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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표현의 자유 vs. 사회 질서의 유지

유상엽 |2006.05.02 08:39
조회 261 |추천 1

검찰이 사상논쟁을 일으킨 강정구 교수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4년이라...이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이고, 이 징벌이 얼마나 중한것인지 확 안다가온다.

그러고보니 군대를 두번 다녀오는 것과 같다. 그러고보니 굉장히 긴 시간이고 분명 중한 징벌임에 틀림없다.

 

강정구 교수 사건을 바라보며, 나 자신도 혼란스럽다.

그가 칼럼으로 기고한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를 웹사이트에서 찾아 읽어보니 이글이 과연 박사가, 학자가, 교수가 쓴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부분 동의할 수 없었고 그의 글 자체에 오류와 논리적 비약이 난무했다. 석사 과정에 있고, 박사 과정 진학을 계획하고 있는 나로선 '선배학자'의 작문실력이 이정도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나자신을 뒤돌아보게 한다.

 

그의 문장력은 차치하고 또 다른 문제가 나를 다시 혼란스럽게 한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공화국이고, 우리 헌법은 이를 명시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사회는 표현의 자유, 특히 북한에 관해, 성(性)에 관해 굉장히 고답적이다. 상황이 그러다보니 당연히 강정구 교수의 '통일내전 발언'은 이 굴레에 갖힐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다시한번, 나는 그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 개가 짖건 사람이 말하건 그것은 자신의 에너지를 들여 목젓을 울리는 당사자의 자유다. 문제는 그것을 개소리로 듣느냐 합리적인 사람의 의견으로 이해하느냐의 문제이다.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한 일련의 우리 사회의 반응과 사법당국의 태도는 역설적으로 강정구 교수의 '소리'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의견'으로 듣도록 유도한다. 논리는 간단하다. 그의 의견이 사회의 이념논쟁과 혼란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다시한번 나는 강정구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초에 '한국전쟁은 북한이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문구만 보고 상대적 입장에서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겠구나 하면서 호의적이었지만, 그의 비논리적, 오류투성의 칼럼을 읽고는 마음을 완전 바로고쳐 어느 무능한 학자의 '개소리'정도로만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슬픈 현실은 법과 제도가 '개소리'를 '불법의견'으로 규정함으로서 우리 사회 구성원이 그것을 '개소리'냐 '의견'이냐 라고 판단할 기회를 박탈했다는데 있다. 나는 믿는다. 우리 사회는 충분히 건강하고 정화능력이 있어 누가 어떤 '소리'를 내더라도 그것을 걸러 '이해'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믿는다. 만약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이 강정구 교수의 '소리'를 '의견'으로 생각하고 또 그것에 동의 한다면 우리 사회는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것을 법과 제도로 막을수도, 막아서도 안된다.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그 순간까지는 민주주의 사회이기때문이다.

 

이데올로기의 종언은 이미 1950년대에 고해졌고, 더이상 민주냐 공산이냐의 이념대립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국제 사회에서 아직까지 이념논쟁에 휩싸여야하고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법률과 제도로 평가하는 우리 사회는 나로 하여금 씁슬한 미소를 짓게 한다.

 

미국 래리플린트는 공인을 성적으로 농락하는 잡지를 발행하고도 대법원에서 그의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 무죄를 선고받았다.

 

우리 사회에도 표현의 자유가 존재하고 사회 구성원들이 그 표현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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