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어느덧 새벽을 향해 달려가서 서서히 주위의 어둠이 옅어지며 밝아오고 있었다. 어둠으로 주위의 사물을 자세히 볼 수 없었던 린과 크루터는 자신의 주위에 쓰러져있는 사람들과 죽어 있는 자신의 동료들을 바라보며 이 순간이 하루밤의 꿈이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꿈이 아닌 현실이기에 린과 크루터의 마음은 무척 아팠고, 그들의 죽음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코발과 골드드래곤의 신경질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는 사이 다른 이들은 이 둘의 대화에 모든 촉각을 모으며 바라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처리하려던 악마를 골드드래곤이 나서서 쳐리를 해 준다고 하니 이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그런 그들에게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는사이 한 쪽에서 번쩍이는 작은 섬광이 발생된 것을 알아챈 이는 아무도 없었다.
[ 보잘 것 없는 놈이 감히 나에게 도전을 하다니 우습구나. ]
“ 크르르..... 우스울지 아닐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
코발은 자신의 마법을 최대한 이끌어 낸다고 해도 저 골드 드래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는 자신의 본체로 있는 최강의 상태이기에 더더욱 승산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한쪽으로는 붙어볼 심산으로 덤볐고, 다른 한 쪽으로는 상태가 안 좋을때 재빨리 공간이동을 해서 이 자리를 벗어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자신의 등뒤로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거대한 힘을 깨닫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신을 방어하며 한걸음 앞으로 뛰며 그 거대한 몸체를 자신을 방어하며 뒤로 젖혔다. 그러나 뒤돌아서 바라 본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좀 전에 느껴진 거대한 힘의 위력은 상상할 수 조차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우습게도 뒤돌아 본 곳에는 아무도 없으니 자신만 바보같은 꼴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다시 뒤돌아서 드래곤을 바라 본 코발은 이내 자신이 느꼈던 거대한 기운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드래곤의 모습을 보며 알 수가 있었다. 그러고는 다시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언제 나타났는지 두 명의 인간이 자신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 중 앞에 서서 자신을 뚜러져라 쳐다보는 매우 어려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특이한 느낌을 주는 인간은 자신을 향해서 시선을 고정시킨채 무척 화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자신을 향해서 천천히 한발 한발 다가오는데 그 느낌이 매우 안좋다는 것을 금새 깨달았다. 하지만 그래도......하며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있을때 어느새 자신의 앞까지 다가와 버렸다.
“ 나쁜놈. ”
순간 코발은 머릿속이 멍해져 버렸다. ‘도대체 이 놈은 뭐야’ 라고 생각할 찰나 엄청나게 솟아나는 기운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을 깨닫기도 전에 자신의 가슴한쪽이 뻥 뚤리는 것을 알았다. 정말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어느누구도 그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 수 가 없을 정도였다. 린이 말을 마친 동시에 자신의 양손에서 일으킨 거대한 파이어볼을 하나로 뭉쳐서 솟아오르며 가슴을 향해 쏘아버렸던 것이다.
푸 아 악
“ 크....윽...... 뭐야.....?
자신의 가슴을 바라본 코발은 엄청난 상대의 공격에 자신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얼이 빠진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러고는 다시금 그 인간의 모습을 찾으려 시선을 돌리는 순간 자신의 몸으로 스며드는 엄청난 위력의 공격을 느끼는 순간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그 곳에서 번쩍임과 동시에 회오리속으로 연기가 사라지듯이 소멸되어 버렸다. 아무런 말도 비명도 없이 그냥 그렇게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코발이 소멸되자 주위에 형성되었던 모든 뱀의 형상을 한 것들도 연기처럼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이 모든 상황들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느 누구도 한마디 말을 할 겨를도, 그 어떤 짧은 외침마저도 내 밷을 수 없었기에 주위는 그야말로 고요한 정적만이 감돌았고 모두의 시선은 린에게 집중돼있었다. 그런 그들의 시선을 느꼈는지 린은 자신을 바라보는 모두에게 약간은 기분 나쁜 음성으로 한 마디 했다.
