 내뱉었다.

추림이 어젯밤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을 때 박도형은 한창 술정신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전 가끔 저놈을 볼 때마다 신기한 생각이 들곤해요. 저놈이 형같단 생각 말입니다!"


이대준이 기운없는 음성으로 죽은듯 잠든 추림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이대준도 다르지 않았다. 추림에게 그런 일이 생기는 동안 자신은 양미선과 오붓한

시간을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못내 미안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따진다면 세상 천지에 미안해 하지 않을 사람 하나도 없을 것이다.


"왜? 하긴... 나도 가끔 저놈을 내 동생으로 삼고 싶단 말이다.

친동생으로 아까운 놈이야. 빌어먹을 새끼! 저놈은 팔자가 드센놈이다.

가까이 하면 상처 받을 것이고 아니면 무척 행복해질 놈이다.

저게 진짜 저놈 모습인지 모르겠군!"


박도형의 말처럼 추림의 온몸엔 온통 하얀 약붕대로 둘둘 말려있었다.

어깨를 열여섯바늘을 꿰메고 오른 복부와 허벅지 사이의 관절을 수술할때는

세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했다. 왼팔에 금이 가고 머리 정수리 부근과 뒷통수에도

각기 몇바늘씩 봉했다고 했다. 가슴이며 배, 다리 할 것 없이 멀정한 곳이 없었다.


하룻밤 사이에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변해서 나타났다.

놀라고 어이없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의 보호자가 되시죠?"


한 여자가 다가오며 말을 건네오자 박도형과 이대준의 멍한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이십대 중후반쯤 되는 키가 큰 여자가 들어오며 박도형과 이대준을 번갈아 보았다.


"예. 누군신지?"


말은 들었다. 추림의 싸우는 마지막 모습을 차를 타고지나다가 확인하고 병원으로

데리고 온 장본인이 그녀였다. 이름이 이시연이라 했던것 같았다.


"들었을텐데요? 제가 그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죠. 밤새 경찰들과 병원측에서

괴롭히는 통에 한숨도 못잤어요."


무척이나 인상적인 여자의 모습은 정말 피곤하고 지쳐보였다. 회색 투피스 정장차림에

주황색 코트를 걸치고 있는 그녀는 위생복은 입지 않고 있었다.

살집이 풍만하게 느껴지는 그녀는 커피를 세잔이나 들고 들어왔는데 이대준은

이래도 되는지 걱정이 들었다. 자신들은 위생복을 걸치고 나서야 들어오는 것이

허용되었는데 이 여자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녀의 진술 대로라면 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떠난 남자들의 신원은 오리무중이었다.

경찰이 개입된것은 당연했다. 신원불명의 이십대 초반의 남자가 의식불병인체로 병원에

실려 왔는데 가만 있을리 없었다. 일단 수속을 마쳐야 수술이나 입원이 가능했고 당장

보증인이라도 있어야 했는데 추림에겐 그것이 없었다.


그래서 필요한 여자가 이시연이 되었다. 병원에선 그녀가 보증인이 되어주길 바랬고

사회가 흉흉한 때라서 경찰은 범인을 잡으려 그녀에게 집요하게 질문하는등 알만한

것은 다 말해주길 원했다.

다행이 이시연은 무척 똑똑하고 지혜로운 여자고 경험도 많은 여자였다.


그녀가 본것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추림이 긴 칼을 들고 있는 남자에게 등 어림을 맞고 쓰러지면서 옷을 휘두른 장면,

그곳엔 몸이 불편한 몇 남자가 더 있었지만 멀리서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느라 확인은

불가능했다. 다만 남자들이 타고 떠난 두대의 자동차 중 한대가 벤츠라는 것만 확인이

가능했다.


"여기요. 여기에 싸인하시고 창구에 갔다 내세요."

"이건?"


이시연이 서너장에 달하는 프린터용지를 내밀었다.

박도형이 받아들고 보니 보증인 이양각서와 수술및 제반 비용이었다.


"아예. 고맙습니다. 덕분에 저놈이 살겠군요. 감사합니다."


