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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이 꼭 해야 할 일

이태복 |2007.01.22 23:54
조회 52 |추천 1

아랫글(경향신문 1월10일자)을 올린 다음날 노대통령은 대통령연임제 개헌방침을 발표했다.

여론을 정말 몰라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정국의 소용돌이에 서있겠다는 계산이 앞서기 때문이다.

또 몇 개월 뒤에 국민이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지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러면 그럴수록 노대통령은 국민과 역사 앞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겉모습보다는 내실이,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하길 바란다.

 

 

노대통령이 꼭 해야 할 일



  노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듣던 중 반가운 얘기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마지막 해에는 사고만 나지 않도록 적당히 국정을 관리해왔기 때문에 여러 현안들이 표류해 왔었는데, 국정 현안을 철저하게 챙기겠다는 데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필자가 보기에 경제문제나 여러 사회적 현안문제들 모두 쉽게 해결될 일이 많지 않다. 노력에 비해 성과가 바로 나타나기 어렵고 초당적 협조도 기대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따라서 마지막 해에 꼭 해결해야 할 일을 먼저 정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노대통령으로서는 정부혁신이나 지방분권 등의 사업이 선결과제일지 모른다. 하지만 정부혁신은 정부의 평가와 다르게 약간의 변화를 가져왔을 뿐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1년 동안 대통령이 진두지휘한다고 해서 이미 레임덕에 걸려있는 대통령의 영(令)이 성과를 가져오기 어렵다. 지방분권도 일정한 권한의 지방이양은 이뤄졌지만 지방조직의 관료주의 타성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주민의 참여를 통한 지방자치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7월에 시작된 지역복지 계획이나 주민통합복지서비스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복지현장의 모습을 보면 지방분권에 따른 중앙정부의 역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2007년 1년 동안에 대통령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 사람마다 여러 바램이 있겠지만 필자는 연금개혁을 꼽고 싶다. 일자리 만들기나 경기활성화 등도 시급하지만, 기업의 분위기나 여러 조건으로 볼 때 별로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에 연금개혁은 국가적으로나 국민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단임 대통령만이 각오만 확실히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특수직 연금은 이미 기금이 고갈돼 국민들이 낸 세금에서 2007년에만 1조5천억 원을 써야 할 형편이기 때문에 시간을 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더 내고 덜 받는 방안을 여야가 합의하여 국회의 복지위를 통과한 상태이다. 그래서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와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대책을 보완하면 정치권의 협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정치권은 선거를 의식해 공무원과 교원, 군인연금의 개혁에 손을 대지 못하는 처지이므로 노대통령이 깃발을 든다면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 말하자면 노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숙제인 셈이다.


  사실 국민연금은 향후 30년 후의 재정고갈을 우려해 개혁의 소리를 높여 왔지만, 정작 다급한 것은 공무원 등의 특수직 연금개혁이 아닌가. 2002년에 이미 공무원연금도 적자로 돌아섰고, 군인연금은 훨씬 이전에 국민들의 혈세로 충당하면서도 공무원 연금개혁의 시급성을 주장하지 않은 것은 정부와 정치권이 공무원 등의 반발을 우려해서였다.


  그러나 이미 재정파탄이 드러났고 국민세금으로 한두 푼이 아니라 매년 수조 원씩 메워야 한다면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특수직 연금개혁을 미루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행자부장관이 교체된 이후 공무원 연금개혁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노대통령이 공무원 연금개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또 언론과의 전쟁에 공무원들을 독려하고 있는 처지에서 공무원연금개혁을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대통령은 공무원, 군인, 교원 및 국민연금개혁문제를 다룰 기구를 대통령 직속기구를 만들어 직접 팔을 걷고 챙겨야 한다. 행자부와 국방부, 교육부에 특수직 연금을 맡겨서는 자기 목에 방울을 결코 매달지 않을 것이다. 이 기구에서 각계 여론을 수렴해 국민연금과 어떻게 통합하고 부담률과 연금수급액을 어떤 기준으로 만들 것인지를 정해 노후소득보장과 분배적 정의가 제자리를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노대통령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국민의 평가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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