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virus vol. 2
↗ 오세웅 작품 ↗
마우스 필과 석란시향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내놓고 마에는 떠났다. 마에가 떠나고 나서 최석균 시장은 강춘배 전 시장의 사기 소송으로 인해 법원에서 사임판결을 받고, 시장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고 나서 재선거에서 강춘배가 시장이 되었다. 강춘배는 시장이 되고나서 두루미, 강건우의 마우스 필을 석란 시향의 기존의 석란 시향 멤버들과 함께 연주 할 수 있게 했다. 딱히 지휘자가 없어 시장은 강건우를 트럼펫에서 지휘자로 했으면 싶어 했다.
“강건우씨도 알다시피 지금 저희 석란시에는 예전에 있었던 마에스트로 강도 가버렸고 해서 그렇다할 지휘자가 없습니다. 저번에 강건우씨의 지휘는 잘 봤습니다. 그 때 정말 죄송했었습니다. 강건우씨가 지휘를 해주셨으면 하는데.......”
“감사합니다. 시켜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강건우씨,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겠습니다. 10일 후에 석란 시향 설립 1주년 되는 날입니다. 그날 음악회를 열까 생각 중입니다. 어떠신지요?”
“예? 10일 후요?”
“곡에는 꼭 전에 수록 되어 있었던 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을 넣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아직 합창 교향곡을 지휘 할 만큼 실력이 뛰어나지 않습니다. 제 실력이 좀더 발전 했을 때는 어떤지요?”
“하지만 하늘같은 시민들이 무척이나 원하는 곡이 바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이거든요. 어이 김계장, 보여드려 자료.”
“예”
김계장은 건우 앞에 시민들이 투표한 석란 시향 설립 1주년에 꼭 연주 해주었으면 하는 곡 투표에서 78.2%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이 차지했다. 건우는 반대할 수가 없었다. 시민들의 뜻이니까. 그리고 지휘자 자리와 마우스 필의 자리를 배려해준 강춘배 시장에게도 보답을 해야 하니까. 그래서 강건우는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하기로 약속하고 나왔다.
“이제부터 또 열심히 할 일 이 생겼구나. 내게 온 일인 만큼 있는 힘껏 해보자. 화이팅~.”
두루미는 여전히 작곡 수업을 받고 있다. 강마에가 준 반지를 받고 힘을 받은 루미는 열심히 작곡 수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루미의 귀에 왔던 종양은 기적적으로 조금씩 낳아져 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귀도 점점 들려 왔다. 루미는 귀가 점점 좋아지면서 열심히 바이올린 연습을 하였다. 그에 맞게 열심히 작곡수업도 들었다. 그러던 중 전화가 왔다. 건우의 전화였다.
“어 건우야, 시장한테 갔었다면서? 시장이 뭐라고 하더니?”
“나보고 석란 시향의 지휘자를 맡아 달래. 석란시향 설립 1주년 음악회가 10일 후에 열린다며, 시민들이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무척이나 바라고 있대. 그래서 꼭 그곡 연주해 달래. 힘들겠지만 해봐야지.”
“정말 너보고 지휘자를 맡아 달래? 와 그 양반 많이 변했네. 예전에는 우릴 거들떠보지도 않았잖아. 근데 그 곡 그냥 하면 되는 거지,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 하냐?”
“열심히 하면 되겠지?”
“당연하지. 우리가 언제 노력에서 못 이뤄본 것 있었어? 방해꾼만 없으면 우리는 다 할 수 있어. 있는 힘것 열심히 해보자.”
둘은 전화를 끊고 집으로 향했다. 루미는 정희연의 집에 다락방에서 나오고 나서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루미는 마에가 가고 나서 마에의 방은 루미가 쓰고 있었다. 루미와 건우는 시향 연주실로 가서 단원들에게 10일 후에 시향 설립 1주년 공연을 해야 한다고 알리고 나서 수록할 곡을 정한다음 시장에게 보냈고, 단원들에게도 모두에게 연주할 곡을 보내 주었다. 연주할 곡으로는 비발디 사계에 여름, 윌리엄 텔 서곡, 넬라 판타지아등 예전에 마우스 필에 있었던 단원들이 한 번 씩은 연주해보았던 곡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연주에 그렇게 큰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자 연습 시작하겠습니다.”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처음엔 역시 모두가 한 번 쯤은 연주해 보았던 곡들이라 잘들 했다. 그러나 트럼펫의 배용기, 첼로에 정희연, 그리고 귀가 아직 완전하지 못한 두루미가 중간 중간에 실수를 했다. 루미는 아직 귀가 온전하지 않기 때문에 박자를 잘 못 맞춘다 치지만 배용기와 정희연은 어찌 할 수 없었다.