"아니요. 전 저 사람이 정말 사람답다 여겼어요. 남자같았죠. 진짜 남자! 멀리서 지켜

보았는데 칼을 든 네명과 아주 대등하고 굴하지 않은 모습으로 싸우더군요.

그들이 칼만 안들었다면 아마 저 남자가 이겼을걸요? 전 그 멋진 모습에 대한 관람료를

지불했을 뿐이고요."


"......!"

"......?"


주저없이 이시연이 말한 것을 듣던 박도형과 이대준은 멍청한 얼굴이 되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다 보았다는 말입니까?"

"진술은 그렇게......?"


당연하다. 이미 경찰 진술에서 그녀는 일부만 보았다고 진술했는데 이제보니 그게

아니다. 볼거 다보고 내용을 모조리 알고 있는듯했다.

만약 경찰에서 그것을 알아낸다면 은닉죄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척 당차고

똑똑한 여자라는 충분한 이미지를 새겨주는데는 훌륭하게 성공한 셈이다.


다 이야기 했다면 생판 모르는 사람의 일로 언제까지 경찰서를 들락 거릴지 모를

일이다. 추림을 살려내등 할일을 했으니 인륜과 양심을 저버리지 않으면서 자신을

방어한 셈인 것이다.


"당연하지요. 전, 저남자가 그곳을 걸어갈 때 부터 지켜보고 있었어요.

마침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있었거든요. 이추림! 스므살, 남영기업 평사원! 맞죠?"


"예. 그렇습니다."

"헌데 왜 처음부터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셨죠?"


박도형이 대답하고 이대준이 불쾌한듯 물었다. 애초부터 신고했다면 저 지경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슬며시 화가 난 것이다.


"훗! 전 깡패들이 싸우는 것을 즐기는 여자는 아니죠.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어요.

헌데 멀리서 고함 소리가 들려오고 대충 이야기를 들으니 저 사람은 별 죄가 없는데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신고하려 할때는 상황이 끝나가고 있었고..

신고 안한것이 아니라 못한거죠. 절 미워하시려면 그렇게 하세요.

저도 사실은 매우 미안했으니까!"


"......!"


도대체 모를 여자다.

생긴것은 요죠숙녀인데 말하는 것은 노련한 리더쉽이 느껴지는 여자다.

사람을 대한 경험이 다양하고 기술을 알고 있는 여자다.


그녀가 들고온 커피를 모두 비운 종이컵을 이빨로 질겅거리며 이대준은 이 콧대가 센

여자에게 뭐라고 말하고 싶었다. 반박이라도 하고 싶은데 마땅한 핑계가 없다.


"여기 이거. 깨어나면 한번 연락 주실래요? 궁금한게 많거든요.

아 그러지 말고 인터뷰한번 안하실래요?"


이시연이 내민 명함을 건네받은 박도형이 학인하니 생소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글자들이

뚜렷하게 머릿속에서 해석되었다.


"기자?"

"예! 지금은 수습기자지만 곧 정식으로 기자생활을 할 예정이지요. 마침 제 종목이

사회니 좋은 기사거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역시 당차고 활달하다. 성격이 시원하고 직선적이다.

만만하지가 않게 느껴진다. 그러나 박도형은 그녀보다 노회하고 약은 능구렁이다.


"그러니까 아가씨가 기자 양반이시구만? 우리 꼬마를 출세 시켜주시겠다고?

당연히 인터뷰 해야지! 암 그렇고 말고! 자 어떤게 궁금할까? 우리 사회부 기자양반?"


이시연이 추림을 기사거리로 만들려한다는 말에 박도형은 코웃음쳤다.

지금은 폭력사건이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는 시점이다.

오죽했으면 김영삼이 대통령질을 해먹으려고 사회정화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을까!?

추림을 기사화 시킨다면 이건 신문에 실리는 기사가 아닌 땜빵용으로 쓰일것이 뻔했고

어느 삼류 잡지사에 이잣돈 값듯 생색용으로 넘겨버릴수도 있다.


그런데 이시연의 태도가 너무 당당하고 기운찼다.


