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밤 독일에서 열리는 월드컵 중계로 잠부족의 연일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낮에도 재방송을 해주기는 하지만,이미 경기결과를 알고있는 상황에서의 스포츠 중계방송은 도무지 보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매번 눈을 비벼가면서도 심야의 생중계를 즐겨본다.그 덕분에(?)늘 잠부족으로 이번 한달간은 밤낮이 완전히 바뀐채 지내고 있는중이다.4년전 한일공동 월드컵은 시차가 없었기에 별어려움 없이 보았지만 말이다.하여튼 밤잠을 설쳐가며 즐겨보고 있는 월드컵이 한창 중반을 치닫고 있다.
일절하고,월드컵을 볼때마다 내가 늘 신경써서 보는건 선수들의 플레이와 승부결과뿐이 아니다.선수들의 입고있는 유니폼들이다.어떤 메이커의 유니폼을 입었으며,어떤 컬러와 어떤 디자인인지를 유심히 보곤한다.그건 개인적인 취향일수도 있겠지만,그라운드에서 뛰고있는 선수들이나 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기때문이다.또한 승부에 묘한 영향을 주고있기 때문이다.
붉은악마가 응원했던 백의(白衣)의 선수들
아쉽게도 한국축구 대표팀은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온국민들의 염원이었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월드컵 첫 원정경기서의 첫승과 함께 승점4점을 따냈으면서도 말이다.결과론 적인 얘기일수 있겠지만,지난 24일 새벽,16강진출을 결정짓는 스위스전.그라운드로 나오는 한국선수들의 유니폼컬러를 보자마자,왠지 불길한 예감을 감출수 없었다.이유인 즉,그것은 상하모두 하얀색의 서브유니폼이었기 때문이다.
각 대표팀 선수들은 메인유니폼과 서브유니폼을 준비한다.그것은 메인컬러가 상대팀과 중복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물론 예선경기에서 중복되지 않을 경우도 있지만,한국 팀의 경우는 공교롭게도 붉은컬러를 메인으로 하는 스위스팀과 중복된다.그래서,내심 경기전 어떤팀이 메인컬러를 입을지 다소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었다.
결국 불길한 예감대로 변변한 찬스를 살리지 못한채,스위스에2-0으로 무릎을 꿇고,16강진출에 실패했다.거기에 미묘한 신판판정까지 겹치며,승리의 여신은 스위스의 편을 들어주었다.
경기장은 붉은악마들의 붉은색과 스위스 응원단의 붉은색이 묘하게 섞여 온통 붉은색 물결이었다.삼자의 시선으로 보았다면,온통 붉은컬러의 유니폼을 입었던 스위스팀의 홈구장같은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였다.그라운드에서 뛰었던 양국선수들의 시선에는 온통 붉은색이었다.스위스팀으로선 얼핏 자국응원단이 2배로 늘어난 느낌을 받았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한국대표팀은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3가지 버젼의 유니폼을 준비했다.붉은상의,흰하의 버젼,두번째로 상하의 모두 붉은색,마지막으로 상하의 모두 흰색이다.
그중 한국팀의 메인컬러는 붉은상의와 흰하의다.이것은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하고 난 뒤 참가한 첫 공식 국제대회였던 1948년 런던올림픽 당시 유니폼과 같은 컬러다.이번 첫 경기의 토고전에선 이 유니폼을 입고,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두번째 올레드버젼의 프랑스전에선 0-0 무승부,그리고 올화이트 버젼의 서브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스위스전에선 결과론적인 얘기지만,한국팀다운 끈질긴 승부를 펼치지 못한 채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선수본인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개인적으론 위의 세가지 유니폼 컬러중 가장 마음에 들지않은 버젼이었다.
그 이유는 우선1970-71년도 국가대표 1진(청룡)과 2진(백호)으로 구분했었던 당시 백호팀의 유니폼 컬러이기 때문이다.물론 백호(白虎)도 강한 전력이었지만,메인컬러인 붉은색이 아니면,왠지 상하의 흰색은 연습용이나2진의 느낌이 아직도 지워지지않기 때문이다.또한 지난 대표팀 평가전에서 대패했을때의 컬러였기 때문이다.
