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에 물건을 훔치러 들어간 게 아니라 단지 출입문 앞에서 잠겨 있나,열려 있나만 확인했더라도 '절도 미수' 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17일 물건을 훔치려 다른 사람 집에 몰래 들어가려다 문이 잠겨 실패한 뒤 경찰에 잡힌 오모씨에 대해 야간 주거침입 절도 미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오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거침입죄 착수는 건물에 들어가는 행위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을 당겨보는 것은 주거의 평온을 침해할 객관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로 주거침입 실행의 착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오씨는 주거침입을 하려 했으나 단지 출입문이 잠겨 있는 외부 요소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한 데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올 초 서울 구의동 다세대 주택에 몰래 들어가 30여분간 1층부터 3층까지 6가구의 문 잠금 장치를 확인했으나 모두 잠겨 있어 범행에 실패했다. 오씨는 옆 건물 1층도 문이 잠겨 있어 범행에 실패한 후 문이 열린 2층에 침입해 절도에 성공했다.
1,2심 재판부는 문 열린 2층 주택 절도에 관한 부분만 유죄로 있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문이 열려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도구 없이 시정 여부를 확인한 것에 그쳤기 때문에 이를 미수죄로 해석하는 것은 형법 조항의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한 것”이라고 판시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허윤 기자 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