"인터뷰... 하고 싶지만 농담이었어요. 그를 매우 좋아하시는군요? 아끼시는것 같은데,

전 기회주의자가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그렇다고 그렇게 독설하실 필요는 없는데...

아까도 말했다시피 전 그가 궁금했을 뿐이에요. 더이상 없죠. 싫다면 전 이만

가보겠어요."


어깨를 으쓱거리며 이시연이 손을 들어 유감의 뜻을 보였다.


"허참! 한방 먹었군! 이렇게 하지 점심을 같이 먹지 뭐. 이대준이 오랜만에 낮술이나

한잔 땡기고 농땡이 한번 안깔래?"


박도형의 돌발적인 성격이 또 드러나자 맹하게 어이없는 웃음을 짓던 대준은 이시연이

추림을 도운 장본인이란 사실을 깨닫고 얼른 표정을 변화시켰다.

말하자면 생명의 은인에게 아무리 못해도 식사대접 정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낮술 좋지요. 한데 이놈은 이렇게 놔둬도 괜찮을런지... 누군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게 말이다. 저놈 성격으로 집에다 연락하는건 죽어도 반대 할거고 그 지겹게

걸려오는 누군가에게 부탁해볼까?"

"그게 낫겠어요. 제가 알아요 딱 한명 알고 있지요. 아마 죽자하고 달려 올겁니다."


이대준의 머리속에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그림이 있었다.


"좋았어! 저놈 때문에 팔자가 어째 이상해지는것 같다? 가지 기자양반?"


박도형이 자신의 말이 머슥한지 그렇게 말하고 이시현을 바라보며 길을 내어주었다.


"그런데 계속 반말하실 건가요?"


"......?"


* * *


"욱... 욱... 우허엉"


선주의 입에서 참았던 울음이 터지면서 눈물이 고통스럽게 흘러 내렸다.


"......!"


말을 잊은 지선은 가슴이 터질듯한 심정이 되어 너무도 다르게 변한 선주를 멍하니

바라보기만했다.


"이럴수는 없어! 어떻게 이럴수가...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대하느냔 말이야!"


잠시 뒤 지선의 입에서 부정적인 말이 흘러나오며 바닥으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지선은 믿기지가 않았다. 힘없이 주저앉은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흑흑흑! 흐허엉! 추...림! 추림아! 추림......!"


선주의 입에서 추림을 부르는 갈라터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과 목덜미 옷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어떻게 널 이렇게 만들수가 있니? 이게 최선주 맞어? 이럴수는 없어!"


지선은 믿을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혈육이다. 그것도 아직 나이어리다 할 여자였다.


이대준의 연락을 받은 것이 두시간 전이었다. 전혀 뜻하지 않은 사람에게 연락이 왔는데

그녀는 아직 이대준을 모른다. 양미선을 통해 전화번호를 알았다고 했다.

물론 양미선도 그녀에게 친근한 선배여서 이대준의 직접 전화는 그리 어색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이대준이 짖접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전화할 일이 무엇인가 별일이이 다 있다고

생각하며 통화하다가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전, 추림의 형 되는 사람인데요. 혹시 선주랑 연락할 수 있어요?

미선에게 시킬까 하다가 직접 부탁하는게 낳을 것 같은 일이 생겨서 전화했는데

선주와 통화가 안된다네요. 그쪽하고만 통화나 만남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해서...

선주에게 말좀 전해주실래요?'


'추림이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어젯밤에 엄청 다쳤는데 조금... 중태라서...

선주에게 알려줘야 할듯해서요. 추림을 지켜줄 사람이 없는데 대신 부탁좀 하려구요.'


내막을 듣고 놀란 심정이 되어 바로 달려온 길인데... 며칠만에 본 선주의 모습이

엉망이었다. 그 길고 탐스러웠던 머리가 아주 삭발 된 채 듬성 듬성 쥐가 파먹은

것처럼 되어 있었고 얼굴과 몸에 멍투성이었다. 한쪽눈은 거의 잠겨버렸을 정도로

부어 있었고 입술이 터져 퉁퉁 부어 있는 몰골이었다.


상황이 바로 짐작이 갔다.