“형, 그리고 이모, 오늘 남아서 보충하세요.”
“건우야, 오늘도?”
“여기 있는 사람중에서 실력이 가장 심각해요. 좀더 분발 해야죠.”
순간, 희연과 용기는 얼굴이 붉어져 누구도 쳐다볼 수가 없었다.
“형, 이모 농담이야.”
“됐어. 그래 지휘 잘하는 너는 좋겠다. 흠흠.”
“자 그럼 넬라 판타지아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즐겁게. 신나게 한 번 시작해봅시다.”
넬라 판타지아를 시작하며 건우, 루미는 예전에 강마에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온 힘을 다해 연주를 했고, 지휘를 했다. 열심히 수록 곡 들을 연주하며 하루하루가 지났고 어느덧 공연이 4일밖에 남지 않았다. 건우와 루미는 물론 단원들 모두가 다 긴장이 되었다.
“자 열심히 해봅시다. 우리가 언제 실패해서 좌절한적 있습니까? 우리는 우리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됩니다. 열심히 해봅시다. 그럼 다음 곡 경기병 서곡 가겠습니다.”
경기병 서곡이 연주되었다. 초반 시작은 아주 좋았다. 건우는 가면 갈수록 너무 부드러워 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곡을 잠시 멈췄다.
“잠깐! 이걸 연주라고 하는 겁니까? 지금 남은 날이 4일입니다. 이정도면 어느정도는 불고 두드려야지 이게 뭡니까? 형하고 이모 언제까지 여기서 실수할거야? 오늘도 보충이야. 이 경기병 서곡이란 곡은 1866년에 주페가 빈에서 내놓았던 2막 오페레타인 ‘경기병’에 나오는 서곡이고, 그의 오페레타는 무대에 잘 오르지는 않았지만 저희가 하는 것이고, 이곡은 호방하고 유쾌한 서곡이란 말입니다. 근데 너무 부드러워요! 유쾌하고 호방하게! 알겠습니까? 다시 갑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 그리고 즐겁게.”
다시 연주를 하니 처음보단 많이 좋아 졌다. 그러나 두 박치, 음치들은 진전이 없었다.
“알겠습니까? 다음부턴 연주할 때 이렇게 하세요. 형, 좀 신경쓰라고 했지! 도대체 어쩌자는 거야? 공연 4일 밖에 않남았어. 자꾸 이럴 거면 불광동 돈텔파파로 보내버린다. 하하하.”
“이게 자꾸 기어오른다. 자식, 하하하.”
“자자, 지금 저희가 연습해야 할 곡이 아직 3곡이 남았습니다. 뭔지는 다들 아시죠? 피아솔라의 리베르 탱고,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 마지막으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입니다. 열심히 해봅시다. 자 그럼 먼저 리베르 탱고부터 가보겠습니다. 신나고 활기차게!”
연주는 신나고 경쾌하게 잘 나아갔다. 그러나 건우의 마음엔 한 악기가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트럼펫, 진행이 너무 빠릅니다. 조금만 더 천천히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그럼 오늘은 모든 곡을 한번 연습해 보고 마치겠습니다. 내일 헝가리 무곡 5번과 왕벌의 비행 하겠습니다. 남은 시간은 오늘까지 딱 4일입니다. 보충할 사람은 하고 먼저 가실 분은 연습 끝나고 가셔도 좋습니다. 다만, 용기 형과 이모는 꼭 연습해야합니다. 알겠죠?”
모든 연습이 끝나고 건우와 루미는 시향에서 2시간 정도 용기와 희연과 있다가 집으로 갔다. 루미와 건우는 함께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니 배도 무지하게 고프고 녹초가 다 되었다. 그래도 그들은 기뻣다. 자신이 즐기며 일을 하니까. 일단 그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려 대안을 세웠다.
“루미야, 나 밥해주면 않될까?”
“나 요리 못해. 야 그럼 우리 치킨이나 시켜먹자.”