“ 쩝. 뭐야? 사람 처음 봐? ”
꿀 꺽
프로토스의 목줄기로 마른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프로토스의 머릿속에는 아직 저렇게 까지 강한 소년을 본 적도 들은적도 없었기에, 그리고 그보다도 저런 실력을 처음으로 본 것이기에 그의 온 몸은 작은 떨림과 경악으로 인해 모든 신경세포가 쭈삣쭈삣 거리며 몸밖으로 튀어 나올듯한 그런 상태였다. 아르데스도 역시 어떤 말도 하지 못한채 그냥 그런상태로 린을 쳐다만보구 있었고, 그의 옆에 있는 그의 일행들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그 중 유일하게도 드래곤 만은 멍한 상태가 아닌 대단히 호기심이 가득찬 눈길로 린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 달랐다. 하지만 그 드래곤도 아무 말이 없는 것은 나머지 사람들과 똑같았다. 그리고 모두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저 소년이 어디서 나타난것인가에 대해서만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고, 어떤 움직임이나 소리도 없었는데.......
“ 뭐야! 뭐 나한테 할 말있어? 왜 사람을 쳐다보고 난리야? 야! 너 드래곤인가 뭔가하는 너! ”
이건 또 뭔가? 갑자기 왜 드래곤에게 시비를 거는것인지.
[ ...... ]
드래곤은 할 말이 없었다. 약간은 황당했고, 갑자기 자신에게 반말로 지껄이니 도대체 자신이 뭐라 해야할지 바로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드래곤이 생각을 하고 있을때 또다시 린의 음성이 들렸다.
“ 야! 내 말이 말 같지 않냐? 저번에 그 놈하고 생긴 건 똑같은데 어째 반응은 느리네. 색깔이 달라서 그런가(?) ”
“ 저.... 린님. 상대는 드래곤입니다. 최강의 생명체인 드래곤에게 그렇게 막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
뒤에서 크루터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린의 이같은 행동에 모두는 입을 다물지 못했고, 드래곤과 린을 번갈아 바라보며 앞으로 어떻게 일이 전개될 것이지 쳐다만 봤다. 하지만 린은 크루터의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채 다시 한번 드래곤을 향해서 큰 소리로 뭐라고 하려는 찰나
[ 너는 누구냐? ]
드래곤의 거대한 울림의 목소리가 린의 귓가에 전해졌다. 워낙 커다란 소리였기에 약간은 인상을 찌푸린 얼굴로 린이 대답했다.
“ 이봐! 그렇게 크게 말하지 않아도 다 들린다고. 괜히 똥 폼 잡지 말고 조용조용 얘기 하라구. 난 똥 폼 잡는 놈들이 가장 맘에 안 드니까 말야. 그리고 난 린이라고 해. 그런 넌 이름이 뭐야? ”
[ 린?...... 인간이 확실하군. 헌데 어떻게 그런 힘을 가지고 있지(?). 인간이 그런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불가능할텐데. 넌 어디에서 왔느냐? ]
“ 나? 나야 아르키나 산맥에서 왔지. 근데 넌 이름이 뭐냐고 내가 물었잖아. ”
[ 흠... 아르키나 산맥이라...... ]
드래곤은 뭐라 중얼거리기도 전에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린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어느새 린이 자신의 눈앞까지 다가와 두눈 시뻘겋게 부릅뜨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야! 너 이름이 뭐냐고 ~ ”
약간 격양된 목소리로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며 소리치자 드래곤은 가슴이 섬뜩해졌다. 좀 전의 코발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 윽.... 뭐야! ]
드래곤은 자신의 온 몸체의 주위로 강력한 방어마법을 펼침과 동시에 뒤로 멀찍이 물러나 버렸다. 깜짝 놀란 가슴을 추스르며 뒤로 물러난 드래곤은 다시 한 번 린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허나 어디를 보아도 그냥 평범한 인간이며 평범해 보이는 소년인 것을 ........ 자신의 모습이 무척이나 우습게 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된 골드 드래곤은 주위에 있는 다른 인간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게 되니 약간은 머리꼭지가 돌아버릴 것 같았다.
‘ 이런 젠장. 내 꼴이 이게 뭐야. 저 놈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이 상황을 종결시켜버려(?)........ ’
드래곤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교차되며 복잡해졌지만, 한가지 흥미있는점은 이 알 수 없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러한 마법인지(?) 아니면 어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그런 호기심이 드래곤의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지금 우스운꼴이 되어버렸으니 드래곤 체면이 말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어떻게 이 상황을 좀더 부드럽고 멋있게 만들 수 있을가를 열심히 머리 굴리며 연구한 드래곤의 결정은 바로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 험... 험.... 린이라고 했느냐. 인간으로서는 그렇게 형편없는 몸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 것 같구나. 험.... 나는 위대한 골드족의 에스트로니엔이라는 분이시다. 험.....험..... ]
약간은 어수룩한 말과 표정이 평소의 최강의 생명체인 드래곤과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그런 모습이었지만, 그의 말에서 충격적인 말이 있었으니 바로 에스트로니엔이라는 이름이었다.