최진규! 그의 거칠고 틀어진 폭력성은 잘 알고 있는바다. 지난주에 선주를 달래서

데려온 자신이었다. 선주의 일로 집안이 온통 씨끄럽고 불안한 상태여서 어쩔수 없이

자신이 나선것이다. 선주의 어머니가 부탁도 하셨고 선주에게 저주스런 말만 늘어놓는

최진규의 말을 듣고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었다.


실수했다. 차라리 아예 집을 나가 살도록 도와주는 편이 나았다.

최진규!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다. 남동생을 이렇게 만들어도 비난받을 일인데 여동생을

구타하고 여자의 상징인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내고 뽑아 놓다니......!


최진규는 그렇다고 쳐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는데 그대로 방치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감금! 선주는 지금 강제로 구속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지선도 겨우겨우 핑계를 대고 들어온 길이었다.


선주의 가계도는 단순했지만 집안 사람들의 성격이 문제였다.

선주와 그녀의 큰오빠와 언니는 성격이 유순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했지만 어머니와

작은오빠인 최진규는 뾰족한 송곳같은 곳이 있었다.

최진규는 소심한 가운데 음흉했고 어머니는 도도하하면서 부와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물질 만능주의자였다.


아버지는 집안일에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 이단아처럼 행동하셨는데 그분도

어머니와 거의 다르지 않았지만 단 하나, 남자의 포용력 만큼은 남다른 분이셨다.

선주의 집에서 어머니와 최진규가 조용하면 소란스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여느 가정처럼 평범한 가정이 될 수 있지만 가끔 최진규가 돌아버리는 경우에는

며칠씩 냉전 상태에 빠지곤 했다.


 차라리 추림의 이야기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오자마자 하도 물어보는 통해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후회가 들었다. 이대준의 부탁을 거절해야 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선주가 친구라는게 갑자기 싫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낮설고 무서웠다.

어떻게 저럴수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때나마 자신을 좋아하는듯 보인 최진규... 역겹고 더러운 인간이었다.


"오빠... 최진규! 그인간이 그랬을거야! 틀림없어! 가만두지 않을거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거야! 죽여버릴거야!"


선주가 무섭게 얼굴을 일그리며 악에 찬 고함을 질러댔다.


"......!"


선주의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해가 갔다.

만약 자신이 더런 일을 당한다면 자신을 자살해 버릴지도 몰랐다.

헌데, 추림의 일이 최진규라니?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오빠가 그랬다고? 말도 안돼! 그 이대준씨 말로는 그냥 싸움이라고 하던데?"


선주가 일그러진 얼굴로 지선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열어 말했다.


"아니! 그 인간 짓이야! 며칠전에 내게 이렇게 하고 나 있는 곳에서 여기저기다가

전화를 했어. 누굴 손봐줘야 한다면서... 틀림없어! 너도 알잖아 그인간 예전부터

그런짓 잘 한거 너도 여러번 보았잖아!"


그런적이 있기는 했다. 벌써 몇년 전이지만 자신에게 피해를 주거나 악하게 대한

이는 절대 그냥 두지 않는 사람이 최진규였다.


"지선아 나 어떻하니? 흑흑! 살고싶지 않아! 죽어 버리고 싶어!"

"선주야... 흑... 이게 뭐니? 차라리 추림씨를 잊어버리지!"


지선도 마음이 울컥거려 눈물을 흘리며 선주를 껴안고 말했다. 그러자 선주가 지선의

가슴을 확 밀쳐냈다.


"싫어! 안돼! 나 여기서 나갈거야. 네가 도와줘! 응 지선아? 도와줄거지?"


앙칼지게 소리친 선주가 애원하듯 지선의 팔을 잡아가며 말하자 지선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그래 여기서 나가자! 내가 도와 주겠어!"


차라리 선주를 밖으로 내보내는게 낳을것 같다는 생각을 한 지선은 결심했다.

여자에게 폭력을 가하고 차마 하지못할 짓을 당한 이런 공간에서 선주를 벗어나게

해주는게 낫다 싶었다.


선주의 눈이 무섭게 빛나며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그런 선주를 바라보는 지선의 가슴이 흥분으로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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