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려요.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곳곳마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다가온 비 내리는 오늘은.
그런 날이에요.
내 맡은 것보다 더 잘해야 된다는 혼자 만의 부담감에 안긴 날.
진지함과 대책없음의 경계에서,
실상은 내 마음대로 되고 있지 않음을 느끼는 그런 날.
가끔 돌아다보는 내 모습이 얼마나 무능력한지,
아무 소속 없는 내 모습이 얼마나 기약 없는지.
우산도 없이 빗 속을 거니는 내 모습을 보지만,
이런 날에는 머리 속까지 식혀버릴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고마운.
어느 비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