골드 드래곤 에스트로니엔
이 이름은 아주 먼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는 인간세상에서의 드래곤 이야기를 다룬 신화에 종종 등장하는 아주 유명한 이름이었다. 바람의 드래곤이라는 골드족의 명성을 한 껏 뽐낸 웅장하고 멋있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그런 드래곤이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지만, 이 드래곤이 유명한 것은 바로 인간세상의 일에 관여를 많이 해서 일화가 많다는 것이었다. 처음 세상에 알려졌을때는 신들의 전쟁 보다 훨씬 이전인 6000년 전 이었던걸로 기록이 되어있다. 그때 이 드래곤의 나이가 헤즐링을 갓 벗어난 1500살 정도로 추정되었는데, 그 힘은 가히 5000살 이상을 산 드래곤의 힘과 맞먹을 정도로 강력했다. 특히 마법은 거의 절정에 가까울 정도로 위력이 있어 주위에 있는 다른 드래곤들이 충돌을 피할 정도였고, 골드족의 장로들이 나서서 말려야 겨우 진정시킬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드래곤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전쟁중이었던 인간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전쟁을 종식시키는가 하면 또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포악한 왕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왕을 잡아가 버리기도 했다. 또 한번은 대륙에 있는 모든 국가의 왕들을 불러 자신의 새로운 마법을 보여준다는 명분하에 대륙에 있는 모든 마법사들을 동원하여 마법대결을 펼치기도 했었다. 이러니 평소에 자신의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드래곤의 상식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기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이 에스트로니엔이라는 드래곤이 유명해진 것이었다. 이런 에스트로니엔의 힘이 그렇게 강력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어머니인 에스트론의 노력이었다. 갓 태어난 자식을 엄하게 키운것도 있지만,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자식에게 전이 시킨 것이 결정적인 것이었다. 원래 드래곤들은 자식이 크면 자식을 독립시키고 자신의 삶을 따로 살아간다. 그러다가 죽음이 임박해오면 모든 드래곤들이 그렇듯이 드래곤의 무덤인 용신계의 세계로 들어가 자신들에게 삶을 준 용신에게 자신의 삶을 마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에스트론은 그렇게 나이가 많지도 않은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든 힘을 에스트로니엔에게 모두 전이시킨뒤 자신은 용신계로 들어가 버렸다. 그 이유는 나중에 다시 나오겠지만, 일단은 세상에 나와있는 모든 드래곤들이 그렇듯이 인간과 신과의 중간적인 역할을 했던 드래곤의 역할을 자신의 자식에게 넘기고 그렇게 용신계로 간 드래곤은 에스트론이 처음이었다. 그러니 이런 강력한 힘을 가진 어린 드래곤의 탄생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6000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는 어느 누구도 상대가 없다는 최강의 상태가 되었다는 것은 안봐도 확실한 상태인데 그런 그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인간이 있다니...그것도 나이가 어린 것이...... 자신의 젊었을때의 모습이라서 그런가(?) 확실히 이 드래곤의 대응은 어쩐지.....
“ 아하! 에스트로니엔...... 에스.....에스트로니엔? ”
린은 조금은 놀라는 듯한 음성으로 에스트로니엔의 이름을 외쳤다. 에스트로니엔은 자신의 이름을 듣고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치는 린을 보며 ‘이제야 나를 알아보는군’ 이런 생각을 했다. 또한 자신의 위대함에 다시 한번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무례하게 굴어던 린에게 한마디를 하려던 그 순간
“ 이름이 그게 뭐야! 무슨 이름이 그렇게 길어. 그냥 간단하게 지으면 되지 뭐가 그렇게도 복잡한지......쩝 ”
[ ..... ]
이건 또 뭔가.... 황당한 에스트로니엔은 도대체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이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를 물끄럼히 바라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위에 있던 프로토스와 아르데스일행들도 마찬가지 표정으로 린과 에스트로니엔을 바라보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그래 저번에 봤던 놈보다는 그래도 괜찮은 것 같네. 저번에 봤던 놈은 한대 맞고 물속으로 도망가서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넌 내가 보기에는 그놈보다는 센놈같아 보이기는 해. 근데 왜 날 쳐다보는거지? 나한테 볼일 있어? ”
[ ....... ]
눈만 깜박이는 드래곤의 모습에 모두들 같이 깜박이며 다음말을 기다렸다.