둘은 치킨을 먹고 내일 부터의 필승을 다짐하며 맥주 한잔을 시원하게 들이 켰다. 다음날부터, 순조롭게 연주가 되어 나갔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드디어 공연 날이다. 공연 시간은 저녘 7시로 정해졌다. 시향 단원들은 5시에 와서 먼저 리허설을 했다. 성공적인 리허설이 었다. 건우와 다원들 모두다 만족스러워 하며 오늘 있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길 바라며 열심히 연습했다. 그렇게 2시간이 지났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관객석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아. 긴장되네. 루미야 나 청심환 하나.”
“공연 5분 전입니다. 들어갈 준비 하세요.”
“자, 여기 청심환. 건우야 너무 긴장하진 마. 다 잘될거야. 열심히 그리고 우리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거야.”
마저 남았던 5분도 지나갔다. 단원들이 먼저 들어갔고, 맨 끝에 지휘자 강건우가 들어갔다.
“지금부터 넬라 판타지아를 듣게 되실 텐데요. 이 곡은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영화<미션>에 삽입한 곡입니다. 넬라 판타지아의 뜻은 ‘나의 환상 속에서’입니다. 지금부터 저희 악단의 환상 속으로 빠져 보십시오.”
곡이 시작되었다. 부드럽고 우아하게 시작했다. 곡은 온 관객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었고, 분위기는 무척이나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을 주었다. 곡은 성공적으로 연주 되었고, 관객들의 갈채가 이어졌다.
“루미야, 어땠던 것 같아?”
“난 괜찮던데.”
“야호~!”
“다음곡이 문제잖아. 항상 우리가 틀렸던 부분이 있는 곡 윌리엄 텔 서곡. 열심히 해보자.”
다음 연주가 시작되었다. 곡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모든 단원들이 자신 있게 불다가도 끝부분에 잠시 쉬었다가 동시에 부는 부분이 잘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마에도 당시에는 운 좋게 연주를 해 보았던 곡이어서 이다. 곡은 시작 되었다. 플루트와 잉글리쉬 혼의 소박한 대화에 전원에서는 새소리까지 등장하며 평화로운 분위기가 한껏 고조 되었다. 그러다가 4부에서 이 평온한 고요를 돌발적으로 깨는 트럼펫 소리와 함께 아주 힘차고 흥겨운 패시지가 연속적으로 이어 졌다. 드디어 항상 틀렸던 곳에 왔다. 오면 올수록 단원과 지휘자 강건우 모두가 떨렸다. 그들은 서로 다짐이라도 한 듯 한 마음 한 뜻으로 연주했다. 성공이었다. 건우는 자신의 놀라운 지휘에 놀랐고 단원들 역시 자신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 되었다는 걸 느꼈다. 단원들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자 지금 사기를 유지하면서 다음 곡을 열심히 연주해 봅시다. 다음 곡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입니다. 다같이 열심히, 그리고 힘있게 해봅시다.”
단원들은 5분 정도의 휴식을 갖고 공연을 하러 들어갔다. 곧 건우가 들어왔다.
“지금 들려 드릴 이 곡은 러시아의 작곡가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1900년에 발표한 오페라 < 술탄 황제의 이야기>의 제 2막 1장에 나오는 짤막한 곡입니다. 바다 건너 날아 온 호박벌 떼가 백조의 주위를 날아다니는 장면을 묘사한 것입니다. 빠른 속도로 벌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아주 잘 그리는데, 작품이 재미있어 플루트 등 여러 가지 악기로 편곡되어 연주 하는 곡입니다. 저는 이번 연주에서 왕벌의 비행을 편곡할 때 사용되었던 악기를 모두 사용해서 곡을 연주 할까 합니다. 자 나머지 악사들 들어오세요.”
이 일은 루미도 몰랐고 단원전체 다 모르는 일이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워 시장도 놀랐다.
“아니, 저게 가능한가? 김계장, 기자한테 가서 한 번 물어 보고와. 아이 실패하면 시향 끝장인데 원래대로 해야지. 스승이나 제자나 어찌나 저리 자기 멋대로야.”
연주는 시작되었다. 단원들은 자기가 맡은 곳을 열심히 연주를 해주었고, 후에 들어온 악사들도 열심히 연주를 해주었다. 건우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마에 덕분이었다. 건우는 마에가 떠나기 전에 한 말을 생각하며 열중하며 지휘했다.
