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야기는 은퇴한 노부부가 꿈에 그리던 자신들만의 집을 갖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제 그들은 호젓한 시골, 아담한 집에서 혼잡한 세상을 잊고 행복한 꿈에 잠기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주위에 단 하나뿐인 이웃이 찾아온다. 그들은 그가 의사 출신이라는 사실에 고마워하며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나 그 이웃은 매일 같은 시각에 찾아와 두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다. 반가운 이웃은 조금씩 귀찮은 불청객이 되고 점점 그들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자신들만의 집에서 누리던 평화와 안식을 깨뜨리는 존재가 되며 급기야는 공포의 대상이 된다. 어느 날 그를 향해 다시는 방문하지 말아 달라는 경고를 하게 되지만 그날 이후 주인공은 이유를 알지 못할 불면증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평소처럼 불면의 밤에 주인공은 우연히 이웃집 남자가 자살하려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를 구해 낸다. 그러나 자살하려는 사람을 구해 준 의미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그를 아무도 모르게 죽인다. 그러나 그의 죽음이 그의 불면증을 낫게 하진 않았고 주인공은 자신이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심연과 같은 질문의 늪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게 된다. 사회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이제 인생의 뒤안길에 서지만, 이웃집 남자의 출현으로 그의 내면에 존재하던 확신들이 모두 흔들리게 된다. 인생 자체에 대해, 인간 자체에 대한 본연적인 질문을 하게 되고 자신이 지켜왔던 다른 사람에 대한 예절이 얼마나 덧없는 환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결국 소설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은 시작되는 것이다. 계속되는 불멸의 밤과 함께..
지은이 소개
아멜리 노통
잔인함과 유머가 탁월하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90년대 프랑스 문학의 독특한 현상으로 평가받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젊은 작가 아멜리 노통은 1967년 출생으로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베이징, 뉴욕, 방글라데시, 보르네오, 라오스 등지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25세에 발표한 첫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천재의 탄생이라는 비평계의 찬사와 10만 부 이상의 판매라는 상업적 성공을 거머쥔, 자칭 「글쓰기광」인 그녀는 현재 브뤼셀과 파리를 오가며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소설 「사랑의 파괴」(1996), 「오후 네 시」(1995), 「페플로스」(1996), 「두려움과 떨림」(1999) 등과 희곡 「불쏘시개」가 있으며,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는 알랭푸르니에상, 샤르돈 상, 보카시옹 상, 독일 서적상 상, 르네팔레상(「살인자의 건강법」), 파리 프르미에르 상(「오후 네 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두려움과 떨림」)을 받았다. 유년의 강을 건너기 전의 어린이만이 지닐 수 있는 통찰로 이데올로기와 사랑의 허상을 경쾌하고 진지하게 천착하고 있는 「사랑의 파괴」, 일본 사회의 경직성과 폭력성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자전적 소설인 「두려움과 떨림」, 인간 내면의 모순과 열정을 단순한 구성과 우의적인 대사를 통해 형상화한 「오후 네 시」는 이 작가의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