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 친구와 맥주 한 잔...
" 왜 이건희는 그 때 잡아 넣지 못하고 이성호 기자만 고생하는거야? "
" 음.. 그건 이야기가 좀 긴데.."
" 괜찮아. 밤새 이야기 해도 괜찮아. "
" 그래 그럼.. 형사법 중에 가장 위대한 판결로 뭐가 뽑히는 사건은? "
" 음..... 솔로몬의 친자 확인 사건? "
" 힌트 하나, 성폭행범에 관한 사건이라는 거 "
" 중범죄자에 관한 사건이었네. "
" 힌트 둘, 미국에서 일어났고 잡혔다가 풀려났지. 사람들의 처벌을 요구했(지만)"
" 미란다. 맞지? "
" 빙고 "
"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 줄까?
1997년 1월 은행강도 혐의로 체포된 찰스 디커슨은 미란다원칙을 듣지 못한 채 범죄를 자백했지.
그러나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법은 피의자가 미란다원칙을 고지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의 자백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어.
그러자 유타대 법대 폴 카셀 교수 등은 미란다원칙이 남용되고 있다며 2000년 4월 연방 순회법원에 항소했어.
"사소한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범인을 풀어줄 수는 없다"고 판결하고 연방법 섹션3501조를 근거로 들었지.
섹션3501법은 1968년 연방의회가 제정했던 것으로,
이 법은 피의자의 자백은 미란다 원칙의 통보 여부와 상관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
논란이 커지자 당시 재닛 리노 법무장관은
"미란다원칙은 합법적 판례이기 때문에 법률보다 우선한다" 며
미란다원칙을 재확인해 달라는 서한을 대법원에 보냈고
2000년 6월 대법원은 미란다원칙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지.
이로써 미국 대법원은 수사관이 범죄 용의자를 체포할 때
묵비권과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통보해야 한다는 이른바 미란다 원칙을 34년만에 재확인했어. "
" 여기서 문제, 미란다 원칙이 위대한 이유는 뭘까? "
" 아무리 중범죄자라고 해도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거 아냐?"
" 물론 맞아. 하나 더 있다면 법적 절차 즉 방법도 정당해야 한다는 거지. "
" 한동안 삼성이 벌벌 떨었던 너 안기부 도청 X-파일 사건을 너처럼 기억할까? "
"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야. 처벌은 못했지만 말야. 그래서 재벌반감은 없어지지 않았잖아."
" 뭐 연급 많은 걸로 사람을 끌어들이지만 마음까지는 아니잖아. "
" 왜 그 때 검찰이 참여연대가 고발한 삼성 대선자금 제공 사건에 대해서는
이건희 회장 등 관계자들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전원 무혐의 처리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제 알겠냐? "
" 그래. 그 때 참 안타까웠지. "
" 난 개인적으로 삼성이 무너지더라도 한 인간으로서 위법을 저질렀다면
누구나 콩밥도 먹고 하얀 두부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
" 그래. 그 도청 테이프는 법적 증거물이 될 수 없었지.
그리고 인권과 법적 절차를 더욱 더 철저히 지킨 사람들 때문에 말야. "
" 이번 정몽구 회장 사회봉사 명령에 관한 사건을 너는 어떻게 보냐? "
" 지X하고 있는거지. 법적 양심도 없는 판결이야. "
" 법적 양심이라는게 뭐야? "
" 인혁당사건 알지? "
"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도 참 유명한 사건 많다. "
" 법조인은 스스로 어떤 경우에도 법률에 따라야 하고 법적 절차를 따르고 법적 양심으로 판단해야 하지."
" 땅 위의 사는 사람들이 윤동주처럼 하늘을 우르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살아가려고 하는 것처럼 말야. "
" 그래서 미국영화에서는 가끔 판사들이 잘못된 판결에 대한 최책감에 자살을 하곤 하지. "
" 그런데 말야. 이번 판결은 말야. ‘준법경영’을 주제로 강연과 신문 등에 기고하라고 명령했는데
이건 평소 그의 생각과 다른 취지의 말을 하고 글을 쓰라고 요구하는 거야.
한 마디로 한 사람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거야. 물론 그에게 개인적 양심이 없다면 문제는 없지만..
난 누구나 양심은 있다고 믿거든. "
" 그럼 이제 내가 질문한다 "
" 밤에 길거리를 가다 갑자기 쓰러진 사람을 봤어. 주변에는 다른 사람은 없고
쓰러진 사람은 심장도 안 뛰고 숨도 안쉬는 걸 알았어. 어떻게 할거야. "
" 119에 신고해야지. "
" 심폐소생술은 할거야? 너 어떻게 하는 줄은 알잖아. "
" 당연히 해야지. "
" 나중에 법적 분쟁이 있어도. 가족에게 하는 건은 문제가 없지만 타인에게 하는 건 다른 문제거든. "
" 착한 사마리아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거잖아."
" 아니. 그건 우리나라 법에는 없어. 그럼 이젠 어떻게 할거야? "
" 그래도 할거야. "
" 왜? 그건 양심의 문제니까. 그리고 사마리아는 없어도 우리나라 헌법에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있잖아.
한국인의 양심에 따른 첫 이례적 판결을 이끌어 내 봐야지. "
" 그래도 다행이지 않냐. 그 때 그렇게 기자로서의 양심을 다한 사람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잖아.
물론 그 때는 여론과 민심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사회적 요구에 따른 판결보다는
법적 양심에 따른 판결만을 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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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앞에서 인혁당 사건이 있었고
금권 앞에서 이건희, 정몽구, 김승현, 전윤수, 김준기...등의 여러 회장님 사건들이 있었다
X-file 사건이 아니라도 우리나라는 큰 사건들이 너무 많다
기억하기도 너무 힘들다
그래서 똑똑한 놈들이 다 고시생이 되어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