“내 지휘 스타일을 맞추려고 하지마. 니가 하고 싶은게 있으면 당당하게 치고 나가고 하기 싫으면 과감히 하지마. 내가 강춘배한테 최석균 시장 뒷조사 한 것 줬어. 곧 최석균 시장 자리에서 나올 거고, 그 때는 강춘배가 시장이 되어 있겠지. 아마 너한테 잘해 줄거야.”
건우는 마에의 지휘스타일이 맞지 않아 번번히 맞딱들였다. 건우와 마에의 지휘 스타일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우는 음악을 즐기며, 하지만 마에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원곡대로 연주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렇게 곡은 성공적으로 연주 되었다. 드디어 건우가 심었던 씨가 결실을 맺는 순간 이었다. 모든 관객들의 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몇 부분 위기가 있었지만 단원들의 협동심으로 잘 해냈다. 아까 전에 기자에게 갔던 김계장이 시장에게로 왔다.
“물어보니 이건 현재까지의 왕벌의 비행 연주중 전 악기를 모두 넣어 조화를 맞춘 건 이번이 최초라고 합니다. 저런 생각을 해낸게 참 대단하답니다. 시장님. 하하~.”
“오호~ 이런 좋은 일이. 역시 그 스승에 그 제자라니까. 하하하.”
건우는 홀을 지나고 있었다. 루미가 뛰어와 건우의 앞을 가로 막았다.
“야! 강건우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냐?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미안해. 너한테 말하면 또 강마에는 이렇게 저렇게 했다라고 할 것 같아서. 다음부터는 너하고 상의 할게. 빨리 가자. 곧있으면 우리의 스페셜한 마지막 곡 베토벤 합창 교향곡 연주하잖아. 합창단들은 다 준비 됬지?”
“그래도 사과 하니까 봐준다. 합창단은 당연히 준비 되 있지. 우리가 또 예전과 같은 실수를 하겠냐?”
둘은 공연장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나서. 각자의 자리로 갔다. 마지막 곡,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에 대해 설명을 했다.
“이번에 들려드릴 베토벤 합창 교향곡은 4분의 3박자의 매우 빠른 곡인데,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자신에게 닥친 온갖 장애와 고뇌를 넘어 환희에 도달하자는 음악적 깊은 감동을 줍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연주는 시작되었다. 점점 갈수록 음악이 무척 급박한 느낌을 주다가 끝 부분부터 합창단이 가세하며 환희의 모습을 아주 세밀하고 정교하게 나타내었다. 그야말로 완벽했다. 건우도 만족을 하며 기쁨과 환희를 느꼈다. 그렇게 공연을 마치고 단원들과 회식 자리를 같이 했다.
“모두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오늘은 제가 쏘겠습니다. 마음것 드세요.”
“건우야 오늘은 돈이 많은 가보다. 하하.”
“이모는, 기쁘니까 그렇지. 자 마시고 가자.”
그들은 늦은 밤이 되서야 헤어졌다. 건우와 루미도 집으로 함께 돌아왔다. 루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건우 등에 업혀 왔다.
“건우야 건우야 미운건우야 왜 그렇게 날 매정하게 버리고 독일로 가버렸니......”
건우는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공연의 성공적인 마무리 때문이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인 루미가 아직도 마에를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건우는 그날 밤을 힘들게 보내고 나니 아침에 온 신문을 보았다. 건우는 어제 있었던 공연에 대해 아주 신선한 내용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신문을 펼쳤다. 그러나 뜻 밖 이였다. 신문의 제목은 이러했다. ‘시향의 지휘자 강건우, 알고 보니 이름만 같은 사람이었고, 대학도 않나온 사람이었다.’또 ‘마에스트로 강이 뒤에서 그들을 도왔다.’ 등 온통 이번 시향의 공연을 비방하는 글이 신문에 가득 찼다. 건우에게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건우는 다시 한번 세상의 경력에 대한 집착을 느낄 수가 있었다. 좌절하고 있는데 시장에게서 전화 한 통이 왔다. 시장은 제발 마에를 불러 달라고 했다. 죄송하게 되었다면서. 결국 시장은 건우에게 지휘를 그만하고, 트럼펫을 해 달라는 뜻이었다. 건우도 너무나도 슬펐다. 어제 그렇게 열심히 공연을 했는데도, 이런 기사가 나오다니. 마침 루미가 나왔다. 나와서 루미도 신문을 펼쳐 보았다.
