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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물에젖은 솜처럼 축축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김아영 |2006.09.23 13:19
조회 72 |추천 0

 

아침부터

물에젖은 솜처럼

축축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버스 안으로 구겨져 들어갔다

 

늘 내가 앉는 버스 맨 뒷자리

왼쪽 구석에 엉덩이를 붙이고  

귓구멍에 이어폰을 꽃는다  

 

지금 내 모습과는 매치되지 않는   

흥겨운 음악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들썩들썩 온 몸에 스며든다

 

그러다 문득 내 앞에 앉은

남루한 차림의 중년 아저씨 뒷통수에

시선이 꽃혔다

 

철지난 북방색 남방 카라위로

머리털이 군데군데 빠져

흰 버짐이 드러난 아저씨의 머리통이

햇빛에 노출되있었다

 

확연히 드러난 그 흰 버짐

그것들이 꼭, 그 아저씨의 인생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불현듯

그 아저씨의 움추러든 작은 어깨끝을

힘-껏 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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