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물에젖은 솜처럼
축축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버스 안으로 구겨져 들어갔다
늘 내가 앉는 버스 맨 뒷자리
왼쪽 구석에 엉덩이를 붙이고
귓구멍에 이어폰을 꽃는다
지금 내 모습과는 매치되지 않는
흥겨운 음악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들썩들썩 온 몸에 스며든다
그러다 문득 내 앞에 앉은
남루한 차림의 중년 아저씨 뒷통수에
시선이 꽃혔다
철지난 북방색 남방 카라위로
머리털이 군데군데 빠져
흰 버짐이 드러난 아저씨의 머리통이
햇빛에 노출되있었다
확연히 드러난 그 흰 버짐
그것들이 꼭, 그 아저씨의 인생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불현듯
그 아저씨의 움추러든 작은 어깨끝을
힘-껏 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