차라리 당시 청룡팀의 메인컬러였던 상하의 푸른색 또는,상의는 그렇다치고,하의라도 붉은색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어차피 모든 경기를 메인컬러 유니폼으로 뛸수는 없기에 서브유니폼은 필요하니 말이다.
메인컬러와 승부와의 관계
그럼 컬러와 승부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누구나 한번쯤 잡지등에서 행운의 컬러를 찾아보기도 하고,옷의 컬러가 마음에 안드는 날은 하루종일 뭔가가 꼬이거나 맘처럼 잘 안되는 경험들이 있을거다.그렇기에 컬러,즉 색깔은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조사결과를 본적이 있다.더구나 스포츠선수들에게는 더하다.종목을 불문하고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에겐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흔히들 중요한 시합이 있는 경우엔 머리를 자르지 않는다.물론 이 경우는 수험생들에게도 많이 쓰여지는 방법이기도 하며,이번 한국축구 대표팀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또는 행운의 속옷을 선택해 입는 선수들도 상당수 된다.그렇기에 그날 착용하 게 되는 유니폼의 컬러는 그날 경기전체의 흐름을 좌우할만한 영향을 가지게 된다는 얘기다.
경기의 결과야 어차피 실력으로 결정되는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유독 축구의 경우를 보면 예외가 많은 스포츠중 하나다.예를들어 압도적인 슛팅에도 불구하고,슛팅의 볼이 골포스트를 맞고나오며,경기에 패하는 강팀도 있는가하면,몇안되는 찬스를 살린 약팀이 승리하기도 한다.
만약 실력이 엇비슷한 경우라면,더욱더 미묘한 징크스나 작은 변화등 에 영향을 받게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정말 우연일 수도 있지만,이번 독일월드컵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앞서 설명한 스위스전에서 한국대표팀은 서브유니폼인 흰색유니폼을 입고,이렇다할 힘을 못쓰고 득점없이 패했다.그리고 히딩크감독이 이끄는 호주팀의 예선전에서의 유일 한 패배는 곤색의 서브유니폼을 입은 경기였다.(물론 상대가 브라질이었지만)
또한,16강의 최고 빅매치였던,포르투칼과 네덜란드의 경기.이 시합에선 전통의 진보라 컬러를 입은 포르투칼이 흰색 서브유니폼을 입고나온 네덜란드를 꺽고 8강에 올랐다.
오렌지군단으로 불리며,우승후보로 손꼽히던 네덜란드는 온통 객석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네덜란드의 응원단과는 상반되게 흰색상의에 푸른색하의를 입고 그라운드에 나왔다.(마치 멀리서 보면,이탈리아팀을 연상시켰다.)물론 상대팀인 포르투칼의 붉은 계열색과의 구분을 위해서였지만,그날의 경기는 역시 메인컬러을 배정받은 포르투칼이 승리했다.
브라질,아르헨티나등의 전통의 축구강호들은 각자의 유니폼 컬러와 디자인은 오랫동안 고집한다.그건 자국선수들에게는 무한한 자부심과 자신감을,상대편팀의 선수들에게는 보이지않는 묘한 위압감을 전해주기 때문이다.일본의 어느 프로야구선수는 “요미우리의 유니폼을 입은 투수의 공은 위협적으로 느껴져 치기가 힘들다”고 한다.그건 아마도 그 투수의 구속이상으로 요미우리의 유니폼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일거다.
그동안 N사의 각국축구 대표팀 유니폼은 미국본사에서 디자인했다.한국대표팀의 경우는 홍콩지사에서 디자인된 유니폼이다.그이유는 보다 아시아인들의 체형에 맞추기 위한 본사의 배려였다고 한다.물론 이번 한국대표팀의 3가지버전의 유니폼은 소재나 의미면에서 여러모로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또한 수많은 각각의 전문가들이 태극전사들을 위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인 작품일 것이다.
그러나,경기장을 가득메운 붉은색 붉은악마들과 그라운드에서 뛰고있는 11명의 백의(白衣)의 태극천사들과는 왠지모를 거리감이 있었다.컬러에도 승운(勝運)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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