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이 글이 게시판 성격과 맞을지 모르겠지만 결혼하신 분들의 조언이 듣고싶어서 여기에 씁니다.
많이 길지만,..읽어주세요 ..ㅜㅠ
제 남자친구는 삼형제 중 막내입니다. 어릴때 외국으로 집안이 다 이민을 와서 현재는 외국에 삽니다.
저도 어학연수로 외국에 왔다가 남자친구를 만나게 됐구요.
만난 기간은 비록 7~8개월밖에 안됬지만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습니다.
워낙 첫눈에 끌리고 사귀고도 성격이 잘맞아서 금새 결혼까지 얘기가 오가게 됐죠.
제가 외국에 혼자만 와 있다보니 사실,..크리스마스나 특별한 날(외국은 주로 다 가족과 보내잖아요)
혼자서 할게 없더라구요..그리고 남친의 집안은 가족끼리 파티하거나 식사하는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남친이 틈만나면 저를 집에 자주 데려갑니다.
사실,.사귀고 한달이 지날 즈음 남친이 자기네 집에 인사를 가자고 말하더군요.
저는 남자친구가 좋긴 했지만 나이도 어린편도 아니고 만난지 오래된 것도 아니어서 집에 놀러가는게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남친은 첨부터 저랑 결혼하고싶은 생각을 많이 비춰왔기 때문에
집 식구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었었나봐요.
그래서 '결혼을 해야겠다' 란 결심이 서기전에 집에 먼저 놀러가게되고 식구들과 친하게 되었습니다.
물론,..식구들과 친해지고 집안 분위기를 겪어보니 더 결혼해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지만요,.
그런데,..식구들과 친해지고 가족끼리 하는 식사자리에도 몇번 가다보니 미처 몰랐던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 남자친구 큰형은 결혼을 해서 아이가 둘이고( 결혼 7년차), 둘째형은 아직 미혼인데 둘째형네 커플이랑 저희 커플이랑 자주 어울려서 둘째 형 여친언니랑 저랑 친한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형수님되시는 분이나 둘째 형 여자친구가 너무 착하다는 겁니다.
착한게 무슨 문제냐구요? 음,..약간...조선시대 며느리들처럼 시댁에 헌신하는 스탈이라고 해야하나?
사실,..저는 그렇게 하고 살 자신도 없고,..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를 들자면,..저희 남친 형수님,..현재 시할머님, 시부모님, 결혼안한 도련님 둘에다 애기 둘까지 모두 맡아서 살림하십니다. 시부모님 모시는거야 그렇다쳐도 시할머님에 도련님들 뒤치닥거리까지 정말
쉬운일이 아니지요. 그래도 지금까지 불평한번 하신적없고 정말 착하게 살림하고 계십니다.
저희 남친도 형수님 항상 존경하고 사람좋다고 늘 얘기합니다.
물론 저희 남친 어머님도 살림 같이 하시면서 도와주시지만,..어머니도 결혼초에 워낙 고생하신 편이라 (혼자서 13명의 가족을 돌보셨다고 하시더군요..허걱이죠..) 그렇게 사는게 심하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신거 같아요.
게다가 둘째 형 여친은,..둘째형을 참 좋아라 합니다. 그래서 유독 요즘 여자 같지않게 둘째형말에 고분고분하고 같이 음식해 먹어도 설거지 한번 안시키고 혼자서 일 다하는 스탈입니다.
지난번에는 어머님께서 가족끼리 같이 등산을 가자고 제의를 하셨더랬죠. (등산좋아하시거든요)
근데 사정이있어 둘째형 커플은 참석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커플이랑 큰형가족이랑 같이 등산갔다가 온천가서 몸도 풀고 저녁도 먹고 잘놀고 헤어졌습니다. 전 사실 이때 어머니랑 말을 많이 나누게 되서 조금이나마 친해진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더랬죠( 제가 어른들과 워낙 말주변이 없습니다.ㅜㅜ)
근데 그 담달에 등산갈때는 저희 커플이 참석을 못하게 됬는데 나중에 얘기들어보니 둘째 형 여친이
새벽부터 일어나서 김밥을 싸서 등산을 갔다고 하더군요. 둘째 형 여친도 유학생입니다. 외국에서 자취하면서 새벽부터 김밥을 싸가다니,..정성도 대단하지만 사실 그 소식을 듣는데 전 왠지 제가 작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맘이 좋지 않더군요. 나도 저랬어야 했었나? 왠지 비교당할거 같은 느낌도...
근데, 그 뒤로 남친네 집에 저녁먹거나 모일 기회가 있어서 가게되면 전 정말 편한 맘으로 그냥 가곤 했었는데 둘째 형 여친이 집에 온 이후론 항상 언니랑 비슷하게 해야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게 되더군요. 언니는 항상 꽃에 와인에 케익같은걸 가져오거나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같은거 가져오곤 하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왠지 편한 맘으로 그냥 갔던 제가 너무 민망해지는겁니다.
어머니는 학생이 돈이 어딨다고 담부턴 그냥 오라고 하시지만,..둘 다 그냥 오는것도 아니고 한쪽이 저리 잘하니 전 왠지 그 뒤론 집에 누가 생신이거나 저녁 모임이 있어도 왠지 가기가 불편해 지더라구요.
지난주엔 온 가족이 다같이 야외로 바베큐파티하러 피크닉을 갔습니다.
물론 도착하자마자 남자들은 쉬고 놀고 여자들이 식사준비를 하지요.
(이건 한국이나 외국이나 똑같습니다. 젠장,...ㅡ.ㅡ;)
그렇게 고기굽고 상차리는거 돕다가 다들 먹을 차례가 됐습니다.
