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바탕 폭풍 같은 청춘의 엑스터시
표제 ‘69’는 자칫 포르노그래피적 상상을 불러일으킬 법하나,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가 최고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히피문화가 꽃을 피우던 1969년을 가리킨다. 무라카미 류의 말을 빌리면 69년은 “코드를 세 개밖에 몰라도 록 연주자가 되었던” 시대고, “돈츄노don’t you know를 외치기만 하면 누구라도 록 가수가 되었던” 시대다. 주인공 겐은 랭보의 시 한 수와 번드르르한 말주변으로 공부 잘하는 친구 아다마를 포섭하고, 예쁜 여학생에게 잘 보이려고 친구들을 선동해 학교 옥상에 반체제구호를 적은 플래카드를 내건다. 페스티벌을 한답시고 유치찬란한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레디 큐를 외치는가 하면, 록 스타를 흉내 내 ‘우주의 혼돈’을 상징한다며 닭 스무 마리를 풀어놓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또, 페스티벌 티켓 수입으로 친구들은 나 몰라라 한 채 여자친구와 단둘이서 스테이크 먹는 꿈만 꾼다. 겐은 정말이지 엉뚱하고 비겁한 데다가 영악하기까지 하다. 사람을 가볍게 속이고도 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다. 하지만 류는 이 주인공을 아주 매력적으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겐이 주도한 학내 바리케이드와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라는 선동적인 슬로건은 얼핏 이들을 좌익에 물든 학생들로 보이게 하나 사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앙띠오이디푸스"에서 말한 것처럼 즐겁게 살려는 그들의 ‘욕망’ 자체가 혁명이었을 뿐이다. 소설 전체를 가득 채우는 삶의 에너지는 바로 그들의 욕망에서 분출된 것이었다.
스스로 인생을 계획하고 그로 인해 흥분하고 좌절하며, 한 여학생의 마음에 들기 위해 엄청난 사건들을 꾸민 겐. 결국 무기정학까지 감수해야 했던 이 열혈 고교생의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 수 있을까” 또는 “즐거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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