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라고? 그럼 너 날 사랑한..단 말이 다.. 거짓말이었어?
난 널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어."
이별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디일까.
참고 참았던 말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장소를 선택할 여유가 없었다.
불쑥 단골 백반집에서, 그의 회사 앞에서, 지친 일과를 겨우 끝내고 나온 그에게
벼락같이 이별을 고하고 말았던 것이다.
"미안해. 미안해... 할 말이 없어.
하지만 더 이상 안 될 것 같아. 나 때문에 상처 받게 해서 정말 미안해."
그녀는 생선구이가 놓인 식탁을 사이에 놓고 그에게 말했다.
그는 그녀를 위해 생선의 가시를 가지런히 발라 놓고 있었다.
그것을 보던 그녀의 어깨가 떨렸다.
물컵이 쓰러졌고, 물이 주루룩 흘러내렸고, 그녀와 그의 바지가 젖었지만
아무도 그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울고 있었다.
그를 만나 대학원 사람들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다.
남자는 처음에는 계절 탓이라고 생각했었다.
코끝이 싸해지는 11월의 청명한 공기가 그녀의 눈물샘을 자극한 것이라고,
막연한 불안을 지우기 위해 그는 믿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한 달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를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커피를 사이에 두고 그와 마주 앉아 전과는 다른 표정으로 말했다.
"난 너를 만나는 동안 한 번도 행복하지 않았어. 단 한 번도. 더 이상은 불행해지기 싫어."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미로에서 끈마저 놓쳤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날 밤 침대에서 일어나 엉엉 목놓아 울었다.
어머니가 그 소리를 듣고 방문을 여시더니, 걱정스럽게 물어보셨다.
"왜 그러니? 아는 사람한테 사고라도 생긴 거야?"
그녀는 목이 메어 대답했다.
"엄마... 나 나쁜 거짓말을 했어."
이별보다 더 잔인한 것은, 이별을 완성하기 위한 거짓말들이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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