“뭐야? 이 자식들이. 잘 봤으면 제대로 적어야지. 이것들이 국어도 덜 배웠어? 이 덜 배워 먹은 놈들.”
“루미야, 나 아무래도 시향 접어야 겠어. 난 일은 즐기면서 하면 다 될줄 알았어. 그래서 지금 수능도 때려 치우고 이렇게 음악을 하는 것 아니야? 근데 경력이 나의 즐거움을 덮어 버리잖아? 경력이 그리 대순가? 나 더 이상은 음악 못할 것 같아. 이런 기사 보면서도 못하겠어.”
“건우야 침착하게 다시 생각해봐. 니가 이대로 끝내버리면 니가 지는거야. 너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그들에게 보여 주는 거야.”
“항상 그랬어. 하지만 그들에게 날아온건 어김없이 나에 대한 비난 뿐이었어. 더 이상은 나 못하겠어.”
건우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루미도 뜻 밖 이었다. 신문에 이런 기사가 오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루미는 좌절했다. 어떻게 다시 자리 잡은 시향이었는데. 그 때 루미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누구세요?”
“야! 넌 내 목소리 않들은지 4달 밖에 않지 났는데 벌써 내 목소리를 잊으면 어떻게? 이런걸 바이올린 제자라고 키워 놓았으니, 쯧즛쯧.”
“선생님이에요? 잘 계셨어요?”
“묻는 것에나 답해. 건우 경력가지고 또 비판하는 놈들 났다면서? 지금 건우는 어때?”
“않그래도 지금 그 것 때문에 건우가 걱정이에요. 선생님도 아시죠? 건우는 음악을 즐기면서 하고 싶어 한거요. 근데 그런 건우의 열정을 번번히 막아 버린건 그 몹쓸 경력이었어요. 그 것 때문에 건우가 지금 충격이 커요. 거기다가 지금 시장님도 더 이상 건우에게 지휘를 못 시키겠대요. 아마 사람들 눈치 때문이겠죠.”
“역시 그랬군. 그것도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한 번 당해 봐야돼. 이 세상이 얼마나 경력을 원하는지 말이야.”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아니죠.”
“뚝.”
“어찌 이리 매너가 없냐? 헤어진지도 벌써 4달이나 되었는데 안부정도는 물어봐야 하는 것아니야? 이 미련 곰탱이. 인정이라곤 정말.”
루미는 일단 시향으로 향했다. 본래 연습시간이어서다. 루미는 시향에 가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여러분 제가 할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혹시 오늘 아침에 신문 보셨어요?”
“건우 속이 많이 상했겠다.”
“건우가 오늘부터 지휘자를 안한다 하고 시장님도 더 이상은 않되겠다고 하시네요.”
“뭐라고? 어허. 정말 건우가 그러 겠대? 그럴애가 아닌데......”
“건우가 아까 좀 많이 화가 난 것 같기는 해요. 하긴 이런 일이 한 두 번이어야 말이죠. 건우가 갑작스런 잘못된 판단일거라 믿어야죠. 참 아까 선생님이 전화 왔는데요, 건우 소식을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선생님이 이번에 있었던 내 소식을 다 알고 계신다고? 아 진짜 쪽팔리게.”
“어! 건우야! 왔구나.”(모두가)
“사표 내러 왔어요. 그런데 여기서 내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연습들 열심히 하세요.”
“가지마 건우야. 우린 니가 필요해.”
건우는 루미의 말을 무시하고 그냥 시장실로 가버렸다. 시장에게 사표를 내고 건우는 나왔다. 사표를 내고 돌아서는 순간 건우의 얼굴은 경직 되었다. 거기엔 마에가 있었다.
“니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니가 먼저 사표를 갔다내? 니가 무슨 세계 최고 지휘자라도 되는 줄 알아? 건방진 놈. 그런 정신머리로 어떻게 지휘를 나한테 배우겠다는 거야. 지금이라도 나한테 지휘 배우겠단 생각접어. 난 너같이 저리 같은 놈은 제자로 않받아.”
“선생님!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독일의 필하모닉에서 초청해서 가신 걸로 아는데......”
“그냥 나왔어. 나하고 잘 맞지도 않는 인간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답답하기도 하고. 그건 그렇고 너 빨리 사표 않찢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는 못합니다. 더 이상은 못 참겠습니다.”
