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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지낸 날, 밍밍한 밀가루 떡이 입에 붙다!

이장연 |2007.12.02 21:27
조회 93 |추천 1
고사 지낸 날, 밍밍한 밀가루 떡이 입에 붙다! 

매해 그래왔듯이 한해 농사를 마치고 김장까지 끝낸 어머니는 오늘(2일) 추수감사 고사를 지내셨습니다.
그저께 강화에서 도정해 온 우리 집 햅쌀을 물에 불려 방앗간에서 쌀가루로 빻아오고, 붉은 팥도 삶아 아침에 아버지가 절구통에 빻아냈습니다.

* 관련 글 : '하늘님! 신령님! 터줏대감님! 한해 농사 잘 지었습니다'

통팥이 가득한 시루떡



동생 내외가 두 달 전 태어난 어린 조카와 함께 점심 전에 오자, 함께 점심을 먹은 뒤 본격적으로 솥에 시루를 올려놓고 떡을 쪄내셨습니다. 떡을 찌기 전에는, 어느새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부모님은 옹알거리는 손자 곁에서 한없이 즐거워하셨습니다.

시루에 떡을 올려놓은 지 얼마 안 되어 떡이 되자 어머니는 거실에 찻상을 놓고 그 위에 시루와 잔에 막걸리를 부어놓고 고사를 지내셨습니다. 마음속으로 가족과 새로 태어난 조카의 안녕과 건강을 빌고 계신 듯 보였습니다. 제수씨도 어머니와 함께 조카의 태어남을 기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안방, 제 방, 할아버지 방에 떡과 막걸리를 쟁반에 놓아두고 치성을 드렸습니다.

오래된 컴퓨터 모니터 위에 시루떡과 막걸리 쟁반이 올려졌다.


어머니는 절기마다 할머니가 그래왔듯이 가족의 안녕을 비는 고사를 지내왔다.



고사를 끝낸 뒤,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싱크대 위에 떡을 찌고 난 솥이 보였습니다.
솥에는 떡을 찌기 위해, 시루와 솥을 연결했던 밀가루 반죽이 떡이 되어있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할머니와 어머니가 집안 곳곳을 돌며 고사를 지낼 동안, 요놈을 부뚜막에 앉아 둥근 가마솥 가장자리에서 떼어먹곤 했습니다. 그 추억을 되살려서 떼어먹어 보았는데, 밍밍한 밀가루 떡이 입에 착 달라붙더군요.

오랜만에 입에 넣어본 밀가루 떡은 알 수 없는 오묘한 맛을 내었습니다.
요사이 거울을 보며 '자신이 나이를 먹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종종했는데, 그 맛이 아닐까 합니다.
흘러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찾은 옛추억의 맛과 정겨움.

떡을 찌기 위해 솥과 시루를 연결했던 밀가루 반죽이 떡이 되었다.


어렸을 적에는 가마솥과 큰 시루로 시루떡을 해먹었다.


솥에서 떼어 낸 밀가루떡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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