제 남친 이것저것 덜어서 먹으라고 덮썩 제게 안겨주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형수님, 둘째형여친, 어머님 모두 고기굽고 아무도 먹을 생각을 안하시는 겁니다. 슬쩍 눈치보인 나,..오빠한테 아직 배가 안고푸다며 접시 돌려주고 딱히 거들 일도 없는데 그냥 옆에 뻘줌히 서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머님이 막 먹으라고 거드셔서 뒤늦게 다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집안 분위기가 여자만 일해라,..이런 분위기는 아닌데 형수님이나 어머님이나 그리고 둘째 형 여친까지 모두 왠지 조선시대 여자스탈인지라,..자연스레 그런 분위기가 되고 맙니다.
먹고나서 남자들은 카누타러 나가고 저희들(언니와 나)도 배 좀 타다가 피곤해서 그냥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형수님 애기들 좀 봐주고 같이 놀다가 오빠들이 다 돌아와서 차나 한잔 마시고 집에 가자는 분위기가 됐습니다,..전 솔직히 놀러는 왔지만 맘편히 쉴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해서 계속 돌아다니거나 서있거나 그래서 앉아서 쉬고 싶었지요. 어머니가 차를 타주시고 저희가 날랐습니다.
다 나르고 이제 차 좀 마시며 쉬어볼까 하고 남친옆에 딱 안는데,..둘째 형 여친언니가 어디선가 박스를 구해와서 짐정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둘러보니 형수님도 그릇정리를 하고 계시더군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더군요. 좀 쉬고 하면 안되는건지,...할수없이 일어나서 일했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짐풀고 설거지하고 여자 셋이 주방에 서서 일하는데,..사실 전 좀 짜증났습니다.
일을 해서가 아니라 왜 남자들은 도우면 안되나,..전 남친 잘 시키거든요. 근데 두 사람은 그런 스탈이 아니니 저만 투정부리고 왜 안도와주냐고 따질 수 없는 분위기,..ㅜㅠ
아~~ 제가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평생을 그 착한 동서들 처럼 살아야 하는건지요?
전 솔직히 자신도 없고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저희 집은 딸만 둘입니다. 그래서 전 저희 부모님이 단지 아들이 없어서 차별대우 당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제가 결혼을 해도 시댁에 잘하는 만큼 남편이 저희집도 챙겨주길 바라는 편이죠.
사실,..저를 키우느라 고생한건 저희 부모님인데 시집가서 시부모님들께만 잘하고 명절이고 주말이고
항상 시댁위주로만 지낸다면,..제 맘이 편할거 같지 않아요..저희 부모님이 맘에 걸려서...
근데 제가 만약 지금 남친과 결혼한다면 외국에 와서 살아야하니 저희 부모님 챙기기 더욱 어려울테고 전 결혼해서 내편하나 없는 타지에서 혼자 살아야 할 생각만으로도 막막한데 천사표 형님들에게 뒤쳐지지 않도록 내조까지 해야한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합니다.
사실 제가 지금 남친 만나기 전 5년을 연애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집안끼리도 다 알고 당연히 부모님도 그 사람과 결혼할 줄 알고 참 잘해주셨죠.
결국엔 그 사람이 바람나서 헤어졌지만,..
사귈당시엔 제가 그 집에 잘 보이고 싶은 맘에 남친 어머니 약도 달여다 드리고 집에도 자주 놀러가고
그랬거든요. 제 남친은 자주는 아니고 가끔 저희 집에 왔었는데 그 때마다 저희 엄마가 상다리 부러지게 음식차려주고 맛난거 사먹으라고 몇만원씩 주고 그러셨습니다.
근데, 어느날 우리 엄마만 너무 남친한테 잘해주는거 같아 왠지 미안하기도하고 은근 속상해서
"엄만 왜 그렇게 XX한테 잘해줘? 버릇나빠지니까 안그래도 괜찮어~^^힘들게 그러지마~~"
이랬더니 엄마 왈 "내가 XX가 이뻐서 이렇게 해주는 줄 아니? 내가 이렇게 해줘야 너도 그집가서 이런 대우 받을 거 같아서... 내 자식 가서 좋은 대접 받으라고 ..." 이러시는데 순간 눈물이 왈칵했습니다.
전 엄마 그런 맘도 모르고 울 엄마 아프다고할땐 죽도 안끓이던 내가 남친어머니 약이나 달여바치고..
그런데도,..그렇게 나나 울 엄마가 잘 해줬어도 그 자식 그딴식으로 헤어지고 나니 결혼전에 남자쪽에
굳이 잘 할 필요 없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사랑하게되도 결혼하고나서 그때부터 잘해주자..
이렇게 생각이 바꼈습니다.
근데,..지금 남친만나면서,..상견례가 오간 사이도 아닌데 위에 동서들 따라하려고 결혼 전에 글케까지 해야하나,..난감합니다.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용돈으로 남친 쪽 부모님 뭐 사다주고 할때마다
울 부모님이 힘들게 번돈으로 이게 뭐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께 잘하는거 잘못된거 아니지만,..
전 제 스탈대로 결혼 한 뒤 잘해드리고 싶은데,..
그리고 결혼해도 시댁에 형님들처럼 살 생각은 없거든요.
집안 일 있으면 같이 돕고 식구들 행사에도 남자들도 일도 좀 시키고 서로 서로 돕고 살아야하지 않나요? 근데,..왠지 제가 그렇게 제 남편 일 시키면 저만 이상한 여자 되는건 아닌지,..
그리고,..제 가족 하나 없는 타지로 시집오는거,..
특히나 시댁위주의 분위기가 형성되어있는 집안에 시집가는거..어떻게 생각하세요?
결혼 하신 분들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