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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부탁해요

전원심 |2007.02.11 20:38
조회 28 |추천 2


 

 

눈치도 없고 웃는소리가 영낙없는 푼수에다가

무슨 걸음이 그렇게 느린지 같이 보폭 맞춰서 걸어주다가

싸운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툭하면 삐지고 쪽지는 꼭 두개에 하나씩 답장이 오고

먼저 전화 안하면 전화도 잘 안하면서

연락없다고 투덜거리구요

팔짱을 누가 끼는것 보다는 자기가 누구한테 끼는걸 좋아해요

밥 먹을땐 정말 말없이 많이 먹고

밥 먹고나서 물을 한컵 꼭 먹으라고 잔소리도 매일같죠

노래랑 영화는 슬픈거만 좋아하고 노란색을 좋아해요

분위기 잡고 스킨쉽좀 할려그러면 갖은수를 써서

요리조리 빼는 여우에요

절대로 먼저 뭐 사달래거나 뭐 갖고싶다는 말을 안하니까

눈치껏 주의하고 있다가 놀래키면서 선물해줘야해요

그럼 그럴때마다 꼭 어린애처럼 좋아하면서도

고마워서 어쩔줄 모르고 울기밖에 못해요

공포영화는 때려죽여도 못본다고 그래서 괜한 내숭인가 했더니

정말 펑펑 울고 괜신히 달래고 사정사정해서 화 풀렸구요

같이 손잡고 길거리 다니면서 장난치고 노는것도 좋아해요

시끄러운데는 너무 싫어하고 사람 많은데도 싫어하는데

단 둘이 있으면 맨날 심심하다고 면박이나 줘요

매일 바보같이 엉거주춤하고 걸음도 똑바로 못걷고 넘어지고

똑같은 말 두번씩 해야만 알아듣는 멍청한 애에요

그러면서도 항상 자기가 어른인척 가르치려 드는게 웃겨서

자지러진게 한두번이 아니구요

노래불러주면 너무 좋아해서 가끔 혼자 노래방가서

미친듯 연습했던 기억도 나구요

편지쓰는거 좋아하는지 나 만날때마다 종이쪽지 하나에라도

꼭 깨알같이 뭘 써서 오는데 우리집에 한상자쯤 되는것도 같구요

집에 놀러왔을때 꼭 자기네 집인것처럼

부엌부터 들어가서 내 밥 챙겨준다고 덜그럭 대는걸 보니까

얘도 천상 여자구나 싶었죠

가끔 말없이 도시락 싸들고 나타나서 사람 눈물 핑 돌게 하는

센스있는 여자에요

철없고 자기 앞가림도 잘 못하는 애지만

나 기분나쁠 얘기는 꾹 참고 끝까지 말 안하는 속깊은 여자구요

술 마시면 아무데서나 자고 아무데나 주저앉고

아무데서나 울고 그러니까 꼭 잘 챙겨서 데리고 다녀야 되구요

한번 싫다고 말 내뱉으면 그건 진짜 싫은거니까

두번다시 얘기도 안꺼내는게 좋겠죠

 

천방지축에 사고뭉치

하루라도 조용히 지나가는 날 없는 철없는 애지만

머리카락 하나부터 발끝까지

하나도 안 사랑할게 없는 정말 사랑스러운

그런 내 여자

 

 

 

울게하는일 없이 찡그리는일 없이

행복하게 건강하게 웃을수 있게 해주세요

 

 

 

그녀를 부탁해요...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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