“니가 뭐 지금 사표 내면 세상이 알아줄 것 같아? 다 필요 없어. 빨리 다시 들어와. 시장양반 내가 지금부터 지휘자 해도 되겠습니까?”
“아이고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너 빨리 연습실로 가. 곧 갈테니까.”
“알겠습니다.”
건우는 힘없이 천천히 시장실을 걸어 나와 연습실로 갔다.
“건우야! 잘 생각했어. 다시 하기로 했구나. 근데 시장이 뭐래?”
“근데 그보다 놀라지마. 강마에가 다시 우리 지휘자가 되기로 했어.”
“뭐? 아 다시 또 그 독설짱 선생님이 우리 지휘자야? 이제 죽었다.”
“넌 어디서 강마에 강마에 내이름을 막 불러 대는 거야?”
“선생님. 죄송해요.”
“자 바로 연주 들어갑시다. 오늘 연주할 곡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중 4악장입니다. 자 우렁차게!”
그렇게 마에가 오고나서 열심히 연습했다. 역시나 마에의 독설은 그칠 줄은 몰랐다.
“아니야!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고! 이 곡은 ‘주피터’ 교향곡이나 ‘월광’ 소나타처럼 별명이 붙은 고전 음악들 가운데서도 특히 유명한 작품에 속합니다. 또 베토벤의<교향곡 5번>은 독일어권 음악 애호가들에게 오랫동안 ‘운명 교향곡’이라 불려 졌습니다. 하지만 그 별명은 베토벤이 붙인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 폭발적으로 울려 나오는 리듬적인 음형에 대해 베토벤이 ”운명이 문을 두드린다“는 말을 덧붙였다고 알려준 사람은 베토벤의 제자이며 전기 작가였던 안톤 쉰틀러였는데, 그 말에는 신빙성이 없습니다. 베토벤 스스로 곡을 평가하지 않았다구요. 그럼 지휘자인 제 말에 따라야지요. 아까도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왜 처음에 폭발적으로 울리지 않습니까! 다시 갑니다.”
그래도 단원들은 그런 마에의 진심을 알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연주 했다. 그날 연습이 끝났다. 그렇게 연습을 끝마치고 마에는 다시 건우의 집엘 갔다.
“두루미씨, 다시 이 방 빼줘.”
“그럴게요. 건우야 너 건너편에 방하나 있지? 그방 내가 쓸게.”
“그렇게 해. 그런데 선생님 다시오니까 기쁘네요.”
“강건우, 니가 언제 내가 와서 반긴 적 있어? 친한 척하지마.”
루미는 방을 옮겼다. 그 날 루미는 마에가 다시 왔다는 기쁨에 잠이 오지 않아 밖으로 나왔다. 마에도 밖에 나와 있었다.
“두루미씨, 잠이 않오나? 내일부터 열심히 연주해야 할텐데. 자두는게 좋을 걸.”
“잠이 않와요. 선생님이 다시 왔다는 생각에 너무 기뻐요.”
“뭐가 그렇게 좋아서 히죽히죽 웃고 다녀? 가서 잠이나 실컷 자둬. 귀도 않들리면서.”
“저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기적적으로 귀가 점점 낳아가고 있어요. 선생님이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거든요.”
루미는 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아무 이유없이 마에에게 안겼다.
“뭐하는 짓이야? 징그럽게.”
“선생님이 다시와서 정말 기뻐요. 정말. 정말 흑흑.”
“두루미씨 혹시나 좋아해? 전에도 말했듯이 난 나의 음악의 색을 지키고 싶어 날 제발 내버려둬.”
“선생님 음악의 색을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제발 절 내치지 말아 주세요.”
어느새 마에의 손은 루미의 허리에 가 있었다. 루미는 성공했다. 마에와 다시 합치는 걸. 하지만 이 장면을 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강마에의 제자이자 루미를 사랑했던 강건우.
“괜찮아. 루미가 좋아하면 된거야. 괜찮아. 강건우. 눈물은 왜흘려.”
“너 나하고 다시 합치는 대신에 조건이 있어. 음악은 우리가 결혼을 하고도 계속 해야 할 것이고, 나의 음악의 색이 바뀌지 않게 조심해줘. 즉 결혼하고 살기전 그리고 지금 이전처럼 지내자는 소리야.”