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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칼럼]우리는 살인자다 - 한양의대, 박지윤아나, 인막녀 사건

이영섭 |2007.04.30 00:38
조회 1,314 |추천 2

제목이 다소 과격하지만 사실이라는 것.

물론 글을 보시는 분중 몇분은 해당되고 몇분은 해당되지 않는 사실입니다만.

오늘부터 제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칼럼을 써보려고 합니다.

 

-4월은 잔인한 달?

4월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버지니아공대사건이 제일 쉽게 생각나겠지요.

하지만 국내 사건으로, 인터넷 안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치면

한양대의대생 사건, 박지윤 아나운서사건, 인천 막장녀 사건 이 있겠습니다.

이 세 사건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고 평생 상처를 남길 수도 있는, 그리고 사건의 모든 것을 네티즌이 만들고 사건을 키우기도 했고, 또한 dcinside라는 사이트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공통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사건인가?

우선 한양대 의대생 사건은 한양대 의대생 학생증을 소유한 남성분이 흔히 말하는 '원나잇'을 한 후 여성분의 사진을 여과없이 올린 사건입니다. 한 네티즌의 사진 업로드는 곧 dcinside의 갤러리를 달궜고 당사자, 특히 여성분이라 추정되는 분의 홈피까지 찾아낸 사건입니다.

박지윤 아나운서 사건은 현재 네이버 검색순위 3위에 랭크되어 있을만큼 파급효과가 셋중 가장 큰 사건입니다. 비공개로 업로드한 개인적인 사진들이 해킹되어 유포되면서 사생활을 침해한 사건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천 막장녀 사진은 옛 남자친구가 여성분의 신체 일부분이 노출 된 사진을 무단으로 올려 네티즌들이 여성분의 싸이까지 찾아내고, 폐쇄하게 만든 사건이고 제가 이 글을 쓰게된 가장 큰 동기가 되었습니다.

 

-무었이 문제인가?

개인의 가장 은밀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부분들, 사생활이 불특정 다수에게, 그것도 파급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dcinside에 무단으로 업로드 된 점.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자신의 재미때문에 사건을 키운 것이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올린 한양대 학생증 소지자는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지만 일상에 문제가 있을 정도로 사진이 퍼져있고,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잠들어 있던 여성분은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맨 얼굴이 유포되었습니다. 아나운서 박지윤씨는 사생활인 애인과의 애정사진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어 '공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질타받고 있구요.(이 부분에 있어서는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천의 여학생은 한 때 만났던 남자친구 때문에 마녀사냥을 당한 것은 물론 얼굴까지 공개되어 인생에 큰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왜 우리가 가해자인가?

우리가 가해자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만든 사건들이기 때문입니다. 혹 어떤분은 '사진을 올린게 죄다', '애정행각을 찍은 사진을 보니 공인으로서 문제가 있다', '애초에 처신을 잘해서 사진을 안찍었어야 한다' 등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진을 업로드 한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그냥 그 개인의 일로 치부하고 넘어갔다면, 블로그나 싸이에 퍼가고 이슈화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과연 지금처럼 상처를 받았을 지 의문입니다.

하룻밤의 쾌락을 위해 모르는 남자와 함께 밤을 지내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질타받을 만한 일인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원치않게 사진이 유포되고 얼굴이 공개되는 것은 인생에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박지윤씨는 이미 성인이고 사랑하는 애인과 애정표현을 할 수는 있는 것입니다. '공인'이라고 해서 키스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공개적으로 올린 사진이라면 몰라도 박지윤씨는 공개되길 꺼려했던 비공개 사진입니다. 이것이 박지윤씨의 잘못입니까?

학생의 신분으로 남자친구와 과도한 신체접촉을 한 것도 우리 사회 통념상 지탄받을 일인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사진이 공개되어 인생의 걸림돌이 되는 것도 그 여학생의 탓입니까?

이 일들은 모두 우리 네티즌의 탓입니다.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이미 일어난 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겐 또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이젠 우리 네티즌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광장에 글을 올려 봅니다.

한때 저도 개똥녀 사건을 보고 함께 욕하고 된장녀를 싸잡아 비난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개똥녀라면? 내가 박지윤 아나운서라면? 내가 그 여학생이라면?

여러분이라면 과연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겠습니까? 신체 일부가 노출 된 사진에서도 '얼굴이 별로다' '신체 일부가 괜찮다' 등의 발언들... 당신의 누나, 동생, 여자친구라면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습니까?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발전되었지만 우리의 인터넷 문화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변해야 합니다. 무분별한 마녀사냥, 악플 들. 우리는 이미 몇몇 일반인들과 공인들을 저 세상으로 보냈습니다.

 

-이젠 변하자. 네티즌도 변해야 한다.

문제의 사진을 업로드 한 사람, 그것을 개인 블로그, 홈피에 퍼다 나른 사람, 같이 보고 감상한 사람, 남들에게 퍼뜨린 사람, 그들의 인권을 모욕하는 사람. 이사람들도 변해야 하지만 이 상황을 묵인하고 있고 무관심하게 제 3자의 입장으로만 보고있는 우리도 변해야 합니다.

잘못된 일에 대한 지적과 변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건강한 인터넷 문화가 생겨날 것입니다. 이 사건들이 벌어진 dcinside의 외침은 '실명제 결사반대' 더군요. 실명제를 하지 않는 자유를 얻는 사람들은 그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생기는 것입니다.

 

당사자의 얼굴을 보고 있다면 이런 발언들, 행동들 할 수 없었겠죠.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비극이 일어납니다.

우리, 어떤 일이든 하기 전에 '내 일' 이라 생각해보고 다시 한번만 고려해보고,

그리고 행동합시다.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손놀림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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