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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ul (1964~ )

류영주 |2006.06.14 10:07
조회 37 |추천 2


1980년대 중반 미술의 다양성과 사회적 효용성을 외치며 충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이 있었다. 이 작가들은 이종교배적 문화환경인 포스트 모더니즘을 예감하며 그동안 단조로웠던 현대미술의 흐름에 다양성을 부여하였다. 이 시기에 다소 엽기적인 작업형태의 여성미술가 이불(www.leebul.com)이 활동을 시작한다. 조소과를 졸업한 이불의 초기작품은 석고나 철 또는 돌이 아닌 부드러운 음식이었다. 빵, 푸딩, 각종 소스 등이 이불의 작품재료로 쓰여진 것이다. 과거 조각의 재료가 딱딱하고 권위적인 것이었다면 이불의 재료는 물컹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이 재료들은 이불의 당돌한 행위와 결합되었다. 전시 오프닝에서 보잘 것 없는 음식들과 이불의 벌거벗은 몸은 서로 뒤엉켜 역겨움을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전시기간동안 썩어가는 음식물 찌꺼기가 우아한 미술관에 곰팡이를 키워나갔다. 때로는 싱싱한 생선을 화려한 액세서리로 치장한 후 시간이 지나면서 부패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미술관을 생선 썩는 악취로 가득차게 만들었다.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함, 강함과 약함,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현란함과 잔인함, 현장과 자취 등이 아날로그 시대 이불의 작품을 읽는 키워드이다. 21세기를 즈음한 디지털 시대의 이불은 센서와 영상을 이용한 작업을 한다. 센서에 의해 작동되는 풍선조각은 점점 커다랗게 부풀어오르거나 가라앉는다. 그 풍선조각 표면에는 유혹적인 액세서리로 과도하게 장식된 이불 본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영상작업에는 흑과 백 그리고 살색의 배합으로 청순한 이미지를 살린 교복을 입은 소녀들의 일상이 들어와 있다. 이불작업은 분명 물질기반인 아날로그 방식이다. 그러나 디지털 이미지를 형상화한 아날로그 조각작품 사이보그 시리즈와 몇몇 설치·영상작품에서는 다분히 디지털의 힘을 끌어들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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