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오후 느긋하게 내무반에 드러누워서
아껴 놓은 그녀의 편지를 꺼내 읽습니다..
누구처럼 하루에 한 통씩 보내는 유난을 떨진 않지만
누구보다 꾸준히 이어지는 그녀의 편지..
오늘 그녀의 편지지는 온통 봄과 벚꽃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그녀가 살고있는 남쪽 나라에는 벌써 꽃이 필 만큼 다 폈다네요
그리고 요즘은 벚꽃 축제 떄문에 슬슬 길이 막히기 시작한다고..
그러면서 내가 있는 강원도 산골짜기에는
눈이 녹았냐고 놀립니다.."눈 이나 녹았냐?"
그녀의 장난기 어린 목소리를 떠올리며잠시 눈을 감아보면
어느새 그녀와 그녀가 좋아하는 벚나무가
내주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내게도 어린아이처럼 손으로만
그녀를 느낄 수 있던 시절이 있었죠..
하지만 그동안 힘들게 떨어져 지내던 시간이
내게 멀리서도 그녀를 느낄 수 있는법을 가르쳐 준 것 같습니다..
이제 답장을 준비하다 맑 잠시 눈을감고 낮잠을 청해 봅니다.
꿈에서 나를 찾아올 그녀를 생각하며..
일요일 호우 음악 소리가 크지 않은 카페.
친구는 많이 늦을 건가봐요.
버스가 무슨 사거리에서 뭐 꼼짝도 못한 채로 30분째 서있다나.
하긴 이렇게 볕이 좋은 날이니까
벚꽃 유명한 이 곳에 차 막히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겠죠.
"괜찮아 내가 누구니?'혼자서도 잘해요'아니냐, 그래 천천히와~"
전화를 끊고는 다이어리랑 펜을 꺼내선
주절주절 일기 같은 편지를 씁니다.
그 사람이 군대 간 뒤로 나한테 생긴 습관이에요.
혼자 있는 게 어색할 때
기다리는 사람이 오지 않을 때
난 이렇게 무언가를 쓰면서
그 어색한 시간을 보내죠.
그러다 보면 몇 시간쯤은 지루한지도 몰라요.
그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늘 끝이 없으니까.
'혼자서도 잘해요'
이건.. 이런 내게 친구들이 붙여 준 별명이죠.
혼자서도 잘 노는 아이,
하지만 4개월 뒤 둘이 되면 더 행복할 아이.
나는양 22개월차 병장 고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