“ 나한테 볼일 없지? 그럼 크루터! ”
“ 네! 린님. ”
뒤에 있던 크루터가 린이 갑자기 자신을 부르자 긴장했던 순간에 얼떨결에 큰 소리로 대답을 하고 말았다.
“ 뭐야~ 왜 그렇게 큰 소리로 대답해? ”
“ 아... 아닙니다. 린님. ”
“ 저 사람들을 묻어줘야겠어. ”
린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시체들을 가리키며 말을 했다. 크루터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시체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린과 크루터가 죽어있는 사람들을 하나 둘 옮기며 묻어주려 하자 그때까지 상황만 지켜보던 프로토스와 아르데스 일행들도 린과 크루터를 도우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에스트로니엔은 허공에서 그냥 그렇게 지켜보고만 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을 모두 묻어주자 프로토스가 린에게 다가가며 말을 건넸다.
“ 린이라고 했나? 나는 프로토스라고 한다네. 아까 보았는데 정말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더군. 자네는 누구에게 그런 능력을 이어받았나? ”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프로토스를 한 번 지나가는 눈길로 쳐다보고는
“ 당신도 나에게 볼일이 있는거야? ”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린의 말투에 프로토스는
" 하 하 하 하. 뭘 그렇게 의심나는 눈초리로 사람을 보는가. 나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네. 그리고 자네에게 별다른 볼일이 있어서 그런 것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고 난 그저 자네의 능력이 뛰어나서 단지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네. “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하는 프로토스에게서 린은 거짓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사람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자신을 속이고 이러한 상황으로 까지 몰고 간 경험이 있었기에......
“ 누구 한테고 뭐고 그런걸 내가 당신에게 말해야 할 이유가 있나? 난 귀찮으니까 그런 것 물어보지마. 알았어? ”
린은 눈을 약간 부라리며 프로토스에게 약간의 겁을 주듯이 주먹을 내밀었다. 그런 린의 행동에 프로토스는 린에게 더욱 더 궁금함이 치밀어 올라 돌아서서 가는 린의 앞을 막아서며
“ 그러지 말고 내 말좀 들어보게. 내가..... ”
말을 하려던 프로토스는 린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변하는 것을 알아채고는 좀전의 상황이 떠올라 급히 몸주위로 자신의 마나를 최대한 끌어올리며 보호하고는 뒤로 멀찌감치 물러섰다.
하지만 그렇게 대비하고 빠르게 이동했다고 느끼는 순간 자신의 눈앞으로 날아오는 주먹을 발견하고는 두눈을 지끈 감아버렸다. 그리고는 허공으로 떠오르는 자신의 몸을 느꼇고, 그와 함께 자신의 정신이 희미해지며 정신의 끈을 놓치고 말았다.
그런 프로토스를 바라보고는 프로토스에게 한 방 먹인 주먹을 이리저리 보여주며 주위에 있는 다른 이들에게 약간의 협박조로 말을 했다.
“ 내가 귀찮다고 했지. 다시 한 번 날 귀찮게 하는 놈이 있으면 이번에는 아예 그냥.......콱! 알았어? ”
주위에 있던 아르데스와 그의 일행들은 그런 린의 모습에 온 몸이 부르르 떨리는 공포감을 느끼며 아무말도 못하고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전달했다고 생각했는지 린은 자신의 주먹을 내리며 크루터에게
“ 크루터! 이제 어떻게 하지? 우리 둘만 남았으니...... 크루터! ”
" 네...... 네? “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놀라며 대답하는 크루터는 누가보기에도 약간은 정신이 나가보였다.
“ 왜그래 아까부터. 어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
“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
“ 참 나. 그래 이제 어떻게 할거냐구. 이제 우리 둘만 남았잖아. 수도 크론으로 갈거냐구. ”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린님의 의견에 전 따르겠습니다. ”
“ 그래? 흠..... 그럼 어쩐다. ”
린과 크루터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멀리서 그들의 대화를 다 듣고 있던 에스트로니엔은 린이 크론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다.
