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앞에 여섯 번째 기도의 부탁을 올립니다.
우리의 소망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피랍된 지 꼭 40일이 지난 후 피랍자 전원을 석방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부둥켜안고 뛰며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40일은 40년처럼 길었지만 함께 기도해주신 분들 때문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소망을 가질 수 없었던 상황에서 소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진정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이번 피랍사태의 사실과 의미를 정리할 수 있도록 ‘아프가니스탄 봉사단 피랍관련 자료집’을 만들어주신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교한국,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자료집은 godpeople.com에서 PDF 화일로 받아보실 수 있고, 다음 주 중에 자료집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더욱 감사한 것은 지난 45일 동안 교회 성도들이 놀랍게 연단되었다는 것입니다. 피랍된 지 나흘째 되던 7월 22일부터 저녁기도회를 시작하여 어젯밤 8월 31일까지 41회의 기도회를 매일 저녁에 가졌습니다. 많게는 1000명, 적게는 400명 이상 모여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기도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었습니다. 형제들의 죽음 앞에 부들부들 떨면서 깊은 회개의 자리로 내려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도하자는 말도, 한 마음이 되자는 말도, 회개하자는 말도 필요 없었습니다.
피랍가족들 역시 평생에 다시는 겪을 수 없는 고통스런 상황 가운데서도 놀라운 성숙함을 보여주셨습니다. 생명의 장미를 들고 이슬람 국가들의 대사관을 찾아 석방을 호소하던 경험을 살려 향후에 생명을 살리는 운동을 하면 좋겠다고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죽음의 긴 터널을 통과한 피랍자들도 이전보다 더욱 귀하게 쓰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먼저 천국으로 가신 고 배형규 목사님과 고 심성민 형제님의 유족들을 생각하면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느낍니다.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신 하나님께서 유족들을 부둥켜 안으사 위로에 위로를 더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꼭 기억해주실 일은 오는 9월 6일(목) 10시부터 샘물교회당에 고 배형규 목사의 빈소가 준비되고 9월 8일 (토) 오전 11시에 장례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분쟁과 빈곤 지역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품고 달려갔다가 희생되신 고인을 우리 마음 깊은 곳에 품는 시간이 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시간이 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이 훨씬 많은 듯합니다. 그래서 동역자님들의 기도와 관심이 더욱 절실합니다. 피랍자들이 석방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여러 종류의 여론에 대하여 겸손한 자세와 책임지는 자세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피랍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숨겨야만 했던 내용들도 진솔하게 드러내려 합니다. 이를 통해 더 깊은 회개와 갱신, 그리고 더 넓은 봉사와 나눔으로 거듭나길 소원합니다. 소망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끌고자 하시는 곳은 복음의 능력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성경적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라 깊이 생각했습니다. 이번 피랍사태가 오해와 비난의 시련을 통과하여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일구어내는 새로운 시-발점이 되길 엎드려 간구하오며 동역자님들의 협력과 기도를 다시 한번 감히 부탁드립니다.
아프간 봉사단 피랍사태 45일째
2007년 9월 1일(토) 아침
여러분들의 기도와 격려를 계속 필요로 하는 부족한 종 박은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