자신의 존재를 무력하게 만들 정도의 위력을 가진 인간의 정체가 궁금해서이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되고 재미있을 것 같은 유희를 가져볼 생각이기도 해서 크론으로 간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에스트로니엔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저 이해안가고 막가는 무식한 인간과 어떻게 하면 같이 크론으로 동행을 할 수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고는 순간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에스트로니엔의 몸주위로 황금빛의 광채가 펼쳐지며 몸체가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사람의 형상으로 서서히 변했다. 보통사람의 키에 머리카락은 황금색으로 매우 길었고, 얼굴은 이목구비가 매우 뚜렷한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이었다. 아르데스와 일행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순식간에 얼이 빠진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린과 이야기 하고 있던 크루터도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
린은 자신의 뒤쪽에서 순간적으로 빛이 번쩍이자 크루터가 정신이 팔려 자신과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자신의 뒤쪽만 바라보자 린도 자연스레 시선을 돌리게 되었고, 폴리모프한 에스트로니엔의 모습을 보고는 자신의 눈을 한 번 비벼보고는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이의 시선을 느꼈는지 에스트로니엔은 속으로
‘ 역시 인간들은 다 똑갔다니까 후훗 ’
“ 어!..... 도룡뇽같은 놈은 어디갔지? 그리고 저건 또 뭐야? ”
‘ 잉(?) 이럴수가. 모두가 날 바라보고 있는데 저놈은 도대체가 뭐란 말야 ’
모두가 자신을 쳐다보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린만은 달랐다. 자신의 모습을 보기는커녕 자신의 본체가 어디갔는지를 찾고만 있었던 것이다.
“ 크루터 도대체 뭘 보고 있는거야? 이야기 하다 말고. ”
“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
“ 우리 둘이라도 크론으로 떠나자구. 어차피 난 크론으로 가야하니까 ”
“ 네! 알겠습니다. 린님. 그럼 지금 떠나시겠습니까? ”
“ 그래. 지금 바로 떠나는 것이 좋겠어. 빨리 가자구. ”
“ 잠깐! ”
린은 서둘러서 이곳을 벗어나려고 크루터와 자리를 뜨려고 하는 순간 뒤에서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뭐야? 또. ”
린이 약간은 짜증섞인 목소리로 뒤를 돌아보며 얘기하자 에스트로니엔은 순간 당황했지만, 그래도 얼굴에 웃움기가 가득한 모습으로 린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 나도 크론으로 가는 길인데 같이 동행하면 안 될까 하구...... ”
“ 그래? 당신도 크론으로 가는 길이란 말이지? 하 하 하 잘됐네. 그럼 같이 가면 되겠네. ”
자신은 어렵게 물어본 말에 상대가 아주 쉽게 대답을 해주자 또 한번 띵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스트로니엔은 이내 린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것을 깨닫자 마자 에스트로니엔은 주위에 있는 다른 모든 인간들에게 에스프(esp)를 펼쳤다.
‘ 내가 드래곤이라고 말하는 놈이 있다면 한 입에 삼켜주겠다. 죽을때까지 입을 다물어야 할 것이야. 특히 넌 더더욱 입을 조심하도록 ’
크루터를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이자 크루터는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아르데스와 일행들역시 그런 드래곤의 말에 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 흐 흐 흐. 그렇지. 그렇게 해야 말구. 너희 놈들은 필요가 없으니 내 눈앞에서 빨리 사라질 수 있도록. ’
아르데스 일행은 드래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도망치듯 그곳을 눈썹이 휘날리도록 벗어났다. 아르데스 일행이 아무말도 없이 떠났지만 린은 그들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에스트로니엔에게 다가가며
“ 근데 어디서 나타났지 당신은? 크론에는 무슨일로 가는거야? ”
“ 아.... 난 크론으로 마법공부를 하러가는 마법사 지망생이야. 그곳에 있는 마법학교에 가기로 했거든. 그리고 난 좀전에 이곳을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있길래 한 번 와본거야.”
“ 어~ 그래. 그렇구나. 잘됐다. 그럼 우리랑 같이 가자. 난 린이라고 해. ”
“ 어... 어 난..... 난 에스텔이야. 만나서 반갑다. ”
“ 어. 크루터 이제 가자. ”
“ 네! 린님. ”
린은 조금 전만해도 낯선 사람을 조금은 의심을 하더니 지금은 전혀 의심도 안하고 또 같이 가겠다고까지 하니 크루터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몰랐다. 도대체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으니... 그것은 에스트로니엔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런 린의 성격을 금방 알아챈 에스트로니엔은 역시 오래 산 드래곤이라 경험이 많기에 그러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셋은 그곳을 떠나 크론으로 떠났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